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의 시, 시의 공동체주예은(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7기) 1. 위반에서 시작되는 놀이—놀이로서 가능성의 열림 밤이 오고 있었다./모두 긴장하고 있었다./갑자기 뒷뜰에서 살구들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낯선 거리에서 복면을 쓰고 종이를 뿌리다가 돌아온 저녁, 우리는 /고우고우 스텝으로 저녁 식탁 둘레를 돌기 시작했다./일곱 마리 새끼를 물어 죽인 해피도 우리를 따라 스텝을 밟고 있었다./아 별들이 모두 고우고우로 떨어지고 있었다./뒷뜰의 살구들도. 해피가 죽인 일곱 마리도.우리들이 던지던 종이 조각도./별 스물 두 개도.
지자체 홍보와 기업 마케팅 등에서 효과 드러내개연성의 부족이나 엉성함이 재미있는 코드를 만들어 “안녕 그대들? 이미 다들 알고 있겠지만, 짐이 직접 자기소개를 해보지.” 지난달 30일 빙그레 공식 유튜브에서 올린 영상 ‘역대급 신인 유튜버 데뷔’에서 캐릭터 ‘빙그레우스’가 하는 말이다. 같은 날 빙그레는 공식 유튜브 채널 이름을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짐’으로 변경했다. 캐릭터의 이름부터 행동까지 유치함이 드러나지만, 우리는 이에 재미를 느끼고 이러한 유머 코드에 계속 이끌린다. 이른바 ‘B급 코드’에 매료된 것이다. 비주류를 의미
팬데믹이 두해를 넘어설 것 같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성대문학상에 응모한 소설에도 코로나19가 뒤바꾼 사회적 상황과 개인의 삶을 제재로 삼은 것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작년보다 올해의 응모작의 편수와 경향성에서 팬데믹의 짙어진 영향력을 감지할 수 있었다. 최우수작을 내지는 못했지만 작년 59편의 응모작에서는 동물 우화, SF, 퀴어서사 등 정상성의 각본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건강한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 22편이 응모된 올해에는 그런 움직임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두 해나 지속되고 있는 팬데믹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상황과 결
기술력과 함께 발전한 다큐멘터리 장르정보 과부화 시대에 각광받는 진실성의 가치 우리는 농담에 진지하게 반응하는 사람에게 흔히 ‘농담을 다큐로 받는다’고 말하곤 한다. 다큐멘터리는 재미없고 지루한 장르라는 인식이 드러나는 표현이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발전하며 목소리를 내왔다. 오늘날 다큐멘터리가 맞이한 기술적 변화와 다큐멘터리가 사회에 전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다큐멘터리는 투명한 진실을 담을 수 있을까다큐멘터리란 실제 사건을 사실적으로 담은 기록물을 말한다.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미국의 탐험가 로버트
『저널리즘의 기본원칙』 속 10가지 원칙을 지배하는 본령은 하나인 듯하다. “저널리즘이 가장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은 시민들이다”라는 두 번째 원칙을 그것으로 꼽는다. 심지어 첫째 원칙인 “저널리즘의 첫 번째 의무는 진실에 대한 것이다”마저도 결국은 시민을 위한 기능적 진실을 추구하라는 잠언을 담고 있다. 저널리스트는 철학에서 말하는 절대적 진실을 좇는 직업이 아니다. 시민이 자치하고, 자유를 얻는 데 기여하는 기능적 진실이 저널리즘이 좇을 목표다. “진실성(객관성)이란 무엇인가?”에 답하려는 수많은 시도는 결국 공익에 탁월하게 기
결혼이주여성들, 가정폭력에 시달리지만 가정 떠나지 못해여전히 배우자의 영향이 큰 결혼이주여성 체류 문제지난달 한국인 남편이 외국인 아내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사건이 사회에 알려졌다. 아직 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에 제대로 대항하지 못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은 왜 가정폭력에 대항하기 힘든지 그리고 이들을 위해 해결돼야 할 것은 무엇인지 알아봤다.점점 증가하는 한국의 국제결혼최근 한국에서 국제결혼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보험연구원(원장 안철경) 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의 ‘최근 국제혼인 증가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2만
리얼리즘 사진, 사진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리얼리즘 사진에서 사회적 가치 발견할 수 있어 우리는 사진전에서 사진의 예술성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본 기사에서는 예술적 측면에서의 사진이 아닌 무언가를 기록하는 사진의 리얼리즘적 속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리얼리즘 사진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동시에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사진작가의 생각을 반영한다. 나아가 이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제시한다. 사진의 매력을 찾아가다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때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현실 그대로의 완벽한 묘사력을
얼마 전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원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오랜만에 국가사회를 위한 진정어린 걱정이 스민 발언이 나왔다. 요약하면 "정치권의 대립이나 갈등이 정파에 따라 점점 더 격렬해지고 또 그에 따라서 지지하는 국민들 사이의 적대감도 갈수록 높아지는 현상이 가장 걱정스럽다"는 내용이었다. 긴박한 시사 정치이슈와 일정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한 사회의 지적 생산자의 역할을 다하고자 애쓰는 아카데미아의 많은 사람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정파의 대립과 갈등이 국민들 사이의 '적대감'을 고조시키고
법최면수사, 억압돼 있던 기억 회상시켜 사건 해결에 기여최면수사관 자격 법제화 및 최면수사 지침 제정 필요해흔히 사람들은 최면에 대해 마술적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면은 과학에 근거를 둔 하나의 기술이다. 때때로 최면은 수사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법최면수사는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먼저 시작했으며, 많은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줬다. 법최면수사는 무엇이고, 정말 수사에 이용해도 되는 방법일까? 찬찬히 살펴보자.최면과 수사의 교집합, 법최면수사『경찰학 사전』에서 정의 내린 법최면수사란 시간의 경과 혹은 범죄로 인한 심리적
어렵고 지루한 검증 과정 없어 속기 쉬워강 교수, “유사과학에 속지 않으려는 적극적 태도 필요해”유사과학은 과학이라는 포장지에 싸여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기업은 이를 마케팅에 이용해 제품을 판매하고, 언론에서 이를 보도하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잘못된 상식이 전달됐다. 사람들이 유사과학을 쉽게 믿는 이유와 유사과학을 대할 때 필요한 자세를 알아보자.유사과학의 확산기업에서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유사과학을 활용하기도 한다. 음이온 팔찌를 착용하거나 수소수를 마시면 건강해진다는 것은 유사과학을 이용한 마케팅이다. 기업은 와셋(WASE
고립돼 마땅한 말이 온라인에 고이더니 어느새 공적인 자리로 새어나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 말이다. 『시사IN』은 “‘사상의 자유 시장’서 도태되어야 할 역사 왜곡과 선동이 국회 문턱을 넘어온 건 이 문제가 다른 차원의 해결이 필요한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사안에 대해 분석했다. 잦아드는가 싶던 가짜 뉴스와 처벌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시장 체제는 ‘경제적 합리성’을 전제로 한 ‘표준화’ 되고 ‘개중에 가장 합리적인 것들’만이 살아남는 게임이다. 『시사IN』의 표현을 따르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
목적이 다른 독일 네트워크 실행법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잘못황 교수 “국가가 여론 형성 과정에서 진실성을 검증하는 것은 해악”‘가짜 뉴스’가 우리 사회의 문제로 대두되면서 외국의 해법이 주목받고 있다.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과 이탈리아의 가짜 뉴스 금지법이다. 지난 19일 ‘언론 현안 라운드 테이블 “‘뉴스’, ‘가짜 뉴스’, ‘허위 정보’” 토론회에서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황용석 교수는 외국 규제 조항의 내용과 한계에 대해 설명했다.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지난 1월 1일 시행된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의 정확한 명칭은 ‘소셜네
폭로는 은폐되어 있던 진실을 공론의 장으로 드러내는 활동이다. 최근 미투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미투는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사회를 움직이는 틀을 되돌아보게 하는 운동의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 미투 운동은 아직도 완결되지 않고 직종을 가리지 않고 사회 각 분에서 다양한 폭로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미 공개된 보도만 해도 대학도 미투 운동의 예외 영역이 아니라 진원지의 한 곳으로 밝혀지고 있다. 미투 운동이 아직 초기 상태인지라 사람들은 사실의 규명과 폭로의 진실성에 많은 관심을 두고 호응을 보이고 있다. 미
금감원을 준비한 계기가 궁금하다.전역 후 금감원 대학생 기자단에서 활동했다. 당시 본원에서 기획회의를 했었는데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직접 만나며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옆에서 볼 수 있었다. 그때 정말 매력적인 곳이라고 느꼈다. 또한 2013년 경제 관련 사태가 터졌을 때 금감원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또 한 번 결심했다.준비하며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1년 동안 오직 필기 공부만 했다. 금감원은 다른 금융공기업에 비해 서류 통과가 어렵지 않다. 나는 학점이 3.8 정도로 금융공기업을 준비하는 다른 친구
“진도 팽목항 연결합니다. 김관 기자!” “네. 팽목항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김관 기자는 진도 팽목항을 지켰다. 팽목항에 나가 있는 그의 피부는 바닷바람에 거칠어졌고, 얼굴엔 수염이 약간 거뭇했다. 하지만 그의 눈빛만은 분명히 살아있었다. 진실만을 정확히 보도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눈빛이었다. JTBC 사회부 기자 김관(영문 01) 동문을 만났다. 기자는 ‘남 얘기하는 직업’김 동문은 대학 입학 전까지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전형적인 한국형 교육제도의 틀’에 갇힌 착실한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노란 리본 물결이 전국을 뒤덮었다. 4월 16일. 믿기지 않는 참사, 아직까지도 수습되지 않은 상황을 전해 들으며 온 국민이 함께 울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의 마음을 전부 헤아릴 순 없겠지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러나 이 기본을 지키지 못한 사람들이 루머를 양산하고 분쟁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인터넷 공간에서 난무하는 참사에 관한 악성 댓글들을 보며 많은 사람이 표현의 자유를 갖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다.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바탕
학생의 신분으로 다문화 산모의 산후조리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사회적 약자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학생단체인 우리 학교 인액터스의 프로젝트 팀 ‘맘마미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주민들이 늘어나며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맘마미아의 대표 한만형(스포츠07) 학우를 만나 맘마미아의 현재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다는 우리나라의 대학 등록금.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대학생부터 자살이라는 극단을 택하는 가장까지 높은 등록금을 대변해 주는듯한 일들이 벌어졌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반값등록금’이 등장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과연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반값등록금의 시
황무지 한 가운데 자리한 바스커빌 가(家)에는 오랜 전설이 있다. 아름다운 동네 처녀를 겁탈하려 저택에 감금한 가문의 남자와 그를 피해 황무지로 도망친 여자. 그리고 추격 끝에 마주한 두 남녀 앞에 나타나 바스커빌의 목덜미를 무참히 물어뜯은 불을 뿜는 검은 개. 선혈이 낭자한 죽음 앞에 처녀마저 까무러쳐 죽은 후 바스커빌의 남자들은 영영 평온한 죽음을 맞을
건국대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인터넷에선 <슬램덩크>의 명장면인 서태웅과 강백호의 하이파이브 장면을 패러디해 고려대와 건국대가 바통터치를 하는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허나 이 사건은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의 주장에 엇갈리는 부분이 있고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기에 지금은 섣부르게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