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건호 기자 (rheegh95@skkuw.com)

지난 3일 우리 학교 신소재공학부 황동목(사진) 교수 연구팀이 그래핀을 이용한 고성능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종합기술원 나노일렉트로닉스 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됐고, 향후 5년 안에 현재보다 100배 빠른 반도체와 CPU를 만드는 등 그래핀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핀은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에 비해 100배 이상 빠른 전자 이동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인장강도가 커 접거나 구겨도 특성이 유지돼 현 전자제품의 추세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활용할 수 있어 꿈의 소재로 평가된다.

황동목 교수는 “그래핀의 활용도를 찾기 시작한지 불과 5년밖에 되지 않아, 그래핀을 제품화하는 수준까지 만들지 못했다”며 상용화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상용화되기 어려운 가장 큰 요인은 투명 디스플레이에 활용할 만큼 그래핀을 크게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핀은 0.2 나노미터로 두께가 매우 작다. 그래서 기존 기술들은 그래핀을 크게 성장시키기 위해 그래핀 조각들을 모아 붙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분자구조가 균일하지 못하고 불안정해 인장강도가 약했고, 주름이 생겨 크고 완벽한 단결정을 만들지 못했다.

황 교수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그래핀을 반도체 웨이퍼 크기로 성장시킬 수 있는 분자구조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 합성법은 실리콘 표면 위에 단결정 게르마늄을 얇게 코팅해 그 위에 그래핀을 만드는 방법이다. 게르마늄과 그래핀 사이에 상호작용이 없어 단결정 그래핀을 쉽게 떼어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주름과 같은 구조적 결함이 없는 단결정 그래핀을 실용화할 수 있을 정도로 대량생산할 수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게르마늄은 초기비용은 비싸지만, 친환경적이고 재활용할 수 있어 경제성을 가지고 있다. 그는 “실험실이라는 공간의 한계로 2인치 크기의 실리콘 웨이퍼에 단결정 그래핀을 만들었지만, 기술적으로 2인치와 10인치 크기 이상에서 만드는 것은 같기 때문에 어떤 크기의 웨이퍼에도 단결정 그래핀을 깔 수 있다”며, “장비와 투자의 한계일 뿐 기술의 한계는 아니다”고 상용화 가능성을 말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 학교 대학원생과 학부생이 참여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며, 지난 4일 ‘사이언스지’에 속보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