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용(경제08)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최근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건수가 2억 2천만을 돌파했다. 더불어 학내 독립언론인 고급찌라시의 페이스북 친구(이하 페친)도 1000명을 돌파했다. 물론 페친의 수만을 가지고 영향력에 대해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성대신문의 페친의 수가 15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고급찌라시의 페친 1000명 돌파는 꽤나 의미 있어 보인다. 학내 언론이 죽었다는 오래된 소문 속에서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싸이와 고급찌라시, 두 현상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유머러스함이다. 강남스타일은 재밌다. 마찬가지로 ‘미친 드립력’을 자랑하는 고급찌라시도 재밌다. 매 호마다 타이틀 밑에 실리는 부제를 보자. 사상이 건전한 하이브리드 언론(창간호), 에프니까 청춘인 언론(2호), 소녀시대, 포미닛도 탐낸 it 언론(3호), 공부시간을 날릴 방청소같은 언론(4호), 따, 딱히 너한테 읽어달라고 쓴 건 아닌 언ㄹㅎㄴ(5호) 등으로, 진지하기만 했던 기존의 학내 언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머러스함을 선보인다. 유머러스하다. 고급찌라시 현상을 설명하는 첫 번째 키워드다.
두 번째 공통점은 싸이와 고급찌라시 모두 인터넷을 통해 소통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있기에 세계인들은 말춤을 보며 열광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고급찌라시도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나른다. 더 나아가 스스로 인터넷에서 공론의 장을 만들어낸다. 지난 20일에는 전학대회의 상황을 8시간 만에 정리해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27개의 댓글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인터넷을 통해 소통한다. 고급찌라시 현상을 설명하는 두 번째 키워드다.
마지막 공통점은 신선함이다. 대중문화평론가인 하재근은 ‘(강남스타일은) 미국 사람들한테는 너무 신선한 것’이라며 열풍의 이유를 설명했다. 고급찌라시도 신선하다. 사안 설정과 논조에 있어서 기존 학내언론과 궤를 달리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정체성을 상실한 대학언론과 달리 대학생들만의 담론 형성에 주력하기 때문에 그 존재가 돋보인다. 날카로운 어조로 학내 문제를 다루지만 이에 그치지 않는다. 여성주의, 협동조합 등에 관한 글도 써낸다. 사랑방, 복사실, 문방사우, 학생식당을 찾아다니며 학내의 다른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시도한다. 신선하다. 고급찌라시 현상을 설명하는 세 번째 키워드다.
연초에 성대신문 파업 사태가 났다. 학내 언론 중 하나인 교지 「성균」은 심산문학상을 접수만 받고 시상하지 못했다. 충분한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예전 위상을 생각해 봤을 때, 실망스런 모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학내 언론이 제자리를 못 찾고 있는 사이 고급찌라시가 등장했다. 유머러스함, 인터넷을 통한 소통, 신선함을 무기로 짧은 시간 내 천 명의 페친을 확보하며 학우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다만 얼마나 지속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고급찌라시는 기자들의 자비로 신문을 만들고 있다. 재정이 그리 넉넉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 독립언론은 잘 버텨야 2년인 게 통설이다. 고급찌라시가 지속되는 것, 나아가 다른 독립언론의 탄생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 고려대에는 자치언론협의회라는 기구가 있다. 고려대 교지인 「고대문화」는 이 기구에 속해 있는 독립언론들에게 학우들로부터 걷은 교지대금을 분배한다. 우리학교의 교지인 「성균」도 1500원의 교지대금을 모든 학우들로부터 받고 있다. 「성균」도 재정이 어려운 독립언론에게 교지대금을 나눠주는 것은 어떨까. 만약 가능하다면, 그것은 학내에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보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다름이 공존하는 성균관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