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디자인 파크 플라자의 완공을 바라보며
동대문 디자인 파크 플라자의 완공을 바라보며
  • 성대신문
  • 승인 2012.05.29 12:45
  • 호수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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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디자인연구소인 Designium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05년 이래로 세계 10위권 안팎의 디자인 선진국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실제로 우리나라가 높은 평가를 받는 항목은 인력배출, R&D투자, 생산과정의 효율성 등과 같은 부분이며, 스타 디자이너 배출의 부재, 디자인 인식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는 IMF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눈부신 발전을 계속해 왔다. 국내의 선도 기업에서 디자인 경영과 혁신을 앞세우고 세계 시장을 점령한 예는 이제 그리 어렵지 않게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선진국을 향해 가는 길을 오로지 산업화에만 기대했던 우리는 21세기를 맞이하며 문화와 환경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며 개발에 의해 파헤쳐졌던 수도 서울을 디자인으로 재정비한다는 복지적 개념의 공공 디자인으로 계획(Design)할 수 있었다. 사실 서울은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과 인구 집중화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이제는 더 이상 이러한 사업을 미룰 수 없다는 것이 디자인계 전반의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동대문 디자인 파크 플라자의 건축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한 번 뜨겁다. 사실 전임 시장의 사업 추진 당시에도 자하 하디드라는 세계적인 이라크계 건축가의 파격적인 디자인 때문에 몇 차례 논란이 있었는데, 얼마 전 시장이 바뀌고 전임 시장의 서울시 공공디자인 관련 프로젝트들이 모두 중단되거나 축소되고 현재 완공을 거의 앞둔 동대문 디자인 파크 플라자에 대해서도 다시 뭇매가 가해지는 중이다. 논란의 핵심은 외국계 설계자의 초청으로 인한 예산 낭비와 디자인 자체의 파격이 동대문의 역사와 우리들의 정서에 별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두가지 논란은 앞서 밝힌 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 디자인의 자화상과도 닮아 있다.
파리의 에펠탑이나 퐁피두 센터 등도 건립 당시에는 주변 환경과의 부조화, 파격적인 디자인 등에 대한 평가로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지금은 파리를 대표하고 전통과 현대를 이어주는 건축물로 평가되어 있지 않은가.
정당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두 시장이 서로에게 반(反)하는 정책으로 서울시 디자인 프로젝트가 갈피를 못 잡고 표류하고 있는 건 사실인 듯하다.
비교의 대상이 아닐지는 모르나 몇 년 전 청계천에 세워진 팝아티스트 클래스 올덴버그의 ‘스프링’, 그보다 더 전에 세워져 논란이 되었던 포스코 사옥의 미니멀 아티스트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 또한 외화 낭비라는 지적과 더불어 주변 환경과의 조화ㆍ작품성 등등에서 구설에 올랐던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올덴버그의 ‘스프링’은 청계천에서 빠른 속도로 서울 시민과 함께 적응해 가고 있으며 스텔라의 ’아마벨‘ 또한 더 이상의 흉물 조형물보다는 하나의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작품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공 건축물의 우수 사례로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등이 항상 언급되는 것은 비단 그 건축물들이 가진 아름다움 외에도 그것의 모든 것을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후세에 물려주고 싶은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동대문 디자인 파크 플라자의 완공을 목전에 앞둔 지금 기대와 우려가 함께 하지만, 결국은 그곳의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현재가 아닌 좀 더 미래에 내릴 결정인 것이다.
‘디자인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고 인간의 삶의 가치를 변화시킨다’라는 표현은 이제 하나도 과장되어 보이지 않는다.
전통의 디자인 개념을 뛰어넘은 도시의 ‘공공 디자인‘,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디자인’, 경제학을 결합한 ‘디자이노믹스‘, 민주주의와 결합시킨 ‘디자이노크라시’ 등등. 요즘들어 많은 새로운 디자인 개념이 도입되고 있지만, 그래도 변치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이넬페어’ 즉 디자인이 곧 삶의 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디자인 복지’라는 것임을 다시 한번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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