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밴드 '라온제나' 박래원씨 인터뷰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거리 공연을 구경 하다보면 간간이 귀를 잡아당기는 음색이 있다. 몸매는 홀쭉하지만, 소리는 어느 악기보다 크고 통쾌하다. 젬베. 이 악기의 이름이다. 작은 몸집으로 경쾌한 리듬을 잘도 만드는 아프리카의 영혼. 젬베라는 녀석은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라온제나’라는 인디밴드에서 보컬을 맡으며 수년간 젬베를 연주해온 박래원씨를 통해 젬베에 대해 알아보자.

김신애 기자 zooly24@skkuw.com
박래원 젬베 연주자 (이하 박) : 마이크를 대지 않아도 소리가 충분히 크게 울려 퍼지고 거리공연을 훨씬 더 리드미컬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입니다. 통기타로만 공연하면 리듬이 잘 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젬베가 드럼 역할을 해주면서부터 리듬감이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거리 공연하기에 편리했습니다. 드럼은 한 번 이동할 때마다 번거롭게 설치를 해야 하지만 젬베는 하나만 달랑 들고 다니면 되니 특히 거리공연 할 때 부담이 적더군요.

 

이 : 요즘 젬베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박 :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인기를 끄는 이유에 한국인의 특성이 한몫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악을 듣는 것 보다는 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악기는 배우기 어려운 데 비해 젬베는 배우기 쉬워 보이기 때문에 ‘어? 나 저거 해볼 만한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죠. 그리고 젬베 소리에는 귀를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큰 소리와 탕탕거리는 소리가 가슴을 후련하게 해줍니다. 스트레스를 매달고 사는 현대인에게 안성맞춤인 것 같아요.

 

이 : 보통 사람들은 젬베를 배우기가 쉽다고 생각해요. 지금 5년째 젬베를 다루고 계시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박 : 저도 젬베는 비교적 배우기 쉬운 악기라고 생각해요. 물론 전문 가수처럼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면서 젬베를 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심화과정으로 들어가면 끝이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노래의 기본 리듬을 따라 젬베를 치는 건 어느 정도 숙달이 되면 누구나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으로 독학하는 분들도 많은데 그러셔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의지력이 있어야 하고 잘못된 주법이나 습관을 굳어지는 걸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 배울 때는 직접 개인지도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 처음 젬베를 접하는 사람에게 구매와 관리에 대한 팁 좀 가르쳐주세요.

박 : 온라인으로 구매하시는 분 중에는 제품의 질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젬베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악기의 질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젬베를 수입하는 회사 수가 적기 때문에 악기의 출처가 비슷하기 때문이지요. 관리는 악기가 습기를 먹지 않게 해주셔야 합니다. 습기를 먹으면 음정이 내려가기 때문이에요. 무엇보다 악기를 사랑으로 꼼꼼히 잘 돌봐주셔야 합니다. 그러면 젬베는 연주자에게 최고의 음색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 :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은 대부분 특이한 버릇이 있던데 젬베를 치면서 생긴 버릇이 있나요?

박 : 젬베는 손으로 치는 악기입니다. 그래서 손마디에 굳은살이 많이 생겨요. 처음에는 잘못된 주법으로 쳐서 손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매년 100회 이상 공연하기 때문에 손 부상은 직업병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실생활에서는 버릇이 하나 생겼습니다. 음악이 나오면 주위에 만만한 사물을 두드려요. 주변에 음악을 하지 않는 친구들은 “지금 뭐하는 짓이냐”며 시끄럽다고 불평합니다. 하지만 저는 꿋꿋하게 “이건 8비트야”라는 식으로 되받아치지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