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과캠 만남- 한동철(건축76) 동문

기자명 나영인 기자 (nanana26@skkuw.com)

▲ 김신애 기자zooly24@skkuw.com

부자가 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난 부자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항상 나만 보면 ‘그럼 당신은 부자이냐’고 묻는지 모르겠다.” 한동철(건축76) 동문에게 자신을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부자학을 창안하고 난 뒤 그런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며 어떤 대답을 해도 논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뒤이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국내 최초 부자학 전문가. 외부에서 그를 소개할 때 제일 먼저 붙이는 수식어다.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경영학 교수인 그는, 사실 건축학과를 졸업한 공학도였다. 어렸을 적 특별한 꿈이 없었던 그는 친구들을 따라 건축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자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을 공부했다. 그 후 미국에서 유학하던 와중에 ‘부자에게 물건 파는 법’을 배우게 되면서 처음 부자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는 2004년 국내 최초로 대학에 부자학 강의를 개설하게 되면서 결실을 보았다.
새로운 학문을 창안해 나간다는 것은 그에게도 어려운 과정이었다. “남들이 하지 않던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나가자니 막막했다. 제일 먼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많이 힘들었다.” 결국, 그는 무작정 부자를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얻어낸 지식과 끊임없는 연구로 창안한 부자학은 현재 꾸준한 논문 발표와 책 발간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흔히 부자학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 주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자학은 좋은 부자란 어떤 것인지, 부자의 철학은 무엇인지도 연구하는 포괄적이고 심층적인 학문이다. 부자학에서 말하는 부자는 경제적으로 돈이 많은 사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동철 동문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물질적으로 여유가 있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부자라고 말한다.
“부자가 만 명 있다면 착한 부자는 몇 천 명, 훌륭한 부자는 백 명, 존경받을 만한 부자는 세 명이 채 안 된다”고 말하는 그는, 돈을 버는 과정도 정당하고 부자가 된 후에도 도덕적 문제없이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부자는 드물다고 말했다. “부자가 되는 과정은 악한 성격을 가진다. 우리나라 일부 굴지의 부자 집안들도 처음에는 고리대금업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는 악한 성격을 띠는 방법으로 돈을 번 부자들도 착한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 부자학을 만든 목적 중 하나라고 밝혔다.
부가 행복의 기준이 되는 요즘, 그는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많은 대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던졌다. “자신이 왜 부자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버는 일이 즐겁지 않다면 불행한 인생”이라고 말하며 행복을 강조했다.
행복하냐고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성과도 내고 있기 때문에 더 바랄 게 없다”며 의외로 소박한 행복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그의 꿈은 소박하지 않다. 세계부자학회를 만들고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책을 읽히고 싶다는 그는, 분명 부자보다 더 큰 꿈을 꾸는 사람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