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다겸 (dgflying05@skkuw.com)

“온라인 수업에 따른 등록금 부분 환불 이뤄져야”
학교 본부, “정부 지원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해”


지난 2월 교육부는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학 재량으로 4주 이내 개강 연기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우리 학교는 개강을 1주일 연기하고 이번 학기 수업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학우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 학교 시설 이용 제한 등을 이유로 등록금 부분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제52대 총학생회 이루리(인사캠 회장 박동욱, 자과캠 회장 전우중)는 강의 질 저하로 인한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부실한 온라인 수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학우들은 △강의 재사용 △촬영 장비의 기술적 문제 △칠판 판서와 자료 화면 시청의 어려움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한편, 지난달 3일부터 교내 모든 건물 학우 출입이 금지돼 학교 시설 이용 제한에 따른 등록금 부분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유민(아동 19) 학우는 “등록금은 시설 이용료 등 여러 가지 비용이 포함돼 있는데 사실상 수업 빼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니, 수업료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감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루리는 학우들의 의견을 학교 측에 전달하기 위해 회의체를 결성했다. 이후 내부 회의를 거쳐 학교 측에 ‘코로나19 관련 지출 예산 증가 내역(이하 증가 내역)’ 제공을 요구해 관련 자료가 공개됐다. 이에 증가 내역이 등록금으로 지불된 것에 대한 학우들의 반발이 있었다. 강한들(미디어 14) 학우는 “추가 지출 내역의 가장 큰 부분이 온라인 수업 관련 인프라 확충인데 그 부분은 앞으로도 사용할 설비에 투자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이번 학기 등록금이 아니라 학교 기금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학교 예산기획팀(팀장 최정훈) 유동석 과장은 “공개된 추가 지출은 등록금 수입으로만 진행된 것은 아니고 등록금이 아닌 다른 수입도 사용됐다”며 “등록금 수입은 장학금과 수업료 등의 기본적인 비용만으로도 전부 쓰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육비 자체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도 제기됐다. 익명의 학우는 “학교가 노력한다고 해도 온라인 수업으로는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해 기존 교육비만큼의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박동욱(한문 17) 인사캠 총학생회장은 “추후 등록금심의위원회를 비롯한 기타 협의체에서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학교 측에 강력하게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학우들은 구체적이지 않은 자료에 불만을 표했다. 손재민(유동 19) 학우는 “학교에서 알려준 사항들이 상세하지 않은 것 같다”며 “등록금으로 사용된 비용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갈등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학생지원팀(팀장 김범준) 정호중 과장은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더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법률상으로 현 상황은 등록금 환불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교육부령 제1호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3조(등록금의 면제·감액)에는 ‘학교의 수업을 전 학기 또는 전월의 전 기간에 걸쳐 휴업한 경우에는 방학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당 학기 또는 해당 월의 등록금을 면제한다’고 명시돼 있다. 우리 학교는 한 달 전면 휴업을 하지 않고 온라인 수업으로 개강했기 때문에 등록금 환불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지난 7일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신입 회장단과의 만남에서 등록금 부분 환불 문제를 대학 협의체들과 논의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대교협은 등록금 환불은 어렵지만 정부 지원이 있다면 장학금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은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고등교육법상 등록금 결정 권한은 각 대학 총장에게 있어 교육부에서 대학에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 학교는 정부의 지원 없이는 현실적으로 등록금 부분 환불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 과장은 “한 학기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다고 하더라도 교수와 직원 월급, 학교 시설 유지 등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이 있기에 국가 지원 없이 등록금 부분 환불은 어렵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연장되며 등록금 부분 환불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정부와 대학 당국이 어떤 식으로 대책을 마련해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