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남은 책을 모아 필요한 곳에 보내는 기적의 책꽂이 운동이 지난 1년간 10만여 권을 모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자원봉사와 기부 등 나눔의 문화가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본격화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기적의 책꽂이 운동은 기존의 기부문화와 다른 흐름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전통적인 가족 기능이 날로 쇠퇴하고 있는 지금,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종전의 문제 해결 방식으로 적용할 수가 없다. 사회문제 해결에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연대적 책임과 자발적 참여 즉, 사회적 책임의 공유가 요구된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의 양극화, 시민공동체의 의미 상실, 개인주의에 입각한 삶의 양식들은 인간소외, 물질만능주의 등의 다양한 사회현상들로 나타나고 있으며, 세대간, 계층간, 지역간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자원봉사 그리고 기부와 같은 나눔문화는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지역사회문제에 대해 서로의 공통된 인식과 해결을 위한 노력을 가능케 하여 시민공동체사회를 만들 수 있게 한다.

더욱이 우리 대학생이 이러한 기부와 자원봉사 참여는 현행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가 가지는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전인교육의 장으로서 활성화될 수 있다. 대학생들의 나눔 문화의 동참은 시민 공동체에서 요구되는 사회적 협력과 이타적인 헌신 등의 덕성을 함양할 수 있어 전인 교육을 구현하는 방안이 된다. 동시에 이는 대학생에게 자기발견을 도모하고 민주적 인성 발달에 필요한 많은 경험들을 제공한다.

사실 1년만에 10만여 권을 모은 기적의 책꽂이 운동은 민간자원의 동원이라는 측면에서 성공적인 사례이다. 가령 노숙자문제, 청소년문제, 그리고 노인문제해결을 위한 복지정책이 한정된 정부의 재원과 인력으로는 그와 관련되어지는 모든 복지서비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회자되고 있는 보편적 복지는 실제로 모든 국민들이 복지의 주체로 참여하여야 가능한 이야기이다. 보편적 복지는 정부의 재정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 프로그램분야에 대학생 자원봉사를 위시한 다양한 민간 주체들의 적극적인 역활이 모색되어야 가능해진다. 특히 기업의 참여가 중요하며 민간 주체들의 특성에 따라 그 역할분담이 되는 파트너쉽 형성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삼성사회봉사단이 대학사회봉사협의회에 씨앗기금(seed money)을 제공하여 전국의 많은 대학생 자원봉사 동아리들을 활성화시킨 것은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많은 우리 대학생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봉사의 본질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형식적으로 졸업요건을 채우는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아직도 있다. 대학의 고유 기능으로 교육, 연구, 사회봉사를 들 수 있지만, 그 동안 일부 대학들도 사회봉사의 기능을 등한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사회의 사회문제 해결과 근본적이고 성숙한 사회혁신을 위해서 대학은 사회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대학생들도 나눔 문화를 더욱 체질화 해야 하는 시기가 이미 도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