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과 항공기를 흔적도 없이 삼켜버려 수십 년간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버뮤다 삼각지대. 그런데 작년 8월, 호주의 한 교수가 버뮤다 실종사고의 범인이 바다 속에 존재하는 어떤 물질임을 밝혀냈다. 그렇다고 이 물질을 미워하지는 말라! 마치 용서라도 구하듯 이것은 매우 촉망받는 미래의 에너지원으로서 자신을 소개하고 있으므로.이것은 다름 아닌 ‘메탄 하
고백했다 차였던 기억, 어렸을 적 당했던 교통사고, 우연히 목격한 범죄 현장… 살다 보면 여러 ‘끔찍한’ 기억이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왜 그랬지’라며 후회도 해보고 잊어보려 억지로 노력해보지만 그때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기만 하다. 이럴 때 우리는 기억을 지우는 상상을 해본다. 영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 누군가 전짓불을 얼굴에 들이대며 당신은 누구 편이냐 묻는다. 상대가 누군지 알 수 없음에 생긴 불안감은 사건 이후로도 한 소설가에게 고통을 준다. 한 정신과 의사는 그를 치료한다는 명분으로 또다시 전짓불을 그에게 들이댄다.이는 이청준의 소설 『소문의 벽』의 주된 내용이다. 평론가들은 소설 속 △전짓불을 사회적 압력 △정신과
때는 2030년,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밤. 얼음장 같은 집 안에서 옷을 두껍게 입고 이불까지 꽁꽁 싸매고 있다. 전기장판의 온도를 올리고 난로도 틀어 보지만 집 안의 차가운 공기를 데우기에는 그야말로 역부족이다. 애꿎은 보일러만 계속해서 눌러보지만 미동도 없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 바로 보일러를 작동시킬 기름이 없기 때문이다.기름을 살 돈이 없어
햇볕이 따사로이 내리쬐지만 심술궂게도 바람이 차갑게 불던 날, 강원도 홍천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터미널에서 굽이굽이 산을 돌아 한 시간 반쯤 더 들어가자 살둔 마을 표지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커다란 개 두 마리가 수줍은 듯 컹컹 짖어댄다. 그리 작지도 크지도 않은 주택 뒤편에서 셔츠 한 장 가볍게 걸친 어르신 한 분이 마중을 나오셨다. 그렇게 살둔 제로
젊은 남녀들이 무리지어 춤을 추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곳, 클럽을 생각해보자. 술에 취했는지 음악에 취했는지 젊은이들이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분위기가 화끈 달아오르고 들썩들썩한 현장 분위기가 당신마저 압도해 버린다. 그런데 이때 잠깐만 배경음악을 빼 보자. 갑자기 춤추던 사람들이 민망해진다. 음악이 사라진 공간에는 어색함과 공허함만
도원(道原) 류승국(柳承國) 선생님은 해방 이후 한국 철학계를 이끌어 오신 태두이시다. 선생님은 1923년 2월 17일 충북 청원군 북일면 은곡리의 전통적인 유학자 가문에서 태어나 2011년 2월 27일 89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1948년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에 입학하신 이후, 본교 대학원 동양철학과·서울대 대학원 철학과·동국대
당신이 다섯 달 동안 고등학생 과외를 하기로 했다고 가정하자. 학생의 어머니는 급여에 관해 두 개의 선택권을 준다. A. 첫 월급 50만 원, 다음 달 40만 원 ? 마지막 월급 10만 원. B. 첫 월급 10만 원, 다음 달 20만 원 ? 마지막 월급 50만 원.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 경우 반드시 A를 택한다. 처음에 받은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한 여인이 있다. 아무리 혼자 고민을 해보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상담을 받아 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마음의 위로를 얻기 위해 서점에 찾아갔다. 그러나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막막하다. 수많은 책을 하나하나 볼 수는 없는데 어쩌면 좋을까? 이제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다. “기욤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읽어 보시는 건 어떻겠어요? 이 책은 사랑과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소설로, 소중한 시간을 되돌아보죠.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에요”라고 말해주는 ‘책 소믈리에’가 있을 테니.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요리조리 꼬이는 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엉키는 듯 아슬아슬해도 용케 매듭이 지어지지 않는 실뜨기. 실뜨기의 모양은 취향따라 갖가지로 변하곤 한다. 그런데 실뜨기 놀이에서의 모든 실 모양이 같은 매듭이라고 누군가 주장한다면, 순순히 수긍할 수 있는가? 아마도 십중팔구 부정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모든 실뜨기 모양은 항상 같은 매듭일 뿐이라고 결론짓는 수학자들이 있다. 실뜨기의 모양이 모두 같다는 것은 매듭 이론(knot theory)에 의한 ‘정당한’ 주장이다. 언뜻 보기에 매듭과 수학을 접목하는 것은 부조화처
새내기 A는 과제를 하러 학술정보관에 간다. 그런데 이유 모를 불안감이 고개를 든다. 내가 지금 찾고 있는 책이 과제에 쓰기 적절한 것일까? 책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다. 사서 선생님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어디 계시는 건지,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주변의 학생들은 자리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나만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것 같아 창피하다. 위 예시에 공감이 가는가?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도서관이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도서관 이용 시 △두려움 △무력감 △혼란
섬유가 걸어온 길섬유의 시초인 천연섬유에는 흡습성이 좋은 면, 식물의 줄기나 껍질을 원료로 만들어지는 아마포, 보온성이 뛰어난 울(Wool) 등이 있다. 이 천연섬유로 언제부터 옷을 짓기 시작했을까? 일 만 년 전 신석기 시대의 마직물이 스위스의 듀엘로 호수에서 발견되면서 섬유와 함께한 인류사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또한 이집트 미라의 붕대가 염색된 아마포임이 밝혀져 석기시대 이전부터 마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일 만 년여 전부터 인간의 몸을 보호하고 멋을 내도록 도운 천연섬유는, 19세기 후반 일대 혁명의 바
섬유는 패션의 소재이자 의상학의 근간이다. 우리 학교에서 패션 소재 강의를 진행하는 정희자 교수를 만나 패션에 있어서 섬유란 무엇인지 들어봤다. ■패션의 트렌드에 따라 수업 내용도 바뀌는지?패션계에서는 무엇이 유행할 것인지를 유행 시점의 2년 전에 예상한다. 보통 어떤 디자인이 유행할 것인지가 먼저 결정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소재가 먼저 선정되고 그다음
행복학의 탄생행복학은 기존 심리학의 성찰로부터 출발한 긍정 심리학에서 비롯됐다. 기존의 심리학은 주로 정신병, 부정적 심리 상태 등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요인들에 대해 연구해왔다. 이와 달리 긍정 심리학은 부정적인 정서보다 긍정적인 정서에 관심을 기울인다. 저마다의 장점을 발휘하고 행복을 증진하는 비결을 찾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행복학은 긍정 심리학에서 연구하는 긍정적인 상태를 △사회과학 △심리학 △의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다.그렇다면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로는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심리학자 데이빗
서은국 교수는 국내에 몇 안 되는 행복학자다. 행복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그의 스승이기도 한 심리학자 애드 디너(Edward Diener)의 논문 「Subjective well-being(주관적 안녕감)」을 대학 시절 우연히 보고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그에게 한국인의 행복에 대해 물어봤다. ■ 올해 ‘한국인 맞춤형 행복지수’를
'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가. 너무나 당연히 안다고 생각했지만, 조금만 시간을 두고 고민해본다면 실상 한마디로 정의 내리지 못하는 것이 바로 ‘몸’이다. 어머니의 몸에서 아기로 태어난 우리는 서로 다른 △몸무게 △얼굴 △키를 가지며 누구와도 똑같지 않은 ‘유일한 나’로 살아간다. 또한 몸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함으로써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몸은 생물학적 존재를 뛰어넘어 역사를 일궈낸 사회적 실체다. 즉 몸의 역사가 바로 인간의 역사다. 몸에 대한 인식을 역사적으로 고찰해보면 그 시대의 상황을 파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가 살았던 프랑스는 1960년대에 대량 소비 사회로 접어들었다. 그는 이 시기를 겪으면서 현대사회가 생산과 노동에 의해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에 의해 확장된다고 봤다. 이처럼 소비에 주목한 그는 시뮬라크르(Simulacre)와 시뮬라시옹(Simul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소비 행위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고찰했다.시뮬라크르는 한 사물의 원본에 담긴 기호나 이미지, 복제물 등을 뜻한다. 이를 동사화한 시뮬라시옹은 한 대상이 인위적인 대체물로 전환되는 것
지난 10월 28일, 국방부가 지정한 불온도서의 군내 반입과 소지 금지에 대한 복무규율이 합헌으로 판결이 났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금서 지정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관해 국내에서 서양 금서 연구의 선구자로 꼽히는 주명철 교수의 생각을 들어봤다. ■ 금서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프랑스 혁명사를 공부해보고 싶어 프랑스에서 다니엘 로슈(Daniel Roche)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연구를 시작했다. 책의 출판과 유통 때문에 바스티유 감옥에 갇혔던 사람들을 다룬 그의 강의를 듣고 금서를 연구 주제로 삼게 됐다. 바스티유 감옥을
지난 4일, 살짝 포근한 날씨가 사람들을 유혹하던 날 한국 중앙 연구원으로 소풍을 떠났다. 그곳에서 한국미술사학회 50주년을 맞아 이성미 명예교수의 다시 듣는 명강의 ‘미술사는 왜 인문학인가’가 열렸던 것. 강의실 문을 열기 전까지 미술사가 어떻게 인문학이라 할 수 있는지 의아했다. 강의가 끝날 때쯤이면 주제에 대한 해답을 얻길 바라며
50년 전, 고(古)미술품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는 불문하고 소중한 유물들이 국외로 유출되던 시절. 고미술품 애호가들이 뜻을 모아 ‘고고미술동인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1960년 8월 15일에 계간지 『고고미술』 창간호가 나올 수 있었다. 이로부터 한국미술사학을 주도해 온 한국미술사학회가 올해 50돌을 맞았다. 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