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 인사이드

기자명 지민섭 기자 (jms2011@skkuw.com)

항산화 화장품 △노화억제 식품 화이트푸드(White Food) △노화방지를 위한 생활습관 등 많은 시간 동안 ‘천천히’ 늙는 방법에 사람들은 관심이 있었다. 가끔 듣는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활성산소*’나 ‘텔로미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연구에 이어 최근 우리 학교 신재균 교수(의학) 연구팀에서 T-

신재균 교수 제공
림프구*의 활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p62’가 척추동물의 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난 2월, 신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척추동물에만 존재하는 노화 억제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로써 인간의 노화연구에 한층 더 가까워진 것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엠보리포트(EMBO Report)’에 게재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고등동물은 초파리나 효모와 같은 하등동물과 달리 수명이 훨씬 길기 때문에 노화 연구에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노화 연구팀은 수명이 짧은 하등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하게 됐고 척추동물의 노화에만 특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는 찾기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신 교수팀의 연구는 큰 의의가 있다. “T-림프구와 p62 유전자에 대한 연구 중 p62를 결핍시킨 생쥐가 정상 생쥐보다 빨리 늙는다는 점에서 착안했다”며 신 교수는 연구의 계기를 밝혔다.
일반적으로 고등동물은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활성산소의 독성에 노출돼있어 이를 분해 및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척추동물은 ‘Nqo1’이라는 항산화 효소로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억제한다. 그러나 Nqo1은 활성산소가 일정 농도 이상일 경우에만 작동하기 때문에 활성산소가 일정 농도보다 낮은 상태에서 노화가 진행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p62는 활성산소의 농도와 무관하게 Nqo1를 작동시켜 항산화 작용을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p62는 △게놈 △대사기능 △미토콘드리아의 안정화에 기여해 고등동물의 노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활성산소는 세포 내부의 미토콘드리아의 손상을 유도하고 이 미토콘드리아는 더 많은 활성산소를 만들어낸다”며 “이런 악순환을 p62를 통해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보편적으로 세포 노화에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진 텔로미어와 p62 유전자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신 교수는 “쥐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매우 길어 수명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그래서 p62가 텔로미어를 통해 노화에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로 인한 예상되는 효과에 대해 신 교수는 “단순히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만을 크게 원하지는 않는다”며 “인간이 주어진 삶을 사는 동안에 건강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기사도우미
활성산소 : 산화 과정을 거쳐 생성된 생체 조직을 손상시키는 산화력이 강한 산소
T-림프구 : 백혈구의 일종으로 면역 작용에 관여하는 세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