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달윤소정(건축 16) 산책퇴근 시간이 1시간 하고도 40분이 지난 시각 K는 휴대전화 속 ‘달의 위상’ 어플을 켰다. 오늘은 78.6%로 차오르는 달. 이 정도면 막 안전하지도 또 그렇게 위험하지도 않은 수치지, 혼자 생각하던 K는 이미 꺼진 듀얼 모니터의 틈으로 박사과정 연구원을 흘끗 염탐했다. 몇 시간 내로 끝내기는 글러 보이는 그의 화면 속 허전한 도면을 보곤 작게 숨을 들이쉬었다. K는 책상 위 널브러진 종이들을 가지런히 하곤 주섬주섬 카드지갑과 무선 이어폰, 텀블러를 에코백에 집어넣고 손잡이를 여며 어깨에 둘러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