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 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새롭다는 기대감과 함께 벌써 3학년이라는 사실이 실감되기도 전에, 첫 수업에 들어가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법대 수업에 보통 150명 정도 듣는 거야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니지만, 교직이수를 하고 있는 나는 교직수업마저 그렇게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맨 처음 수강신청을 하면서 ‘공통사회교과 교육론’이란 과목을 신청했다. 첫 수업이 시작되는 날까지 그 과목을 신청한 인원이 고작 10명도 안 되는걸 보고, 폐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았던 과목이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 1학년 교양수업 때부터 법대 전공수업까지 계속해서 100명이 넘는 강의만 들어야 했던 나로서는 그런 소규모 인원 수업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던 건 어쩜 당연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그 수업 첫 시간에 그런 기대를 안고 들어간 나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10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할텐데 그 강의실에는 70∼8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교수님의 설명에 의하면, 내가 신청했던 공통사회교과교육론 과목 이외에도 한문교과교육론이나 미술교과교육론, 영어교과교육론 등과 같은 각 교과 교육론 수업을 하나로 다 묶어서 강의한다는 것이었다. 한 과목당 수강인원도 적을뿐더러, 그렇게 각 교과마다 전문적으로 강의할 수 있는 교수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그 인원이 한 수업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한 사정이 있어서 묶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를 해야한다손 치더라도,  그런 상황을 수강신청 전에 학교측에서 몰랐을 리도 없을 텐데, 왜 그럼 처음부터 교과교육론이라는 과목으로 개설하지 않고 각 교과목마다 따로 개설했던 것일까? 그리고 더 황당한 것은 이렇게 묶어서 수업을 할 경우, 우리가 배운 과목은 분명 교과 교육에 대한 추상적인 이야기일 뿐인데, 성적 증명서 등에는 분명 공통사회교과교육론을 이수한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것이 학교측이 알면서도 이렇게 과목을 개설한 이유가 아닐까. 남들이 보기에 학교 커리큘럼이 완벽하고 구체적으로 완성된 것 같이 보이도록 하는 효과 말이다. 한학기 수업을 듣기 전에 벌써 많은 삶의 지혜를 학교로부터 배우고 있는 것 같다. 이게 바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건가?
박민주 (법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