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과 전공예약 12학번 김태년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안녕하세요, 지구 반대편에서 인사드립니다. 여기는 한국보다 6시간이 빠른 탄자니아입니다. 저는 지금 국제대학생연합단체인 AIESEC을 통해서 현지 학생들에게 환경에 대한 교육을 해주기 위해서 탄자니아에 나가있습니다. 이제 한국을 떠난 지 거의 1주일이 다되어 가네요. 아직 5주가 더 남았네요. 제가 있는 곳은 수도 다레살람으로부터 버스로 4시간 떨어져 있는 모로고로라는 작은 마을입니다. 저는 여기에서 현지 AIESEC 지부인 AIESEC MZUMBE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여러 국적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머물고 있습니다. 이 숙소에는 현재 벨기에, 네덜란드, 포르투갈, 독일, 러시아, 타이완, 그리고 중국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요, 중국인이 8명이고, 나머지는 다 한 국가에 한명 씩 밖에 없어요. 여기서도 인구가 13억이나 되는 중국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머물다보니 맥주를 마시며 건배를 할 때에도 '짠', '乾杯', 'prost', 'za vashe zdorovye' 등등 여러 나라의 언어들이 함께 들린답니다. 저희 숙소 앞은 매일 현지에 사는 이웃 아이들로 북적거리는데요, 아마도 외국인들이 단체로 살고 있으니까 신기해서 그런가봅니다. 그런데 여기 아이들 정말 귀엽습니다. 우리가 문 밖에 나가기만 하면 쪼르르 달려와서 mambo!(현지어로 안녕) 하고 외친답니다. 얼마 전에는 우리들한테 현지어를 가르쳐 주기도 했어요. 손가락을 하나하나 씩 펴가며, moja, mbili, dano, nne(하나, 둘, 셋, 넷)하는데 얼마나 귀엽던지요. 서론이 조금 길었네요. 아무래도 오랜만에 한국 사람들과 소통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수다스러워 진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아무리 언론에서 한류니, 삼성이니 떠들어 대도 한국에서는 그러한 열풍을 느끼기도 힘들고,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일주일의 짧은 기간이지만 저는 탄자니아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나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대해서 체험 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우리는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처음 숙소에 갔을 때, 한 중국인 여자 아이는 제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자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며 반갑게 맞이하며 굉장히 친절히 대하더라고요. 그 중국인 여자아이는 현재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인 <신사의 품격>까지도 챙겨보고 있을 정도로 한국 드라마 광이었어요. 또한 저한테 계속 한국 드라마에 대해서 묻더라고요. <온에어>나 <성균관스캔들> 같은 드라마 말이에요. 제가 성균관대학교에서 왔다고 하니까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지상파 드라마도 아닌 케이블 드라마도 챙겨보는 아이들도 있더군요. 그리고 한국의 가수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많더라고요. 한번은 <Fantastic Baby>라는 노래를 틀었더니 빅뱅의 노래가 아니냐고 바로 알아맞히더군요. 한 대만 여자아이는 아예 노트북의 바탕화면이 동방신기였습니다. 이 대만 여자아이는 이번 9월 달에 한국에 여행을 온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한국의 어디를 가면 좋은지에 대해서 계속 물었습니다. 한국에 오면, 제가 가이드 좀 해줘야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삼성 핸드폰을 쓰고 있더라고요.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양인들이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한류를 좋아하는 것과는 반대로 서양 사람들에게 한국은 아직도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게 남아있었습니다. 물론 많은 외국사람들이 Samsung과 LG의 브랜드를 알아보긴 했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서양 사람들은 저를 처음 봤을 때, 북한에서 왔는지, 남한에서 왔는지 묻고, 제가 남한 사람이라고 하면 그 다음에는 남한사람들이 북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더라고요. 저는 언제나 북한과 남한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해야만 했죠. 그리고 탄자니아 사람들은 저를 보면 언제나 China or Japan하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Korea라고 대답을 하면, North or South하고 묻더라고요. 그리고 한국이 한국어를 쓰고 한글을 사용한다는 것을 모르는 서양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저한테 한국에서는 중국어를 쓰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영어를 쓰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럴때마다 한국에서는 한국어를 쓰고, 한글이라는 멋진 글자를 사용한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하긴, 국가를 대표하는 국회에서도 한글을 사용하지 않는데, 아무리 제가 외국에서 자랑스럽게 한글에 대해서 떠들어서 무얼 하겠습니까.
어쨌든 저는 이렇게 한국인으로서 엉뚱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의 문화와 글자 등에 대해서 열심히 알려주고 있는 중입니다. 외국에 나가면 개개인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단 아니겠습니까. 저 역시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단으로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면서 한국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더 열심히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 노력해야겠어요. 다음 주에는 제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을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제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그날 까지 여러분 건강하시고요, 탄자니아에서, AIESECer, 김태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