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선신정 기자 (sunsj93@skkuw.com)

학기가 종료될 때마다 학우들은 GLS에 접속해 성적을 확인하기에 바쁘다. 불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은 학우는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교수에게 이의신청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성적이의신청제도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양캠 학우(인사캠 112명, 자과캠 123명)를 대상으로 성적공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실제로 대다수 학우가 현재의 성적공시제도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 중 인사캠에서는 64.9%, 자과캠에서는 59.2%의 학우들이 ‘현재 성적공시제도가 합리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성적공지 늦어져 이의신청 못 하게 되는 경우 빈번해
영어영문학과 12학번 A학우는 “성적공시 기간에 성적이 올라오지 않아서 점수 확인이 불가능해 이의신청 자체를 못한 적이 있다”며 “성적공시 기간과 이의신청 기간을 연장해서 이로 인한 학생들의 불이익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이 신속히 공시되지 않아 이의신청 기간이 지나버려 학우들이 이의신청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아예 이의신청 받지 않겠다는 교수도 있어
철학과 12학번 B학우는 “일부 교수님들은 처음부터 강의계획서에 이의제기를 받지 않는다고 표기해놓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설문조사 결과 ‘담당교수가 성적이의신청을 아예 받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양 캠 평균 47.8%의 학우가 ‘예’라고 답했다. 캠퍼스 별 비중은 자과캠이 더 높았다. 인사캠에서는 34.4%의 학우가, 자과캠에서는 67.2%의 학우가 ‘예’라고 답했다.

이의신청하더라도 답변 얻을 수 없어
국어국문학과 12학번 C학우는 “온라인상으로 이의신청을 해도 교수님은 조회조차 하지 않아 성적이의신청제도가 별 소용이 없다고 느꼈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설문조사 결과 성적이의신청 후 답변을 얻지 못하는 사례가 자과캠보다 인사캠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과캠에서는 과반수가 넘는 63.4%의 학우가 성적이의신청 후 교수로부터 답변을 받았다고 답했지만 인사캠에서는 37.2%의 학우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의신청 후 영문도 모른 채 학점이 깎이기도
한편 성적이의신청을 하면 교수가 오히려 학점을 낮춰서 준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성적이의신청 후 다른 사유 없이 성적이의신청을 했다는 이유로 점수가 내려간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양 캠 모두 2.1%의 학우가 ‘예’라고 답했다. 설문조사 기타란을 통해 학우들은 “더 낮은 점수를 줄까 봐 무서워서 이의신청을 하지 못했다”, “이의신청을 했지만 교수님이 오히려 점수를 내렸는데 이는 부당한 처사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관련 제도 있음에도 실효성 떨어져
우리 학교는 성적이의신청에 관한 내용을 내규에 규정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 우리 학교 규정집 수업운영에 관한 내규 제20조 ‘성적공시 및 제출’에서는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개설된 모든 수업은 학사일정에 정한 기간에 성적 공시해야 하며(제1항), 교강사는 성적공시기간에 제출된 성적 관련 학생의견을 확인해 성적 확정 후 최종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제2항). 그러나 해당 제도는 의무화할 제재 수단이 딱히 없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교무팀(팀장 오시택) 관계자는 “성적을 주는 것은 교강사의 권리이자 권한이기 때문에 이를 강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실효성을 갖추지 못한 성적이의신청제도는 학우들의 불만을 양산하고 있다. 적절한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해당 제도는 ‘허울뿐인 제도’란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