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금차해원(자과계열 23) 초록아 어서 이리 와이리 와서 나를 죽여줘내 머리카락을 뜯어다 울창하고 빽빽한 뿌리를 만들어가장 우월한 유전자를 가져다 핏빛의 열매를 낳아줄래여름은 초록 너 하나의 계절 너 말고는 모두 다 질식해 죽어간다는 뜻이야 과포화 상태의 공기, 침수가 일어나는 장마에도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메말라 간다는 건거대한 찜기에서 보내는 95일보드랍고 촉촉하게 익어갈 사람, 새, 고양이, 버섯, 느티나무 같은 것을 떠올렸었어96일째 되는 날에야 손끝 첫 번째 마디를 구부려 가며 기어이 감각을 되살려 내겠지만
기억-망각의 구조로 재구성하는 3•11 동일본대지진김경민(국문 18) 1. 3•11 동일본대지진의 양가성과 기억-망각의 작동 이 연구는 알라이다 아스만이 밝혀낸 기억과 망각의 상호작용을 토대로 3•11 동일본대지진과 연루된 현지 텍스트들의 기억-망각 구조를 밝혀내려 한다. 알라이다 아스만에 따르면, 기억과 망각은 분리되지 않고 상호 영향을 미친다. 기억과 망각의 구성은 동시에 이루어지고 각자의 구획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따라서 3•11 동일본대지진에 관한 기억과 망각의 구성은 아직도 수많은 문제를 양산한다. 그 중심엔 무엇을 기
학술 Go There! - 2023 서울주거포럼 해외에 비해 주거 품질 규제 미약해주거권 보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 고려한 논의 이뤄져야 2015년 제정된 주거기본법에는 ‘국민은 관계 법령 및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 생활을 할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보장받아야 마땅하나 취약 거처로 분류되는 반지하나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이들은 이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반지하 주택
‘물폭탄’ 대비해 시설물 점검에 힘써야외 근무자 대상 근무시간 조정 등 온열 질환 예방 이어져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적이며 안전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우리의 일상에 가장 많이 맞닿아 있는 캠퍼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유난히 많은 비와 무더위가 지속됐던 지난 여름, 우리 학교는 어떤 방법으로 안전사고를 대비했을까. 본지는 대학안전계획을 바탕으로 한 양 캠퍼스의 폭우·폭염 안전 예방책을 알아봤다. 폭우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올해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우와 더불어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전국에서 크
재난 대응 매뉴얼 불분명하고 일부 자치단체 대응 역량 저조해재발 방지 위해 수사와 별개로 전문적 재난 조사 필요지난해 10월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접수된 11번의 신고에도 인파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159명이 사망하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지난달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일간 국회를 향해 삼보일배 시위를 벌였다. 과연 우리나라의 재난 관리와 재난 조사는 잘 이뤄지고 있을까?재난 관리, 누가 어떻게 하나?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하 재난안전법)에 따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누군가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한 ‘체헐리즘’ “펜의 힘이 두렵지만 글의 선함이 실현될 때 비로소 뿌듯해요” ‘‘사육 곰 철창’에 갇혀…10시간을 보냈다’, ‘소주병 ‘쾅’ 무례함에 심장 ‘쿵쿵’…‘심야 편의점’ 알바해봤다’…여기 ‘사서 고생한다’는 다짐으로 현장 곳곳을 몸소 누비는 기자가 있다. 네이버 뉴스의 기자 구독 서비스에서 6만 명이라는 압도적인 구독자 수를 보유한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다. 타인의 삶을 직접 살아보고 조명하는 ‘체헐리즘’ 기사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남형도 기자를 만나 그의 이야
다양한 사회문제와 연결된 기후위기기후불평등에 대한 안전망 구축해야 지난 9월 24일, 시청-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3만 5천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그들은 ‘기후위기는 인권위기’, ‘모든 불평등을 끝내자’ 등이 적힌 슬로건을 들고 행진했다. 기후위기는 ‘인권’, '불평등’과 어떻게 연결되는 것일까? 기후위기에 더 심해지는 불평등기후정의행진은 2019년 기후위기비상행동 이후로 3년 만에 개최된 대규모 기후 행동이다. 행진에는 △노동 △농민 △여성 △장애인 등과 관련된 400여 개 단체와 수만명의 시민이
반촌돋보기 - 2022년 종로구·수원시 재난 보고서재난은 사람들에게서 일상을 빼앗는다. 올해 여름은 기후 변화로 인해 기록적인 더위와 폭우가 잇따랐고, 곳곳에 도사리는 화재의 위험은 여전하다. 오랜 시간 지속되며 일상을 변화시키는 재난도 있다. 지난 2년간 우리 곁에 머문 코로나19는 익숙했던 시절의 모습을 도리어 낯설게 만든다.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됐을 때, 우리를 둘러싼 마을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본지는 종로구와 수원시의 이야기를 살펴봤다. 마을 휩쓴 폭우, 침수된 반지하 주택“물이 사방에서 막 쳐들어오니까 손주가 퍼
인류 역사는 곧 도시의 역사이다. 도시는 영어로 City, 라틴어 Civitas에서 유래된다. Civitas는 한정된 공간에 모여서 사는 사람들이 각자 책임과 의무, 권리를 갖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형태를 의미한다.스마트 시티의 개념은 아직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스마트시티는 도시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data)등의 기술을 접목하여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스마트시티의 대부분은 3대 도시문제인 ‘에너지, 교통, 안전’ 을 다루게 된다.도시 곳
인사캠 근처 자취방 구하기 쉽지 않아취약한 주거 환경에 놓인 학우들도 존재해 경상남도 진주시에 본가가 있는 A 학우 는 군 휴학을 마치고 복학을 준비하며 기숙 사 신청을 했지만 합격자 최저 학점보다 학점이 낮아 탈락했다. 이후 다방면으로 자취방을 알아봤지만 학교 근처에는 매물이 얼마 남지 않아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던 중 셰어하우스 입주 광고를 접하고 한 학기 동안 그곳에서 머무르기로 했다. 본지는 이처럼 학우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 형태와 그에 따라 나타나는 학우들의 생활 전반에 대해 알아봤다.학우들의 다양한 주
재난은 사람에게만 매서운 것이 아니다. 폭우와 그로 인한 홍수, 산불, 녹조 현상과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등은 우리 주변의 포유류와 조류는 물론 수생 생물들까지 할퀴고 갔다. 바쁘게 귀가하는 발걸음 사이 폭우에도 피할 곳 없는 동물들의 삶이 있다. 서식지의 변화와 파괴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생물들이 있다. 인간이 겪은 피해에만 집중했던 시선을 돌려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의 상처를 함께 살펴보자. ① 낙동강 녹조가 흘러들어온 다대포 해수욕장이어지는 가뭄과 폭염 탓에 낙동강 일대의 녹조가 하류로 떠내려와 부산 다대포 해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 서울의 한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책 속 주인공이 어린 수강생들을 보며 한 말이다. 이 의미심장한 구절을 읽은 후 나는 이 책을 펼쳐보기로 했다.김애란의 비행운은 이상과 동경을 상징하는 비행운(飛行雲)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꾸만 비행운(非幸運)의 굴레로 빠져드는 아이러니한 단편 소설의 모음집이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행복을 기다리고 있다. 이사 온 집에서 꾸려갈 생활을 기대하는 『벌레들』의 아내도, 끝나지 않는 장마가 곧 멈출 것이라 믿는 『물속 골리앗』의 아들도, 충남에서
지금이 어떤 시대인지를 묻는다면, ‘전 세계가 *일일생활권에 들어온 시대’나 ‘스마트폰 등 첨단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시대’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토양에 퇴적돼 먼 미래에 인간의 시대를 증명할 흔적들은 플라스틱 쓰레기, 급증한 탄소 농도, 대기를 떠도는 미세먼지 입자일 것이다. 지질학계는 21세기에 들어 현시대를 ‘인류의 시대’라는 의미로 ‘인류세’라 표현하며 흙에 기록될 인류의 모습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성대신문 사진부는 우리나라, 특히 도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류세적 풍경을 포착해 지면에 담아냈다. 이를 통
수해 피하지 못한 이주노동자의 집“차별과 편견 같은 사회적 병리도 감염돼”지난달 폭우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의 거주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주노동자들의 숙소가 물에 잠기며 그동안 ‘집다운 집’에서 지내지 못하던 이주민의 현실이 알려진 것이다. 사회에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익숙한 일이 됐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전히 많은 이주민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 살아간다. 이들은 현재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까.다문화 사회가 된 한국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처음으로 250만 명을 넘어섰다. 법무부의 ‘2019 출입국·
‘생활 실험실’, 리빙랩우리말로 ‘생활 실험실’이란 뜻의 리빙랩(living lab)은 특정 공간 및 지역에서 최종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개방형 혁신 모델이자, 일상생활에서 기술을 시험하는 실험장이다. 대전시에서 시행된 ‘건너유’ 프로젝트는 리빙랩을 통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례로 손꼽힌다.대전시 유성 인근의 징검다리인 ‘물고기 다리’는 비가 올 때마다 침수되어 불편을 초래했다. 이에 시민들은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방안을 탐색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하천의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금 광화문 거리는 유령으로 가득하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려는 국민들의 영혼이 유령이 됐다.” 지난 8일 오후, 종로 한복판에서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종대왕상을 점거한 이들은 “우린 누구를 위해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지나. 아이들을 위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표했는데….”라며 국가의 의미를 물었다. 8명의 학생들이 꾸린 이 기습시위는 경찰 투입 3분 만에 진압됐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슬픔의 여파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 무겁게 내려앉아 있다. 순진한 학생들을 바다 밑으로 침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