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지형 기자 (omi0511@skkuw.com)

▲ KT와의 연습 경기에서 승리한 우리 학교 선수단의 모습. / 한영준 기자 han0young@skkuw.com
지난 11일, 자과캠 야구장에서 우리 학교 야구부의 연습경기가 벌어졌다.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회장기 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전(이하 춘계 대회)에 대비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상대는 2015년 프로야구 1군 진출 예정인 KT WIZ. 야구부는 경기 중반까지 KT에 1-2로 끌려가며 프로의 벽을 실감하는 듯했다. 그러나 8회에 상대 유격수의 실책을 틈타 4-2로 뒤집으며 승기를 잡았고, 9회에 솔로홈런 하나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최종 스코어 4-3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 2년간 다소 주춤했던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한창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들을 만나봤다.

우리 학교 야구부는 대학야구 전통의 강호로 2011년까지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회장기 전국대학야구 춘·추계리그전 △KBO 총재기 전국대학야구대회 등 주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2011년 대통령기 대회 우승을 마지막으로 이후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춘계 대회에서는 1승 3패로 D조 최하위를 기록해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4학년 선수가 예년에 비해 적었던 데다가 3학년 이하 선수 중에서도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에 시달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윤성길 야구부 코치는 “진 데에 무슨 이유가 있겠느냐”면서도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해 상황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우선,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전체 선수단은 다른 팀에 비해 월등히 많은 훈련을 소화한다. 강점인 수비와 주루 능력을 한층 향상시키고 포수력 등 상대적으로 미흡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타 팀에 비해 매일 두 배 가까이 많은 시간을 쏟아 붓는다. 지난 겨울 동안 대만과 부산에서 혹독한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린 야구부는 시즌 직전인 지금은 투타 기술을 중점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훈련량은 전 세계 최고일 것”이라는 윤 코치의 말에서 야구부가 김성근 감독 시절의 SK 와이번스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김민수 학우가 투구 자세를 취하고 있다. / 한영준 기자 han0young@skkuw.com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이 가세하자 전력도 한층 강화됐다. △고재황 △김민수 △조무근 등으로 구성된 투수진과 △김융 △김인환 △박지규 등이 버티는 타선이 제 몫을 다해준다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187cm의 큰 키에서 140km대 초반의 강속구를 내리꽂는 김민수(스포츠11·투수) 학우는 코치진이 꼽는 기대주다. 이날 KT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 김 학우는 4와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1홈런 6사사구로 2실점 하며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했다. 완벽한 투구는 아니었지만 그의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만 잘 통한다면 실전에서는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다해줄 것으로 본다. 김 학우는 “아무래도 프로 구단과 시합을 해서 긴장이 됐던 것 같다”며 “대회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제구력에 좀 더 신경 쓸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야구부 졸업생 8명 전원은 프로 구단에 입단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팀의 부진은 오는 8월에 시작될 드래프트에서 선수 개개인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야구부의 이번 시즌 성적이 팀에게나 개인에게나 모두 중요하다. 이 때문인지 ‘우승 아니면 안 쳐 준다’는 코치진과 선수들의 말에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절실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한편 밝아진 더그아웃 분위기 역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선·후배간의 소통이 자유로워지면서 위축됐던 선수들의 플레이가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정상을 차지하기 위한 야구부의 ‘플레이볼’, 그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