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유(인과계열12)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여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영월에서 래프팅할 때 강사가 내게 물었던 말이다. 처음에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내일로를 모두 끝내고 와서 지난 기억을 떠올려 보니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은 사람이다. 유명한 관광지를 보는 것, 남들이 가보지 못한 곳에 가보는 것, 맛집을 정복하는 것. 분명 모두 좋은 여행이다.
하지만 순천, 여수, 전주, 남원, 제천, 청주, 영월, 안동 많은 곳을 휘젓고 다니며 관광명소와 맛집을 찾아다녔지만 아직도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아있는 것은 그곳에서 만났던 여러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 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여수엑스포에서 구경하며 지나가다가 본 나이지리아인이다. 당시 친구들과 나는 더운 날씨와 수많은 인파 때문에 여수엑스포에 실망하고 있었다. 볼만한 곳은 모두 사람들이 끝없이 줄 서 있어서 제대로 보지 못하고 국제관 중에서도 작은 나이지리아관을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No~!”라는 소리가 들렸다. 나이지리아인이 파는 물건을 관광객이 만지다가 넘어뜨린 것이다. 꽤 비싸 보이는 물건이었는데 나이지리아인은 웃으면서 알 수 없는 말로 뭐라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보고야 말았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물건이 집안의 가보쯤 되는 물건인 줄 알고 같이 슬퍼했다. 하지만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주 한옥마을을 구경하고 있는데 그 나이지리아의 물건과 똑같이 생긴 것들이 길거리에 널려있는 것이었다. 나이지리아인의 눈물이 거짓 눈물이었던 것은 아닐까. 그 밖에도 원주누나들 울산커플 등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이 작은 종이 안에 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이번 내일로를 통해서 만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몰랐던 나 자신을 여행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나는 돈이 없었고, 더위에 약했고, 이기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끈기가 있었고, 유머가 있었고, 성인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여행을 같이 할 수 있는 세 명의 친구가 있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행복한 사람이었다.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여행을 갈 수 없다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의 몰랐던 모습을 알아 가는 것은 어떨까. 여행만큼이나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사람이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