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선신정 기자 (sunsj93@skkuw.com)

우리 학교는 지난 △2005년 △2008년 △2011년에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서 실시한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에서 최우수대학에 선정됐다. 교과부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13조에 의거해 3년 주기로 장애대학생의 교육여건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실태평가를 하고 있다. 평가항목은 크게 △교수 및 학습 △선발 △시설 및 설비 3개 영역으로 나뉜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사)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이하 인권포럼)에서 실시한 평가의 결과는 사뭇 다르다. 우리 학교는 대부분의 평가항목에서 평균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아 23개 대학 중 20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담당자 강은선) 강은선 직원은 “인권포럼 측에서 학생들의 불만사항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학교 측의 의견이나 계획에 대해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권포럼에서 실시한 평가를 담당했던 현근식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연구요원은 “당시에 장애학생지원센터도 없었고 평가항목도 엄격했기에 낮은 점수를 받았던 것 같다”라며 “현재는 많은 부분에서 보완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인권포럼에서 실시한 평가 후 우리 학교에서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생긴 것이다. 장애학우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만들어달라는 의견이 들어왔지만 고질적인 공간문제와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시간이 소요됐다. 2011년에 설립된 인사캠 장애학생지원센터에는 전담 사회복지사 직원이 상주해 장애학우들을 위한 지원을 담당하고 있으며 장애학우들을 위한 기자재가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다양한 지원 사업 진행 중인 장애학생지원센터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지원 사업은 크게 △학습지원 △대학생활 지원 △진로취업 지원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인 학습지원 프로그램으로는 학습도우미 제도가 있다. 학습도우미는 우리 학교 학우들로 구성되며 학기 초에 선발한다. 초반에는 지원이 미미했지만 현재는 많은 학우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다. 학습도우미는 장애학우가 듣는 강의내용을 필사해주고 조별과제 시 같은 조에 속해 도움을 주는 등 장애학우들이 원활한 학습활동을 지원한다.
대학생활 지원영역에서는 △도서관 이용지원 △신입 장애학생 오리엔테이션 △장애학생 간담회 △장애학생 멘토링 제도 △장애학생 워크숍 운영 등의 프로그램을 포함한다. 현재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는 1학기에 2번 장애학생간담회를 열고 있다. 장애학생지원센터에 지도교사가 상주하다 보니 평소에 불만사항이나 건의사항이 제때 접수돼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친밀감을 쌓고 정보도 공유하는 자리다.
진로취업 지원 영역에서는 △각종 교내외 활동 연계와 관련된 사안들 △장애학생 경력 개발 프로그램 △진로 및 취업상담을 지원 하고 있다. 현재 우리 학교에는 인사캠에만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존재한다. 대신 인사캠 담당자가 자과캠에 내려가 상담 및 업무를 보기도 했다. 곧 자과캠 삼성학술정보관 3층에도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생길 전망이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며, 9월에서 10월 중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동 어렵고 자치단체 부재해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생긴 후 장애학우들에 대한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애학우들이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이 존재한다. 우선 지형상의 문제로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학우들은 학교를 오르내릴 때 불편함을 겪고 있다. 경영관과 호암관 사이에 경사로가 없어서 장애학우들이 수업을 들으러 갈 때 호암관 뒷편의 급한 경사로로 올라가거나 교수회관 쪽으로 올라가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수업을 들으러 갈 때도 심한 경사로를 올라야 하는 인문관이나 수선관에 강의실이 배정되면 장애학우들은 수업에 갈 때마다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이에 대해 강은선 직원은 “장애학우들의 편의를 위해 이동이 불가피한 과목이 아니면 최대한 강의실을 변경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외에 장애학우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경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고려대학교의 경우에는 장애학생지원센터 산하에 장애학생회를 별도로 두고 있다. 또한 충북대학교는 장애 학생대표 1명을 총학생회 대의원으로 선발해 장애학생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대변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성훈(국문12) 학우는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충분히 도움을 주고 있지만 총학생회 차원에서 장애학우들을 위한 공약을 내거는 것은 보지 못했다”며 “고려대나 충북대처럼 장애학우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자치단체가 생기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