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윤수 (kysoosyk29@skkuw.com)
일러스트 l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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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ㆍ가성비 외에도 자기경영적 특성 띠어
시작할 때 전문가의 도움 받는 것 권장

편리함과 가성비를 바탕으로

박혜빈(물리 18) 학우는 최근 자세 교정에 좋은 스트레칭 영상을 따라 한 운동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평소 자세가 안 좋은 편이라서 관련 영상을 찾아보고 이틀 정도 스트레칭을 하니 허리 통증이 많이 줄었어요.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영상의 도움을 받아 스트레칭하고 있어요.” 홈트레이닝은 비단 학우들뿐만 아니라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걸쳐 사랑받는다.

홈트레이닝이 많은 사람을 사로잡은 결정적인 요인으로 먼저 편의성을 꼽을 수 있다.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이세용 교수는 “어느 때나 집에서 편히 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기존의 헬스장에서 진행하는 운동보다 시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세용 교수는 최근 각종 SNS와 인터넷에서 운동 관련 영상을 곧잘 검색해 찾아볼 수 있는 접근성도 홈트레이닝의 인기에 한몫했다고 봤다. 그는 “건강관리에 대해 관심이 커진 현대인은 다양한 운동법 영상을 통해 혼자 운동을 주체적으로 진행할 역량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질의 운동법 영상이 충분하기에 더 이상 많은 지출을 감수하면서 헬스장에 찾아갈 필요를 못 느낀다는 것이다. 덧붙여 이세용 교수는 “자신에게 적합한 *PT를 구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 영상을 찾아 홈트레이닝하는 것이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다 느끼는 것”이라며 홈트레이닝의 강점을 정리했다. 2017년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홈트레이닝의 경제성이 현대인의 입맛에 맞았던 것이 잘 드러난다. 본 설문 조사에서 *홈트족의 58.2%가 홈트레이닝을 하는 이유로 ‘별도 비용이 들지 않아서’라고 답한 것으로 비추어 볼 때 홈트레이닝의 가성비가 좋은 점이 소비자에게 주효했음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한 홈트레이닝 열풍은 현재까지도 식을 줄 모른다. 한 SNS에서 ‘#홈트레이닝’으로 태그된 게시물은 현재 38만 7천 개가 넘을 정도로 많은 것으로 보아 홈트레이닝이 하나의 운동 향유 방식으로 자리함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홈트레이닝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비결은 단지 편의성과 가성비 때문일까?

홈코노미로부터, 하지만 조금 다른
홈트레이닝이 인기를 끌게 된 내막에는 홈코노미의 성행이 있다.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이준영 교수는 “홈코노미는 집의 활용도가 단순히 주거와 휴식이라는 수동적인 기능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장점을 발판삼아 자기계발과 취미 활동의 공간으로 확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최근에는 집에서 휴식을 즐기는 이들, 일명 홈루덴스(Home-Ludens)족의 등장으로 홈코노미의 영역은 다양화되고 있다. 이준영 교수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취미 활동에 몰입하고자 하는 욕구와 체험 소비 지향 트렌드가 맞물려 홈코노미가 활성화된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리하여 집은 직접 술을 빚고(홈브루잉), 원두를 로스팅하며(홈카페), 운동하는(홈트레이닝) 곳이 된 것이다.

이제는 소비 경향이 홈코노미에서 더 나아가 ‘1코노미’로 변화한다고 분석하는 시선도 있다. 이준영 교수는 “최근에는 단순히 혼자 사는 사람부터 혼자만의 생활양식을 즐기는 사람을 모두 포함한 넓은 의미의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1인 가구의 소비 특성을 반영한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1인 가구 소비 특성에 대해 “평소에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행태를 보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른바 *포미(FORME)족의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영 교수의 저서 『1conomy』에서는 “포미족을 위한 작은 사치가 유행하면서 많은 전문가가 H.E.A.T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건강관리·취미(Healthcare·hobb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액세서리(Accessory) △여행 산업(Tour)을 지목했다. 이렇듯 홈트레이닝은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가성비가 좋은 점 때문에 시작하지만 한 번 발을 들이면 건강관리에 지출을 망설이지 않게 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또한 홈트레이닝은 단순한 건강관리에 그치지 않는, 자기경영의 첫걸음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주식회사 ‘헬피니스’ 이영남 이사는 “자기경영이란 자신의 육체와 정신 모두를 경영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자기경영·계발·관리 분야의 교육은 육체를 배제한 사고력 강화에만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자기경영의 시작은 육체 에너지 관리에서 시작한다”며 “자기경영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건강을 바탕으로 사고력을 창조적으로 쓸 수 있게끔 해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홈트레이닝은 다른 홈코노미와 비교했을 때 자기경영적 성격이 두드러진다”며 홈트레이닝의 차별성을 언급했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홈트레이닝은 최근 다양한 변화를 만나고 있다. 예전에는 헬스장에 직접 찾아가 PT에게 코칭을 받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던 반면, 이제는 전문 코치가 직접 집으로 찾아오는 방문트레이닝도 인기를 끄는 추세다. 홈트레이닝은 오히려 나태한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점을 갖는데 이를 보완한 팀트레이닝도 인기를 끈다. SNS를 통해 같은 운동을 하는 사람과 함께 홈트레이닝을 진행함으로써 운동 효과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최근의 흐름은 홈트레이닝의 운동방식만 바뀐 게 아니라 헬스 용품의 수요에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의 인기 있던 홈트레이닝 용품은 짐볼, 아령과 같이 전형적인 간단한 맨손 운동 제품에 그쳤던 반면, 인터파크가 지난 1월 1일부터 14일 동안 홈트레이닝 제품 매출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스쿼트머신, 트레드밀과 같은 전문적인 헬스기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더불어 디자인을 강화한 홈트레이닝 제품도 출시된다. 홈트레이닝 전문 브랜드에서는 스쿼트 머신에 브랜드 시그니처 컬러를 적용해 디자인에 더욱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또한 이제는 보다 편의성을 제공하는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통신사의 AI TV는 지난 1월부터 단계별 홈트레이닝 맞춤 영상을 제공하는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으며, 수준별로 구성된 △가슴 △다리 △복근 △어깨+등 △전신 △하체 운동 영상을 제공하고 운동 완료 시 소모되는 열량을 계산해 신체 관리를 해주는 홈트레이닝 애플리케이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홈트레이닝은 전문가가 없이 진행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11일 한국 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3년(2016년~2018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홈트레이닝 관련 위해 사례는 총 207건에 달하며, 매년 60건 이상씩 지속적으로 접수될 정도로 사고가 빈번히 일어났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홈트레이닝 기구의 경우, 빠르게 작동하거나 무겁기 때문에 알맞은 사용법과 보관법을 숙지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앞으로의 홈트레이닝 문화가 안전한 방향으로 형성되기 위해 이세용 교수는 “인터넷에 운동 관련 정보가 너무 많다보니 선별적으로 검증된 자료를 통해 운동했으면 한다”며 “운동을 시작할 때는 비용이 들더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PT=Personal Trainier의 약자.
*홈트족=홈트레이닝을 하는 사람.
*포미(FORME)=건강(For Health), 싱글족(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알파벳 앞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로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은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히 투자하는 소비행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