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출구를 통해 나오자마자 들리는 소리. 곧 있을 지방선거 홍보 차량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공약과는 상관없는 떠들썩한 노래가 귀를 괴롭히고 있었다. 소음들과 함께 바삐 뛰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회색의 지하 공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지하철까지. 소설가 김연수가 서울에 관해 ‘무엇도 영원한 것이 없는, 스쳐지나가는 것들로 가득한, 좌충우돌의 도시’라는 말을 인용했듯, 서울의 시간은 쏜살같이 흐르고 있었다.그러나 덕수궁 입구에 다다르자 허둥대던 서울이 숨을 고르고 제 시간을 찾는다. 수문장의 얼떨떨한 호위를 받으며 들어온 이곳의 시간
십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나이, 이를 청춘이라 칭한다.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을 뜻해서 일까? 일생에 있어 가장 눈부시고, 그만큼 방황도 많이 하게 되는 시기이다. 뭐 하나 안정된 것 없이 불안한 현실에 흔들리는 자신. 방황과 불안이 젊음의 특권이라고들 하지만 혼돈으로 점철된 우리네 꿈과 사랑은 시리기만 하다. 어른들로부터 ‘참 좋을 때다’라는 말을 수없이 듣지만, 남모를 성장통은 그칠 줄 모르는 것이다.그러나 우리가 당면한 시련이 단지 견뎌내야 할 행군일 뿐일까? 청춘기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과도기에 그치는
사람들은 ‘스페인’하면 으레 정열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인간과 덩치 큰 수소의 결투 투우, 원색적인 의상과 현란한 몸동작의 민속춤 플라멩고를 생각하면 자연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다채로운 축제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엔 생기가 넘친다.이러한 정열의 건강미가 스페인의 국민성에 번진 것일까. 1476년 스페인의 작은 마을 ‘후엔떼 오베후나’에서 일어난 농민 봉기를 바탕으로 한 연극 는 정열을 닮은 스페인 국민의 명예에 대한 자부심과 불의를 용서치 않는 정의로움을 형상화했다.와 더불어 스페인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