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미(활동명 마도) 성폭력 상담가 인터뷰

기자명 김원식 기자 (wonsik0525@skkuw.com)

성폭력 피해자는 ‘약자’라는 사회적 인식과는 달리, 그녀는 ‘생존자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믿고 있다. 자신은 단지 생존자가 그 힘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생각하는 김다미(마도) 성폭력 상담가를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Q 그간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가 이룬 것 중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A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말하기’를 통해 한 생존자가 피해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단계의 삶으로 나아간다는 점입니다. 더불어 ‘듣기’를 한 참여자들은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성폭력 생존자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즉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회를 거듭하며 늘어나는 참여자들은 곧 사회적 인식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성폭력 말하기에 참여함으로써 다른 성폭력 생존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갖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여기는가
A
소통에 있어 타인과 나의 경험이  공명하는 지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것에서부터 소통이 시작되니까요. 이렇게 시작된 소통을 통해 성폭력 생존자들이 서로의 경험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서로를 지지해주며 힘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Q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A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 가해자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실제로 사회적 이슈가 된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동정하지만, 정작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에서는 외면하거나 비난한다는 점이 상담가로서의 활동을 힘들게 합니다.

Q 성폭력 생존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A
성폭력 경험에 대한 후유증 등도 있지만 성폭력과 성폭력 생존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으로 인한 어려움이 가장 큽니다. 특히 성폭력이 성충동에 의해 우발적으로 발생되는 것이라고 믿는 인식, 성폭력 사건의 책임을 생존자에게 돌리는 주변인의 반응은 생존자가 자신의 성폭력 경험을 주위에 알리기 어렵게 만들 뿐더러 이를 알리더라도 위와 같은 이유로 비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우리가 성폭력 피해자들을 대할 때 주의해야할 점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A
피해자가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고 필요시에는 위로와 격려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그들이 고통, 분노 등의 감정을 느낄 때 그러한 감정을 밖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에게 부끄러움으로 느껴진다면, 이러한 생각에 대해 반성해야 합니다. 피해를 입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Q 성폭력이 일반적이지 않은 경험이라는 편견 때문에 성폭력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A
성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념과 편견이 변화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에 대해 △성적인 신체접촉이 아니라면 성폭력이 아니다 △여성들의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을 유발했다 △침묵은 사실상의 동의다 등의 통념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편견을 극복해야 피해자들이 성폭력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