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과캠 만남 - 이주영(컴공02) 학우

기자명 유수빈 기자 (newbien@skkuw.com)

지민섭 기자 / jms2011@
게임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를 해석하면 ‘별들의 전쟁’이다. 그래선지 혹자는 스타 경기를 별들의 전쟁, 프로게이머를 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 학교에도 별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이주영(컴공02) 학우다.
그와 스타와의 첫 만남은 1999년이었다. 그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집 근처에 PC방이 생겼던 것이다. PC방의 주인이 현 스타 리그의 프로팀 STX SouL의 감독 김민기 씨여서 조용호, 나경보 선수 등 초창기 SouL팀 소속 게이머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게임에 큰 관심이 없었다.
이 학우는 2002년 우리 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던 그는 우연히 나간 아마추어 리그 4강에 오른 것을 계기로 게임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게임이 인기가 많아 제가 조명을 받는다는 것이 좋았어요. 휴학하면서 계속 게임을 즐기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라며 게임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이후 <2003년 에어워크 배 전국 아마추어 최강전> 우승, 스타 리그 중 하나인 챌린지 리그 예선 조 1위를 달성하자 여러 구단에서 그에게 프로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이전부터 인연이 있던 GO팀에 들어가게 되고, 이 팀은 훗날 CJ 엔투스가 된다.
그에겐 주종족 저그의 일꾼인 드론을 많이 뽑는다는 점에서 ‘출산드론’, ‘드론의 아버지’ 등의 별명이 붙었다. 이는 그가 드론 다수가 캐는 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안정적인 운영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별명에 대해 이주영 학우는 “주로 진 경기에서 드러난 특징으로 붙은 별명이라 아쉽죠”라고 말했다.
2007년 6월, 그는 MBC 스타리그 8강을 뒤로한 채 군 생활과 게임을 병행하는 공군 ACE에 들어가게 된다. 프로 생활로 접어둬야 했던 대학 생활과 e스포츠계의 불안정한 수익 구조는 그를 고민하게 했다. 그는 “상병이 끝나갈 때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라며 전역 이후인 2009년 10월, 은퇴를 선언하고 복학한다.
그러나 스타와의 만남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2009년 9월부터는 <용선생의 매너파일런>, <신애와 밤샐 기세> 등 게임 관련 방송에 나가다 2010년 10월에 곰TV에서 주관하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 해설을 시작했다. 주종족이 저그인 게이머로서는 최초의 해설자였다. 그러나 학업과 해설을 함께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 전공과목이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지식을 모르는 상태에서 수업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수업을 모두 마치고 나면 바로 해설을 준비해야 했다. 그는 “처음에는 의욕을 갖고 시작했는데 방송 준비와 학교 시험이 겹칠 땐 특히 힘들었어요”라며 “시험 기간 중에 녹화가 끝나고 나니 새벽 3시였던 적도 있었죠”라고 그 시절을 회상했다.
9년간 프로게이머와 게임 해설자의 길을 거치면서 e스포츠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그는 올해 초 한 게임 채널의 폐국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는 이 사태에 대해 “아직 e스포츠계가 완전히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프로게이머들이 경기하는 환경도 더 나아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2011년도의 리그를 마지막으로 그는 게임 해설자를 그만두고 지금은 대학 생활에 집중하고 있다. 두 개의 일을 동시에 하다 둘 다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프로의 세계를 일찍 겪었던 그가 프로를 선망하는 대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지금 나이에만 즐길 수 있는 게 뭔지를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그걸 참작할 만큼 진심으로 좋아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일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