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돌아오지 않는다윤성빈(사과계열 23) —입주를 환영합니다. 완만한 언덕 위, 둔덕진 길을 따라 줄지어 세워진 아파트 건물들을 몇 번이고 올려보았다. 언덕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이편까지 건물의 높이는 점점 낮아져, 각 건물의 꼭대기는 같은 고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곳은 언덕이 아니라 고른 평지에 세워진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질적인 모습. 두연 그 건물들이 언덕 위에 뿌리내린 거대한 말뚝처럼 느껴졌다. 무딘 흙바닥에 깊이 뿌리내려 이내 나무를 가장한 철근들. 그렇게 나무
인간식물김민석(국문 17) *종이컵 바닥에는 진득한 커피 덩어리가 남아 있었다. 윤 욱은 종이컵 테를 시계방향으로 돌려 씹었다. 절반 정도 씹고 나서 보니 시계는 오후 여섯 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천에 이십오라. 이 실장은 연신 눈썹만 긁어댔다. 짙은 눈썹과 동그란 눈, 돌출된 아랫입술. 군인 머리. 괜히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중년의 남성이었다. 천에 이히 시힙 오호. 이 실장은 콧노래를 부르며 박자에 맞게 수첩을 넘겼다. 보증금 천만 원에 월세는 이십오만 원. 터무니없는 금액이었다. 윤 욱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시선을
Born to be actor이예원(미디어 20) 프롤로그앵커: 오늘의 뉴스입니다. 연예부 기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최근 AI 기술로 등장하게 된 안드로이드 “루시아”의 데뷔로 연예계가 떠들씩한데요, 세계 최초 인간의 외관과 기능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해 낸 안드로이드 루시아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루시아는 김윤희 작가의 신작 드라마 작품의 주연으로 발탁되어 대중들의 더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뉴스 소리, 점점 작아진다. S#1. 대표실해수: 말도 안 돼요. 이 작품
부모님의 곁을 떠나 혼자 서울에 와 생활하면서 내가 나를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 행복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 같다.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자신을 수없이 통제해야 하고 이는 기사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공부가 하기 싫은 것처럼 기사를 쓰는 일도 만만치 않다. 기사가 완성된 후 취재후기를 쓰면 좋게만 써질 것 같아서 기사를 준비하면서 취재후기를 적어보려 한다.일단 소재를 정해야 하는데 이것부터 난제다. 이전에 성대신문에서 다루지 않았던, 시의성이 있으면서도 가치 있는 소재를 찾아야 한다. 또 참고할 자료가 많아야
인터뷰 - 정성권 크리에이터1인 가구의 자취방 방문하는 콘텐츠가 인기 끌어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로 길게 지속하고 싶어본인을 남의 집을 돌아다니며 서랍을 열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정성권. 그는 60만 구독자를 가진 자취남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로서 수많은 1인 가구의 자취방을 찾아가 그들의 집이 가진 이야기와 자취 팁들을 공유하는 영상을 제작한다. 우리 주위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공간에서 고유한 이야기를 발견하는 크리에이터 자취남을 만나봤다. 20대를 어떻게 보냈는가.환경공학을 전공했지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로부터 비롯돼 불편함 줄이기 위한 노력이 새로운 공간 만들어기자는 지난 26일 오후 6시 종로구 혜화동의 골목을 방문했다. 식당 △오이지 △정돈 △호호식당 앞은 ‘웨이팅’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처럼 우리 학교 주변에서도 웨이팅을 하는 가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이지’ 앞에서 대기 순서를 기다리던 안해지(26) 씨는 “이제는 웨이팅이 있는 것이 당연시된 것 같다”고 말했다.지루한 웨이팅, 문화가 되다 웨이팅은 가게가 공급할 수 있는 경험보다 소비자의 수요가 클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기 있는 음식
인터뷰 - 야놀자에프엔비솔루션 김정섭 대표예상 대기 시간 안내해 편의성을 높여디지털 소외 계층 위해 현장 중심 서비스 제공2년 전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은 타 스타트업을 인수해 ‘나우 웨이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나우 웨이팅은 원격으로 대기 번호를 부여하는 앱이다. 우리는 ‘나이키’, ‘아웃백’, ‘에르메스’ 등의 매장 앞 태블릿에서 나우 웨이팅을 만날 수 있다. 지난 23일 강남역에 위치한 ‘야놀자’ 본사에서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김정섭 대표를 만났다.나우 웨이팅에 대해 설명해달라.나우 웨이팅은 소비자와 매장 점주 모두를 위한
여러 곳에서 소리 날수록 입체음향 효과 높아 각 환경에 최적화된 입체음향을 제공하는 기술로 나아가 메가박스의 돌비 시네마나 CGV의 soundX 같은 특별 상영관은 일반 상영관보다 생생한 음향을 들려줘 더욱 영화에 몰입하게 해준다. 최승범(건설환경 22) 학우는 *ASMR 콘텐츠를 보고 “귀를 만지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는데도 소리를 들으니 귀가 간지러운 느낌이 들어 생소했다”며 그 후기를 전했다. 이는 모두 입체음향 덕분이다. 입체음향은 어떻게 내가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혹은 실제로 내 귀에다 무언가를 하는 것처
처음 만나던 날을 종종 떠올립니다. (3,-1). 공책을 펴고 좌표평면을 그려 당신의 위치를 표시했습니다. 그때 작게 그려 넣은 검은 점이 작도의 시작이었다면, 어쩌면 모든 건 늦여름에서부터 출발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분주하고 소란스러운 공기 속에서, 당신은 책상 아래로 살짝 꼬은 다리를 늘어뜨리고는 통-통, 느린 속도로 발 리듬을 탔습니다. 목이 짧은 양말을 신은 탓에 리듬에 맞추어 복사뼈가 사라졌다가 나타났습니다. 당신의 모든 차림은 계획되어 있었고, 차림새에 있어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실수를 만들지 않
가나와 레더라박민혁(사학 14) 00.그것은 낙서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아름다운 무언가였다. 01.가나는 입에 볼펜 크기 정도의 손전등을 물고 있었다. 하얀 불빛이 어두운 굴다리 안에 어른거렸다. 치익, 치이익. 쉬지 않고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가나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콘크리트를 뭉쳐 만든 벽에 순식간에 겨울 풍경이 나타났다. 풍경의 안쪽은 비어있었다. 그 위에다가 가나는 하얀 꽃들을 그렸다. 하얀 꽃은 종류가 많았다. 목련과 아까시, 라일락....... 풍경이 꽃들로 가득 찼다. 하얀 꽃은 전부 눈꽃이라고 가나는 생각했다.
아무것도 묻지 않을게노다겸(경제 20) “그런데, 어디 있니?” 최은경 씨의 핸드폰으로 또 알림톡이 왔다. 은경 씨는 이제 그 사근사근한 멘트를 외웠다. 아니, 다 외웠을 뿐만 아니라, 똑같은 시간에 온 그 ‘까똑!’ 소리에 “그런데, 어디 있니?”라고 대꾸하기까지 했다.최은경 고객님! 우체국입니다. 윤주선 고객님의 부재로 배달하지 못한 택배가 반송되었습니다. 대구달서우체국. 월성동에 사는 덕분에 달서우체국이 코앞이라 반송 완료 알림이 아침부터 빨리 오는 건 또 누구 속 터지라는 친절인가. 은경 씨는 국밥집에서 밤새 시달린 다리를
김진숙(중문 20) S#1 정오. 도로. 매미우는 소리 청희(여, 27세), 무연(남, 25세) 각각 배낭을 멘 채 캐리어를 하나씩 끌고 화면 안으로 들어온다. 청희, 짧은 탈색 머리를 했고 유행이 지난 낡은 원피스를 입었다. 무연, 히피처럼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딱 붙는 검은 나시티를 입었다. 더운 날씨 탓에 두 사람의 얼굴은 물가의 바위처럼 반들반들 빛난다. 자꾸 뺨에 달라붙는 긴 머리카락을 때어내는 무연. 혈색 좋게 탄 팔을 들어올릴 때마다 겨드랑이의 무성한 털 보인다. 청희와 무연, 들뜬 목소
차서영(연기예술 20) *희곡은 사무엘 베케트 원작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오증자 역, 2012, 민음사)를 오마주하는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 *극 중 밴드 ‘화성이주반대집회’의 노래는 미미시스터즈의 ‘우리 자연사하자’(2018) 이다. 해당 노래를 모티브로 하여 장면이 창작되었다. *희곡은 안드레이 스나이르 마그나손의「시간과 물에 대하여」(노승용 역, 2020, 북하우스)을 인용하고 있다. 현재 이곳 극장에 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극장에서 해수면 상
국내의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기업은 선진 기업을 따라 하는 패스트팔로우(추격자)에서 벗어나서 퍼스트무버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 경제와 기업들의 빠른 추격자 전략이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성장의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퍼스트무버(선도자)로 가야 하며 이를 달성 하기 위한 방법으로 월드퍼스트(세계최초)를 강조한다.세계 최초 하면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 바로 일본의 소니라는 회사이다. 지금은 게임, 음악, 영상 등의 사업이 전체의 반 정도를 차지하는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기업이 되었지만, 80년대, 90년대
일반적으로 인재는 I자형과 T자형으로 구분한다. I자형 인재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느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인재이다. I자형 인재는 소품종 대량체제의 산업사회에서는 한 우물을 깊이 파는 전문가형이 필요했다. I자형 인재는 80년대, 90년대 당시의 일본의 소니가 좋은 사례이다. 소니는 세계 최초 하면 떠 오르는 기업이었다. 오디오, TV, 컴퓨터 등 소니 가전은 늘 세계 최초의 고가 제품이었다. 소니의 제품이 1등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었던 것은 남들이 쉽게 남들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아나로그 기술이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화면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비슷한 원리를 활용한 플렉서블 일렉트로닉스도 활발히 사용될 예정지난해 10월 4일,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갤럭시 Z 폴드와 갤럭시 Z 플립 3의 국내 판매량이 출시 39일 만에 100만대를 돌파했다. 소비자들은 원할 때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열광했다. 이렇듯 휘거나 접을 수 있는 화면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라고 한다. 화면 이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은 여러 기술의 집합체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전자 기기 뿐만
déjà:vu이예원(미디어 20) 집필 의도이 시나리오는 “삶에 미련이 많은 사람과 미련이 없는 사람"을 다룬 작품이다. 필자는 이 삭막한 세상에서 다시 한 번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과, 삶의 가치에 대해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끔 이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살아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이다. 로그라인 과거 여자 주인공이 죽어있던 코마상태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의문의 ‘그’를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줄거리 과거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던 유화림은 자살 시도를 하다 실패하여
처음 취재를 나갔던 날은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찬 바람이 매섭던 2021년 2월, 지난 학기 개강호 나의 첫 기사 소재는 ‘팀빌딩과 온라인 입학식’이었다. 당시 팀빌딩에 참여한 21학번 학우의 멘트를 얻고자 프레스증과 명함을 챙기고서 무작정 자과캠으로 향했다. 그때의 자과캠은 낯설어서인지 긴장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더욱 춥게만 느껴졌던 것 같다. 프레스증을 목에 건채, 한 손에는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새 명함을 다른 한 손에는 멘트를 녹음할 휴대폰을 쥐고 후문에서 1시간가량을 서성거렸다. “안녕하세요 성대신문 보도부 기자 이현정
새벽배송 증가하자 교통사고 건수도 크게 증가퀵커머스 시장 등장으로 골목상권은 휘청 '이제는 하루배송 시대', '오늘 주문 내일 도착’. 이제는 익숙한 마케팅 문구다. 빠른 배송이 일상화되고 있지만 우리 학교 박해울(아동 18) 학우는 해당 서비스 이용을 자제하고 있다. 박 학우는 “빠른 배송과 새벽배송이 편리하긴 하지만 내 주문이 노동자들의 과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점점 과열되는 속도 경쟁, 이대로 괜찮을까?이제는 새벽배송 시대, 그 이면은?유통업계의 배송속도 경쟁이 치열
뉴스를 검색하는 데 ‘MZ세대 글로벌 대형 행사’, ‘대선 후보의 이남자 공략’, ‘욜로 족과 파이어 족’ 등 세대나 부류를 나누고 규정하는 용어가 눈길을 끈다. 한 경제용어사전에 의하면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로서 이들은 2021년 현재 10대 후반에서 30대의 청년층으로 휴대폰,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다. 이들은 변화에 유연하고 새롭고 이색적인 것을 추구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쓰는 돈이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