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웅식 기자 (w00ngsik@skkuw.com)

인터뷰 - 매거진 <쓸(SSSSL)> 배민지 편집장

고객과 환경 모두 잡기 위해 변화하는 기업
혼자 갈 수 없는 친환경 사회, 모두의 노력 필요

 

우리는 매일 얼마나 많은 양의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이런 고민에서 출발해 쓰레기를 줄이려는 작은 물결이 사회에 퍼져나가고 있다. 환경을 위해 생활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인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가 바로 그것이다. 단순히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것을 넘어 제로 웨이스트에 대해 다방면으로 알리려고 노력하는 매거진 <쓸(SSSSL)>의 배민지 편집장을 만났다.

매거진 <쓸>에 대해 소개해 달라.
매거진 <쓸>은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소개하는 잡지다. ‘쓸 수 있는 자원에 대해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가장 앞 글자를 따와 <쓸>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동시에 영어로 <쓸>은 ‘SSSSL’이라고 표기하는데 이는 △Small △Slow △Sustainable △Social Life의 이니셜로, 작지만 천천히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 생활해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런 주제의식을 전달하기 위해 생활쓰레기를 의식적으로 줄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나 장소를 잡지에 싣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중금속 폐기물에 대해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중금속 폐기물이 몸에 얼마나 유해한지 모르고 돈을 벌기 위해 각종 폐기물을 분류하고 있었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버린 핸드폰이 처리되는 과정을 보면서 죄책감과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직접 실천한 비 존슨이 쓴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라는 책을 보게 됐고 이 책을 계기로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마음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것을 넘어 잡지를 만들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잡지를 만들어본 적은 없었지만 제로 웨이스트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잡지를 만들게 됐다.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하면서 쓰레기를 덜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혼자서 계속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잡지를 만들어 다른 사람도 제로 웨이스트에 참여하게 하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또한 잡지가 감각적이라는 점을 활용해 제로 웨이스트가 쉽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려 했다.

 
제로 웨이스트 잡지이기 때문에 가지는 차별점이 있다면.
잡지를 만들면서 최대한 환경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지가 중요한 잡지의 특성상 효과적인 색 표현과 예쁜 디자인을 위해 코팅지를 많이 사용하지만 매거진 <쓸>은 환경을 위해 재생지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재생지를 사용하는 비율이 매우 적어 재생지가 비싸지만 그럼에도 재생지를 쓰려고 노력한다. 또한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성분이 없고 생분해성이 높은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100퍼센트 콩기름 잉크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조금이라도 환경 파괴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포장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비닐 포장을 하지 않고 종이테이프로 단단히 고정한 종이봉투에 잡지를 포장하고 있다. ‘뽁뽁이’와 같이 제품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안전 포장도 최대한 지양하려고 한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가 담은 이야기 모두가 다 특별했다. 그렇지만 3호에서 다룬 이야기 중 하나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3호에서 여성환경연대와 함께 ‘제로 웨이스트 카페 지도’를 만들었다. 플라스틱이 가격도 싸고 쓰기도 편해서 사업 공간에서 이를 줄이기가 매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줄이려고 노력하는 곳이 꽤 많았다. 당시에는 매장 안 일회용 컵 규제가 시행되기 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작은 매장들이 스스로 쓰레기를 줄이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그런 카페들을 모아 지도로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처음에는 잘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너무나 편하게 비닐봉지나 플라스틱을 써왔기 때문에 그것을 포기하고 무거운 그릇이나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쉽지 않다고 해서 처음부터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회용품이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할 수 있는 범위까지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 매거진 '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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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거진 '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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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지 편집장ⓒ 매거진 '쓸' 제공
배민지 편집장
ⓒ 매거진 '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