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원식 기자 (wonsik0525@skkuw.com)

김지은 기자 kimji@

위기를 타파하고자 하는 생활도서관(이하 생도)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많은 생도들이 기존의 역할에서 벗어나 학우들의 참여를 위한 색다른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학우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생도들의 움직임을 알아보자.

△강연회 △서평 모임 △세미나는 많은 생도들이 시행하고 있는 자구책이다. 이화여대 생도는 한 주제를 정한 뒤 그에 맞는 도서를 선정하는 '기획도서전'을 진행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더불어 진행된 '작가 초청회'는 지금까지 공지영, 김연수, 안도현 등의 작가를 초청해 학우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화여대 생도 최희은 관장은 "도서관 차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이전보다 학우들이 생도에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고려대 생도는 지난 21일 평화연구자 임재성 씨를 초청해 병역거부문제에 대한 강연회를 열었다. 서울대 상록자치도서관은 교육, 노동 등 다채로운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으며, 지난 9월에는 학우들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으로만 투표를 하는 '대선 블라인드 투표'를 했다. 인하대와 한국외대는 한 학기에 한 번씩 서평 모임을 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도가 인문사회 과학서적 전문 도서관이라는 점을 학우들에게 알리고 있다.

몇몇 생도는 기존의 생도가 가졌던 성격을 변화시키고 있다. 서울대 상록자치도서관은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도서관의 특화를 통한 활동적인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정적인 도서관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 노동, 사회 등의 주제에 특화시켜 학우들이 이를 연구하고, 관련 사안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학회 형태로 변화하는 것이다. 경북대 생도는 독서모임, 세미나와 같은 기존 생도의 학술적 행사보다는 중고서적 판매 등의 실용적인 행사에 더 집중하고 있다. 경북대 생도 김애란 관장은 "우리 학교는 운동권 경향이 약해 기존 방식으로는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들다"며 "대중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게 항상 옳은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위기 극복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생도가 활동하는 범위를 도서관 밖으로 확장시키는 곳도 있다. 서강대 생도는 지난 7월 △생태마을공동체 탐방 △생태드로잉 △존재인증도장 만들기 등으로 구성된 '숨쉬기 생태아카데미'를 계획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학우들의 △네트워크 공간 △대안 공간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한 서강대 생도는 이번 학기 특별자치기구의 자격을 부여받았다. 건국대 생도는 학우들과 함께하는 ‘농촌봉사활동’과 ‘빈민현장활동’을 진행해왔다. 이화여대 생도는 SNS를 통해 대학 단체로는 처음으로 기적의 책꽂이 운동에 참여했으며, 지난해에는 기적의 책꽂이 북 콘서트에 스태프로 참여하기도 했다. 고려대 생도는 지난 25일 학교 게시판에 '안철수, 인간의 얼굴을 한 이명박'이라는 대자보를 붙여 학우들 사이에서 대선 후보에 대한 논쟁을 이끌어냈다.

생도의 개별적 측면 외에도 연합적 측면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5개 생도가 고려대에 모여 '생도의 밤' 모임을 가졌다. 이번 모임은 학생 사회와의 유기적 연계가 단절돼 생도가 고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계획됐다. 5개의 생도는 각각의 캠퍼스에 한정된 활동이 아니라 좀 더 넓은 범위에서 함께 정기적인 학술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 학교 인사캠 김귀정 생도는 매년 5월 김귀정 열사 추모제를, 자과캠 황혜인 생도는 매년 4월 황혜인 열사 추모제를 진행한다. 추모제 기간 동안 김귀정 생도는 추모 신문을 발간해 김귀정 열사의 뜻을 기리며, 황혜인 생도는 몸짓패 아성, 학회 디딤돌 등 다양한 동아리와 학회가 참여하는 추모 행사를 연다. <말하는 건축가>, <트루맛 쇼>와 같은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영상제는 오는 10월 또는 11월 중에 열릴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공간 대여를 원하는 학우 누구나 날짜와 시간을 적어 생도에 신청하면 공간을 빌릴 수 있다. 2010년도 김귀정 생도 정우진(법06) 관장은 "도서관이란 이름을 달고 있지만, 책을 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나아가려고 고민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