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종윤 기자 (burrowkr@skkuw.com)
▲ 우리 학교 배구부가 상대 팀의 스파이크를 막아내는 ‘디그(dig)’ 훈련을 하고 있다. / 김은솔 기자 eunsol_kim@skkuw.com

우리 학교 배구부(감독 김상우 사진)의 최근 기세가 매섭다. △제92회 전국체육대회 우승 △2011 전국대학배구 종합선수권대회 우승 △2012~2013 전국대학배구추계대회(이하 추계대회) 2연패를 하며 최근 3년간 4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추계대회에서 2연속 우승을 거두며 ‘가을 절대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작년 추계대회 최우수선수이자 ‘2013 한국배구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전광인(스포츠10) 동문이 프로로 진출한 공백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해까지 13년간 배구부를 이끌어 온 박종찬 감독이 떠났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령탑은 주위의 걱정을 덜어낼 수 있을까.

아쉬운 출발, 완벽해진 자신감
지난 8일 막을 내린 ‘2014 전국대학배구춘계대회(이하 춘계대회)’는 김상우 감독이 이끄는 배구부의 첫 시험 무대였다. 5명의 4학년생이 프로 무대로 진출하고 감독도 바뀐 상황에서 ‘배구 명가’라는 명성에 부담감을 느낄 법도 했지만, 예선 3경기에서 2승 1패로 무난한 성적을 거두며 4강에 안착했다. 그러나 지난해 춘계대회 왕좌에 오른 바 있는 경기대와의 4강전에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아쉽게 패배하며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3세트까지 앞서고 있었지만, 4세트와 5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홍익대와의 예선 3번째 경기에서 주 공격수 김병욱(스포츠12·라이트) 학우가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김 학우는 통증을 견디고 4강전에 출전하는 투혼을 보였지만, 결국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사실 김 감독은 이번 춘계대회에 많은 기대를 걸진 않았다. 아무래도 지난해까지 팀의 공격을 상당 부분 책임져 준 전 동문의 공백이 클 터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배구 명가다웠다. 김 감독은 “공격수 부재로 이번 대회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으나, 막상 대회를 마치고 나니 나와 선수들 모두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대체로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로 꾸려진 만큼 연습을 통해 경기 감각과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앞으로 배구부가 해야 할 일이다.

▲ 김은솔 기자 eunsol_kim@skkuw.com

2014 신조는 ‘빠른 배구’
김 감독은 이전보다 빠른 박자의 배구를 구사할 계획이다. 올해 공격수들의 신장이 다른 대학팀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오픈 공격을 노리기보다는 상대 수비수의 블로킹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빠르게 공을 돌려 시간차와 속공 등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스피디한 경기 운영을 위해 모든 선수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주전 4학년생 3명의 활약이 더욱 요구된다. 특히 토스를 담당하는 주장 노재욱(스포츠11·세터) 학우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김 감독은 노 학우에 대해 “세터치고 신장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높은 타점에서 토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높은 곳에서 빠르게 토스가 이뤄지면 상대편 블로커들이 공의 움직임을 따라오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까지 후보 선수로만 경기에 출장한 노 학우기에 경험 부족이라는 문제가 남아 있지만, 이미 춘계대회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다. 노 학우는 “춘계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쉽다”며 “열심히 준비해 앞으로 남은 대회는 좋은 결과로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포부를 나타냈다.

오는 24일 ‘2014 전국대학배구리그’가 개막한다. 대회가 10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김상우 호(號)의 빠른 배구가 성적과 재미 모두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