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방학(放學)의 원래 뜻은 공부를 잊고 쉬는 기간이다. 무더운 여름의 날씨에 휴식을 가지면서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학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나 스펙을 쌓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고 한다. 특히 스펙을 쌓기 위해서 어학원을 전전하며 서포터즈, 홍보대사, 공모전, 해외봉사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학생들이 스펙을 무기로 남들보다 더 높은 곳에 빠르게 올라가려고 한다. 즉 좋은 곳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다. 우스갯소리로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꼭 갖춰야 할 요소들인 학벌, 학점, 외국어, 봉사활동, 공모전, 인턴, 성형이 ‘취업 스펙 7종 세트’로 불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대학생들은 치열한 취업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방학 중에도 피나게 스펙 쌓기에 노력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7500만 명의 청년이 실업자라고 한다. 전 세계 청년층의 실업률은 2차 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리스와 스페인의 청년실업률은 50%를, 이탈리아는 35% 를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20대의 실업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으로서 정부의 공식 집계에 의하면 청년실업률이 10% 미만이지만, 실질적인 실업률은 그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이처럼 극심한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몰두하게 만든다고 한다.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3명 중 1명은 대학교 입학 때부터 스펙 쌓기를 시작한다고 하니 대학 생활 전체를 통해 스펙 쌓기에 몰두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취업을 위한 어학, 자격증, 해외연수 등으로 1인당 평균 40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쓴다고 한다. 우리 대학생은 스펙을 쌓기 위해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보다 더 빠듯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봉사활동도 스펙의 일환이 돼 방학마다 농활, 해외 봉사를 가는 대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현상이다.
이러한 스펙쌓기 열풍으로,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신규 입사자의 취업 스펙이 이전보다 상향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탈 기업의 조사에 의하면 토익점수를 보유하고 있는 입사자가 전년도에 비해 10% 늘었고, 평균 토익점수는 11점 높아졌다고 한다. 또 해외 어학연수 경험을 포함하여 자격증 및 봉사활동 역시 10%p 이상 높아졌다.
하지만 기업 인사전문가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스펙 중에서 최고의 스펙은 전공이라고 한다. 전공과 연관하여 수강한 과목이 무엇이며 그 성적이 어떠한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즉 열심히 공부한 전공과목들이야말로 지원자를 선택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라고 한다. 그래서 단순히 ?스펙을 위한 스펙?을 쌓는 현상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 가고 있다.  모두에게 소모적인 스펙 쌓기 경쟁이 우리나라 대학의 당면한 진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졸업에 필요한 과목을 다 이수하고도 다른 스펙을 쌓기 위해서 졸업을 미루는 것은 사회적 낭비이다. 취업을 위한 ?진정한? 스펙 쌓기는 다시 대학교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대학 당국도 학내 모든 구성원들도 이러한 잘못된 스펙 쌓기를 구조적으로 수정하는 데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야 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