양정운 에너지과학과 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양정운 교수 제공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에 부임한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임용된 후 초창기에는 에너지관련 연구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구축하고 강의 자료를 작성하는데 거의 모든 시간을 소모하였다. 왜냐하면 에너지과학과는 “에너지”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융합된 새로운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고, 또한 학제간의 융합교육을 통해 폭넓은 전문 지식을 전달하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취지하에 2009년 가을학기에 신설되었기 때문이었다.
근 1년 만에 실험실을 오픈하였고, 공학사 학위를 받은 학생을 나의 첫 대학원생으로 받은 이후로 더 다양한 학문을 전공한 국내외 학생들이 실험실로 몰려들었다. 나의 전공과 학생들이 전공한 분야가 상이하여 연구결과 발표 및 토의 시간에 과학적 전문용어를 사용하여 커뮤니케이션할 때 많은 고충이 뒤따라야만 했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언어장벽의 갭이 더 커질 것으로 여겨졌으나, 오히려 극적인 반전이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연구방향을 공학에서 기초학문인 화학으로 전환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 길을 묵묵히 자신이 맡은 일을 해내고 있는 변화된 학생들의 모습에 눈 밑이 저려오는 그런 진한 고마움이 느껴졌다. 그 고마움은 나의 충족감에서부터 유래됐을지언정, 학생들이 직접 느꼈을 카타르시스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이었을 것이다.
우리 에너지과학과는 100% 영어 강의로 수업이 진행된다. 에너지와 관련된 하나의 주제로 모든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전공은 사회과학에서부터 공학, 기초과학에 이르기까지 너무나도 다양하다. 융복합 학문을 처음으로 접한 학생의 표정에서는  당혹스러움이 역력했었지만, 연차가 지나면서 본인의 세부전공과 타전공을 접목시키려는 학생들의 빈도가 차츰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는 학생들의 지식습득 능력과 연구전략 및 방향을 스스로 배양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걱정한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라는 그 명제를 나는 사랑한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스스로 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요행도 바라지 않고, 뿌린 대로 거둔다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행하고 또한 그러한 진실된 마음을 보여주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런지도 모른다.
비록 협소한 실험실이지만 그 곳에서 학문에 대한 강한 열정과 확고한 신념, 보다 긍정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동료들과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먼 훗날에 환하게 웃음 지을 수 있는 그런 날이 빠른 시일 내에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