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촌사람들 - 찌개부대 김성인 사장

기자명 김윤수 (kysoosyk@gmail.com)
찌개부대 김성인 사장사진 | 김윤수 기자
찌개부대 김성인 사장
사진 | 김윤수 기자 kysoosyk29@skkuw.com

좋은 배달문화 형성하고자 해
메뉴 하나 추가에도 성심성의껏

 

우리 학교 자과캠 쪽문에서 나와 ‘하숙’, ‘월세’가 적힌 전단지로 가득한 골목을 지나면 ‘찌개부대’라는 간판 아래 포차 인테리어를 한 가게가 눈에 띈다. 다소 어두운 조명 아래 많지 않은 테이블이 포장마차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직은 손님이 없는 오후 3시에도 사업 구상을 위해 분주하던 김성인 사장을 만났다.


그는 처음부터 외식업계에 발을 들인 사람은 아니었다며 입을 뗐다. “17, 18학번들은 잘 모르겠지만, 원래 매년 입학식마다 제 공연으로 1년을 시작하는 게 일종의 관행이었죠.” ‘히든싱어5’ 싸이 편에 출연했던 그는 여러 행사에서 우리 학교 법대 동문 ‘짜가 싸이’, 일명 ‘짜이’로 무대에 오르던 사람이었다. 2016년 입학식을 끝으로 학교 행사에서 자취를 감췄던 그는 율전동 주변에서 가게를 차리려 준비 중이었다고 전했다. 아내를 따라 내려온 수원을 가게 장소로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가게가 많은 명륜과 달리, 율전동은 랜드마크라 할 만한 가게가 몇 없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하지만 그의 가게도 처음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짜이 포차’ 개업 당시 이상과 다른 실상에 골머리를 앓았어요.” 그가 추구한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가게는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가게 특성상 인근 주민과의 마찰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요리를 좋아했지만, 처음부터 장사를 목적으로 요리하던 사람은 아니어서 일 자체도 힘들다 느껴지기까지 했었죠.” 하지만 그는 “위기 뒤에 항상 기회가 온다”며 가게 방향을 전환한 계기에 대해 말했다. “백종원 대표가 ‘재료를 사서 직접 해 먹어봐라. 생각보다 힘들다. 그러니 맛집에 가서 사 먹어라’라는 뉘앙스의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근데 항상 ‘배달시켜 먹어라’ 같은 조언은 없더라고요.” 좋은 배달문화 형성이 필요함을 느낀 그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닌 만큼,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음식 배달을 목표로 하게 된 것이다. “‘맛있는 요리를 따뜻하고 저렴하게’라는 일념으로 임하자 꾸준히 찾는 손님들이 생겼죠.” 그는 현재 ‘찌개부대’ 외에도 ‘오닭꾸’, ‘노빠꾸’라는 가게를 운영 중이다. 그는 “여러 가게를 하다 보니 ‘짜이 포차’에만 있기 어려워졌기에 가게 이름을 ‘찌개부대’로 바꾸게 된 거죠. ‘짜이 포차’가 망한 것은 아니에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가게 운영철학에 대해 묻자 그는 “광고하지 않는 것”이라 답했다. “섣부른 광고로 끌어모은 손님은 한번 실망하면 다시 오지 않아요.” 마음을 다해 기본에 충실하면 모든 뜻은 통한다는 것이 가게 운영의 근간이 됐다. 그가 말하는 진심은 메뉴 하나를 추가할 때에도 가득했다. 그는 냄비에 담긴 김치찌개를 가리키며 “‘찌개부대’라는 가게 이름에 걸맞게 찌개 메뉴를 추가하려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일주일째 저녁은 김치찌개에요”라고 웃어 보였다.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로 그는 “고정관념으로부터 멀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가 지금 하는 일이 전공과 거리가 있음에도 이 길을 택한 것은 ‘무엇을 할지’ 보다 ‘왜 하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후배들이 ‘왜’를 먼저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무엇을 할지’는 자연스레 따라올 결과에요.” 끝으로 가게의 향후 운영계획에 대해 묻자 “지금처럼 계속 노력해 3년 내에 백종원 대표를 만나는 거예요. 아마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올 거 같아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기본에 충실하다는 그의 가게 운영철학이 언젠가 백종원 대표를 만나는 꿈을 이루도록 이끌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