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지웅배 기자 (sedation123@naver.com)


처음 수학과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주위 사람들은 내 선택에 혀를 차기 일쑤였다. ‘수학과 가서 밥 벌어 먹고 살겠냐’, ‘그런 과가 무슨 가치가 있냐’. 4년 정도 지나 문헌정보학과를 복수전공하기로 결정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전과 비슷한 반응이었다. ‘문헌정보학과는 뭐하는 학과냐’, ‘사서나 해서 먹고 살겠냐’. 이는 내가 신문사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나의 선택은 늘 주위 사람들의 의문을 품게 하였다. 사실 이 정도면 남들과 다르게 살고자 선택하는 고질병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내가 추구한 가치는 무엇일까. 유년시절에는 거짓말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친구들과 싸우고 남는 앙금으로의 어색한 관계가 싫었기 때문이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공부와 담쌓고 살던 스스로의 모습에 미래가 적잖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지내다 대학교에 원서 접수를 할 시기가 다가왔다. 대다수가 그랬겠지만 몇 년간 공부에 전념하느라 스스로가 좇는 가치가 무엇인지 잊고 살았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가치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했다. 당시에는 수학이었다. 물론 현재에 와서는 수학과 다소 거리가 있는 길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내가 시간을 들이고 힘을 쏟으며 옳다고 인정받는 답을 찾아내는 수학이 내 길이라고 생각했다. 문헌정보학과, 신문사 내가 결정한 선택은 다 비슷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 가지는 관심, 수많은 기억과 감정들이 그 선택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말이다. 누군가가 부정하고 무시한다 해도 결국 절대적인 가치는 없으며 점들이 모여 선이 되듯이 쌓아 가는 것이 가치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신문사에서 지내며 기사를 취재하고, 글쓰기를 배우며, 누군가의 가치를 인정하던 그간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현재 기사를 마치고 4년 전으로 돌아가 수학 앞에 다시 앉아 있는 느낌이다. 그때와 내가 얼마나 달라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간 선택한 것들의 가치를 높이고자 힘썼던 것 같다. 현재 1년의 기자 생활이 지나고 마지막 2번의 발간을 앞두고 있다. 나는 오늘도 신문사의 문을 연다. 내가 선택한 것의 가치를 결정하기 위해.

지웅배 기자sedation123@skkuw.com
지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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