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봄은 십 수 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밝고 생기 넘치는 젊음과 꽃 내음에 나의 아침은 싱그럽다. 한 면이 모두 유리창인 연구실의 블라인드를 올리면 바로 앞에 저수지가 펼쳐져 있다. 자연과학 캠퍼스에 사는 또 다른 작은 축복이다. 습관처럼 인스턴트커피 알갱이를 대강 큰 머그잔에 털어 넣고 더운 물을 받아 흔들며 컴퓨터를 켠다. 시작 창에 뜨는 Pub-Med에 몇 개의 key word를 쳐놓고 밤새 새로 올라온 논문들을 검색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언제나 바빴다. 내게 동선의 최소화와 시간의 절약은 미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