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기주 기자사회에 참여해 영향력을 끼치고자 기자를 꿈꿔현상을 다루는 단발 기사보다는 이면에 대한 깊은 취재를 추구해사회를 개선하고 싶었던 소년은 평범한 직장인이 됐다. 하지만 서른 살 여름, 광우병 집회는 사회 참여를 향한 그의 열정에 불을 지폈고 그를 사무실에서 현장으로 이끌었다. 올해로 기자 생활 16년 차에 접어든 이기주 기자는 현재 MBC 사회부에서 경찰 취재 팀장을 맡고 있다. 깊이 있는 취재로 현상 이면의 사회 구조적 문제에 집중하는 이기주 기자를 만나봤다.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동물아이김혁진(인과계열 23) 때는 2022년 10월 4일이었다. 피곤한 기분마저 다름없는 평범한 아침에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었다. 평소 같으면 첫째 딸 아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맞춰 놓은 알람소리나 잠에서 깨어난 둘째 아들 재송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일어났을 텐데, 오늘은 기묘하면서도 거슬리는 낯선 소리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언뜻 들으면 오합지졸의 오케스트라가 불협화음을 내는 소리 같다가도, 또 언뜻 들으면 여러 대의 유람선이 동시에 출발하는 소리 같았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며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이 소리
운영위·전동대회 회의록 부재운영회 의결이 안건 상정 순서 좌우해오는 21일 제42대 자과캠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 선거를 앞두고, 제41대 자과캠 동연 Reborn(회장 이동준, 이하 리본) 운영에서 문제의 소지가 발견됐다. 본지는 이를 심층 취재했다.깜짝 승격한 뜨락연합, 동연 소통 충분했나자과캠 동연에 등록된 동아리는 중앙동아리와 준동아리로 나뉜다. 중앙동아리가 되면 선거권 및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이하 전동대회) 의결권을 갖고, 학생회관 내 학생자치공간을 배정받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준동아리가 중앙동아리로의 승격을 희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해 인증제 논의돼정부 예산 삭감 후 자생력을 위한 간접 지원이 중요최근 ESG가 대두되며 여러 기업이 사회적 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 사회적기업은 이윤 창출보다 사회적 가치를 기업의 주요 목표로 삼는 기업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기업은 어떤 역할을 할까?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사회적기업은 사회적 가치 실천과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으로, 비영리기관과 일반 기업 사이의 형태를 띤다. 이들은 기업 경영을 위해 이윤을 내고자 하지만 그 수익을 각 기업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를 위해 투자한
술만 마시면 아내를 때리는 남편이 있다. 수십 년 고통에 시달리던 아내가 여느 때처럼 폭행당한 어느 밤, 깊이 잠든 남편을 질식시킨다. 대다수 사람은 이중 감정을 느낀다. 아내의 행동이 명백히 잘못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남편의 오랜 행태에 대해 못지않게 분노가 치솟는다. 분노는 그런 결말을 당해도 싸다고 아내의 행동을 옹호하는 태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정의에 대해 치솟는 분노의 감정, 이를 고대 그리스인들은 티모스(θυμός)라고 불렀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분노감이 정의 실현을 위해 대단히 중요함을, 동시에 그것이 이성에 의
엇갈리는 판결에 지지부진한 소송정부 변제안에 일본의 참여가 결여됐다는 지적도 있어 지난달 6일,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일본 가해 기업이 아닌 제3자인 국내 재단을 통해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이른바 ‘제3자 변제안(이하 변제안)’을 발표했다. 외교부는 한일관계를 위한 결단임을 밝혔지만, 일본 가해 기업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부상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소송은 30년째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의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은 1990년대부터 일본 가해 기업에게서 직접 배상금을 받기 위해 강제동원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해오고
학칙은 복합적인 법적 성질 가져구성원의 관심이 있다면 유연한 규칙으로 향할 수 있어공동체에서는 구성원들이 합의해 규칙을 정한다. 구성원의 권리와 의무를 정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대학 역시 수많은 구성원이 모인 공동체기 때문에 마땅히 지켜야 할 규칙인 학칙이 존재한다. 우리는 학칙에 의해 많은 활동을 인정받고 때로는 제한받지만 학칙의 명확한 근간과 효력을 잘 알지 못한다. 학칙의 제·개정 과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본지는 학칙과 더불어 우리의 대학 생활 속에 함께하는 다양한 규칙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우리 학교의 규
근로기준법상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대학원생 업무학생과 노동자라는 이중적 성격, 새로운 형태의 근로계약 필요해 2018년 카이스트가 전국 대학원생 조교 1만 1,679명을 조사한 결과, 90.6%가 업무 관련 계약 없이 근로를 제공했다고 답했다. 또한 2020년 한국연구재단이 대학원생과 학생연구원 5,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4.9%가 최저시급을 보장받지 못하며 업무를 수행한다고 응답했다. 대학원에 노동착취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는 대학원생 근로자가 교내에서 어떤 노동을 하는지, 그리고 노동자성
명예총장에 관한 규정들 제정돼주로 학교의 자문과 네트워킹 맡아4년간의 임기를 마친 제21대 신동렬 총장이 지난해 12월 19일 진행된 성균관 이사회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명예총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지난 1월 1일부터 시작됐으며 4년간 직책을 수행하게 된다. 이에 본지는 명예총장 제도가 언제부터 존재했고, 명예총장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며 예우 받는지 취재해봤다. 명예총장 추대에 대한 직제규정 지난해 12월 학교의 행정 조직과 권한에 관련한 규정인 ‘성균관대학교 직제규정’이 개정된 바 있다. 개정된 부분은 제5조(총장)로 총장의 역할
일반적으로 법은 정의로운 것으로 여겨진다. 한자에서 법(法)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水)이 흘러가는(去) 모습처럼 순리적인 것 또는 결국에는 낮은 곳에 모여 수평을 이루는 모습처럼 공평한 것을 의미한다. 많은 서구어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들 언어에서 법은 올바름이나 정당함을 뜻하는 어휘와 동일하다. Recht(독일), droit(프랑스), diritto(이태리), derecho(스페인)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법과 정의의 내적 연관을 시사한다. 이 속에서 정의는 법의 본성으로 사고된다.다른 한편, 우리는 의회가 제정한 규범을
독특한 캐릭터와 다양한 서사의 가능성 제시해 호평받아고증 문제에 대한 시각은 엇갈려배우 김혜수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tvN 드라마 ‘슈룹’이 화제다. 지난달 15일부터 방영한 슈룹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퓨전사극으로, 자식을 왕위에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궁중 여인들의 암투와 모성애를 담은 이야기다. 조선판 ‘SKY 캐슬’로 주목받은 슈룹은 김혜수의 명연기와 공감을 끄는 스토리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방영한 12회의 시청률은 13.4%를 기록하며 케이블 일일 시청률에서 1위를 차지
“다른 건 몰라도 열심히는 하자. 내가 벌린 일에 책임을 져야지.” 처음 신문사에 들어올 때부터 지금까지 스스로 되뇌었던 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열정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수습기자 시절 처음으로 참여한 편집회의에서 열정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기자님들을 보며 3학기쯤 되면 내 기사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이 넘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추측을 하곤 했다. 마지막 부서 기사 발간을 마무리한 시점에서 그런 추측이 낯 뜨거운 생각인 것을 잘 알고 있다.기사를 쓸수록, 다른 기자들의 훌륭한 글을 읽을수록, 내
남한산성 자락에 ‘성문밖학교’란 이름의 대안학교가 있다. 바로 옆 개울에선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우거진 풀숲의 내음이 가득하다. 비록 아이들의 수는 적지만 그렇기에 일상의 사소한 이야기들도 정겹게 떠돈다. 그곳에서 아이들이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길 바란다는 권재형 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어린 시절에 어떤 아이였는가.저는 풍부한 감성을 가진 아이였어요. 제가 어릴 적 살던 동네에 사람들이 피하는 각설이패가 있었어요. 그런데 저희 부모님은 피하시기는커녕 항상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셨죠.
일간지에 칼럼을 기고하면 자주 접하게 되는 댓글들 중 이런 게 있다. “공산주의가 그렇게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 “동성애 하든 말든 너네끼리 살아!” 그뿐인가. 한 번은 사석에서, 한국은 소수자의 시민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더니, “허허, 혜진 씨는 프랑스 같은 데서 살아야겠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왜요? 프랑스만 더 좋은 나라 되라고요? 애국자는 아니시네요.”라고 응수하고 말았지만, 그 장면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특정 사상이나 성향을 가진 사람은 이 사회로부터 분리돼 동종집단 내에서만 살아야 한다는
우리 학교 후문 내리막길을 쭉 걸어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어보자. 한때 우리나라에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블루보틀과 담백한 국물이 일품인 칼국숫집을 지나면 여유와 교양이 풍기는 곳에 도착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다. 그곳에서 제일 ‘핫’한 전시는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일 것이다. 삼성전자 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것이 시대적 의무’라는 고인의 뜻에 따라 기증한 소장품 중 일부가 전시됐다. 그곳에서 김기창의 , 김환기의 , 이중섭의 등 우리나라 미술사를
오늘도 노동자 사망 사고는 끝나지 않는다우리 모두 미래의 노동자라는 인식 필요해 지난달 27일 저녁 양재역 SPC 본사 앞에는 노란 풍선이 둥둥 떠다녔다. 풍선을 들고 단상에 오른 시민대책위 위원들은 ‘파리바게뜨 노동자의 친구들’이 되자고 제안했다. 촛불을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거리를 지나치던 시민들의 시선도 한 번씩 머물렀다. 이들은 왜 여기 모였을까? SPC는 파리바게뜨와 삼립 등이 속해 있는 모회사다. 4월 27일은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소속 임종린 지회장이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시작한 단
청년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는 소란노동은 우리 모두의 일상과도 같은 일 글, 그림, 사진, 가끔은 공간이나 비정형적인 예술에 이르기까지. 노동은 항상 다양한 형태의 기록으로 남는다. 그리고 여기, 존재하지만 기록되지 않았던 노동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란(태린·현정)은 20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인터뷰하고 그들의 노동을 기록하는 팀이다. 청년 여성의 시선으로 청년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소란하게 전하고 싶었다는 태린 활동가의 말을 지면에 옮겼다.소란은 어떤 곳인가. 이름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소란은 ‘청년 여성들이
돌봄, 사회적 가치 인정하고 중요한 미래의제로 다뤄져야‘간병파산’, ‘간병살인’으로 이어지지 않게 각 주체의 노력 필요지난달 31일,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간병하다 방치해 숨지게 한 강도영(22) 씨에게 징역 4년 실형이 확정됐다. 전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아버지를 돌볼 의무가 있었으나 이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씨는 병원비가 부족해 아버지를 퇴원시켰고, 전기와 수도가 끊긴 집에서 홀로 아버지를 돌봐야 했다. 돌봄의 의무를 강조하기 전에 돌봄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돌봄가족의 무게, 덜
반촌돋보기 - 반촌 주변 이민자의 생활각자의 방식으로 한국 사회 적응 중귀화해 한국인으로 살아가기도 우리 학교 유학생들을 비롯해 학교 주변에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이민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민자는 유학생 등 외국인등록자를 뜻하는 ‘외국인’과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인 ‘귀화허가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통계청의 2021년 이민자체류실태및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상주인구는 133만 2000여 명에 달했다. 우리 학교 주변 이민자 3명을 만나 우리 곁에 가까이 존재하지만 때론 멀게 느껴지는 그들의 삶을 입
남성에 적대적인, 가정과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는, 유난 떠는, 페미니즘에는 다른 급진적 사상보다 유독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페미니즘의 도전』은 남성을 향해 무언가를 직설적으로 요구하는 책은 아니다. 정희진 씨는 페미니즘이 저항이론이나 운동이 아닌, 새로운 인식 방법론이라고 강조한다. 그 안에서 페미니즘을 설익게 접한 기자가 어떤 요구를 도출해내는 작업이 사뭇 조심스럽기도 하다. 아래 쓰이는 내용이 정희진 씨의 주장으로 와전되지 않기를 바란다.남성이 ‘여성의 영역’으로 들어올 필요가 있다. 이때 여성의 영역이라는 표현은 특정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