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을 위한 선택과목인 ‘프레시맨 세미나(freshman seminar)’는 1시간으로 진행되며 학점이 아닌 pass/fail로 채점되는 선택과목이다. 이 수업은 주입식교육 시스템과 입시경쟁에서 벗어나 묻혀있던 자아를 발견하고, 앞으로의 대학생활을 보다 적극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여 즐거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징검다리 매개수업이라 할 수 있다. 올해 봄 학기의 수업의 경우 여러 수업이 구성돼 있지만, 그중에 진행되고 있는 내용을 몇 가지를 소개해 보자면 첫 번째, 외국문화원 탐방이다. 수강생들은
올해 초에 시작한 역사 드라마 ‘정도전’을 자주 본다. 고려말 두 인물, 그러나 나중에 이념이 달라 반목한 정몽주鄭夢周와 정도전鄭道傳은 고려 왕조의 성균관 출신. 정도전은 쿠데타 후에 수도를 개경開京에서 한양漢陽으로 옮기기를 단행하고 실제로 새로운 왕조의 도시를 계획하고 설계한 인물이다. 그는 변방을 지키던 이성계李成桂장군을 도와 일등 개국공신이 되면서 새 도시의 궁궐과 성벽, 사대문과 사소문, 종묘와 사직 등 중요한 왕조시설을 배치하고 경복궁의 근정전, 강녕전, 숭례문, 흥인지문 등 주요 궁궐전각과 성문의 이름까지 손수 지었다.
야구는 9회 말 투아웃부터? 아니, 야구는 7시 11분에 시작한다. 최소한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경기는 그랬다. 글로벌 편의점 기업인 7 eleven은 주중 야간 홈경기의 경기 시작을 오후 7시 5분에서 6분 늦춘 7시 11분에 시작하도록 하는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트삭스 팬들은 홈경기 때마다 7 eleven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흥미로워했고, 이러한 흥미는 7 eleven에 대한 호감으로 연결됐다. 유니폼 후원 기업의 로고는 선수 가슴에 삽입해야 노출효과가 극대화된다? 대부분의 유니폼 후원 기
3월 17일 자 제1557호 ‘교문을 정비해 우리의 상징물’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읽었다. 만시지탄이기는 하나, 참으로 똑 떨어지는 지당한 칼럼이라 생각돼 그 꼬리를 잡고 이 글을 쓴다. 한마디로 ‘허술한 교문’(서울 잠실에 있는 한 고층 아파트의 정문이 연상된다는 자조 섞인 농담을 들은 바 있다)에 대해 학교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아쉬워했을 것이다. 건학 616년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 민족 최고(最古)의 대학을 상징하는 교문다운 교문을 갖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못해 한탄스럽다. 선배들로부터 60년대 중반부
누가 6월 4일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투표할 수 있나? 대한민국의 모든 선거는 만 19세 이상의 모든 국민들에게 투표권을 준다. 따라서 선거일 하루 전에 만 19세가 되는 1995년 6월 4일 전에 태어난 모든 대한민국 국민은 이번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그럼, 성균인은 6.4 지방선거에서 어떠한 선출직에 투표하게 될까? 투표에 참여하는 성균인은 지방선거에서 총 7표를 투표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서울특별시 종로구민이 투표로 선출하는 직은 우선 서울특별시 시장, 서울특별시 시의회의원과 시의회 비례대표의원, 종로구청장, 종로구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났다. 2차 공격의 우려로 국민의 불안감은 해소되고 있지 않은 데, 15만명의 의료인 정보 유출, 1만여개의 불법 아이핀 판매 등 인터넷을 어지럽히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도 사건의 심각성을 이유로 여러 가지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무도 사이버 미래의 안전을 확신하지 못한다. 스마트폰,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진화하는 인터넷 환경은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정보 사회를 거부하지 않는다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개인정보보호의 대책이 필요하다.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10여 년 전에 ‘취화선’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임권택 감독이 조선 후기의 장승업이라는 화가를 소재로 만든 영화인데 칸 영화제에서 상도 받고 인기도 많았습니다.영화에서 장승업이 고주망태가 돼 자다가 깨어 지난밤 취기에 그린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 감탄하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저는 임권택 감독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감독님은 만취상태에서 영화 찍으세요?” 이런 이야기가 일반 대중에게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걸 보면 미술은 우리 사회에서 무협지 비슷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나 봅니다. 타고난 무골(武骨)이 기연(
개인적인 관심으로 어제 중앙도서관에서 조우성 변호사의 특강을 들었다. 조 변호사는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이란 책을 쓴 분이고 강연의 주제는 경청이었다. 나는 두 가지를 배웠다. 첫째, 경청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겠다는 결심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고 둘째, 경청은 말하는 사람에게 신체적, 감정적으로 기울임이라는 것이다. 傾聽의 傾은 기울다라는 의미인데 나는 그것을 엎어져서라고 해석하고 싶다. 말하는 사람에게 엎어져서 그 사람의 관점에서 편파적으로 듣는 것이 경청이다.지난 몇 년간 나의 듣기 기술과 자세는 나아졌는가
작년 여름 폴란드 크라쿠프에 갈 기회가 생겨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야기엘론스키 대학을 방문했다. 1364년 세워진 동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지동설을 주장했던 코페르니쿠스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이 대학에서 수학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학 건물 가운데 하나인 크라쿠프 아카데미는 유럽에서 유명한 고딕 양식의 건축물로 교정에서는 묵직한 시간의 깊이가 느껴졌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여기로 나를 이끈 한 사람의 시인을 떠올렸다. 비스와바 심보르스카(Wisława Szymborska). 그녀는 1945~48년까지 이 대학에서 폴란
부모님은 우리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살고 계신다. 이번 일은 부모님이 가까운데 사시는 데도 그동안 자주 찾아뵙지 못한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최근 들어서 어머님께서는 자식들을 볼때마다 몸이 아프다고 힘들어 하면서 언제 집에 찾아올 거냐고 자주 전화하셨는데, 우리는 그런걸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귀찮게 여기면서 어머님이 그저 나이가 많아지시니까, 자식들에게 더 의지하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가볍게 받아들이고 무심하게 대했던 게 큰 후회로 다가왔다. 지금 되돌아보면서 어머님께서 그동안에 우리가 자주 찾아오길
벌써 만 4년째에 들어서는 본인의 특강 ‘학문하는 자세와 영어로 논문쓰기 전략특강’에서 본인이 빠뜨리지 않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다. 바로 ‘자생학문에 기반해 지식식민주의에서 벗어나자’다. 이는 특강의 주제로서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의 내 삶을 있게 만든 자그마한 결산의 의미도 담고 있다. 그래서 내겐 이 주제가 너무 귀하고 소중하다. 특히 인문사회 계열의 대학원 측에서 나를 초청해주는 경우 나의 기대는 더욱 크다. 심장이 뛰고, 특강 시간이 그렇게 기다려질 수가 없다. 작은 콘서트의 현장에서처럼, 청중과 영적·학문적으로 교감하는
우리가 살아가고 직면하는 하루하루는, 과거 그 어떤 선배와 선조들에 의해서도 경험된 바 없는 전혀 새로운 순간이며 역사다. 알고 보면 우리의 하루하루는 날마다 새롭고 생경한 나날이며, 또 우리는 날마다 엄청난 도박에 가까운 선택과 결단들을 내리며 살고 있다. 우리가 맞이하는 나날들은 매우 익숙한 것이며 개미 쳇바퀴 도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은, 오늘이 과거와 같고 미래가 오늘과 같으리라는 엄청난 착각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은 1초 전, 그리고 하루 전의 세계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세계임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