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사람을 키우는 곳은 많지만 일정한 목적, 설비, 법규를 가진 교육 기관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 중에서도 학문의 요람이니, 지성인의 상아탑이니 하는 대학이 교육의 정점(頂點)에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인격적으로 완성의 ‘비르투오소(VIRTUOSO)’가 되기 위해 매진해야 할 대학생들이 등록금이라는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대학알리미’를 통해 2011 국공립대 연 평균 등록금이 443만원. 사립대 연 평균 등록금이 768만원임을 밝히고 있다. 이것은 교과부의 2011년 OECD 교육지표 조사 결과 국공립대의 경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물론 사립대까지 모두 포함하여 통계를 낸다면 결과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OECD 국가 중 사립대 재학생의 비율이 높은 편인 우리나라의 경우(2011년 현재 국공립대생 24%, 사립대생 76%. 국제신문, 2012. 04. 24) 대학 등록금이 비싼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사실이다.
몇 백 만원의 등록금 마련이 빌미가 되어 본의 아니게 신용불량자, 채무자, 범법자 등으로 내몰리고 심지어는 죽음이라는 극단적 방법까지 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요즘의 모습이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학 등록금 자체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어야 하겠지만 그 납부 방법에 대해서도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해 보아야 한다. 현재 대학생들의 등록금 납부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신용 카드로 결제하는 것과 몇 회로 나누어 분할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전액을 현금으로 일시에 납부하는 것보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 주고는 있지만 본질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많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작년 참여연대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 소재 주요 4년제 사립대들의 등록금 분납 기간은 평균 3개월이었고 분납 횟수는 3.1회였다고 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작년 우리나라 4년제 사립대의 연평균 등록금은 768만원이었다. 이 금액을 참여연대의 발표 자료인 분납 횟수로 나눴을 때 학기별 회당 납부액은 약 124만원이다. 월 124만원을 연달아 3회 납부해야만 등록이 완료되는 것이다. 124만원을 3개월간 꾸준히 벌 수 있는 대학생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시급은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5000원 내외가 일반적이다. 하루 4시간을 아르바이트 한다고 할 때 평균 시급으로 벌 수 있는 금액은 20,000원이다. 주말을 이용하여 좀 더 번다고 하더라도 1회 납부금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렇게 본다면 누군가의 도움 없이 학생들이 자력으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은 분납 기간을 좀 더 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다수의 대학들이 시행하고 있는 현행 3개월의 분납 기간을 적어도 6개월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도 6개월의 기간이면 어느 정도 납부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한 인터넷 뉴스는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용카드 납부 방법도 이제는 진지하게 전환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학교는 신용카드 납부 시 기간에 따른 연체율을 학생들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카드 사용자가 카드 사용에 따른 이자를 내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납부 대상자가 학생이고 그 항목이 등록금이라는 데 있다. 일반 카드 사용자와 달리 등록금을 납부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면 학교 측에서도 학생들의 어려움을 함께 하겠다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적립금의 일부를 등록금 카드 납부에 따른 할부 이자 충당금으로 사용한다든가 학교와 연계된 카드 사용 시 무이자 할부 개월을 늘려준다든가 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창 학문에 정진하면서 고급 인력이 되기 위한 준비의 기간인 대학 4년이 등록금 마련이라는 현실에 묶여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시간으로 채워지게 해서는 안 된다. 등록금 인하 논의와 함께 납부 방법에 따른 고민이 보다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납부 주체인 학생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해결이 쉬워질 수 있다. 시선이 바뀌면 보이는 대상도 바뀌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