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지원 기자 (ljw01@skkuw.com)

국제 혼인외의 자를 위한 법률안 고안

완성도 있는 법률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지난해 11월 법무부 주관 아래 개최된 ‘제7회 법령경연 학술대회’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를 통한 결과 공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 대회는 공정한 법질서 구현과 약자 보호를 위한 법안의 제·개정을 목표로 열렸다. 시상은 법학전문대학원생·일반대학원생과 대학생으로 나눠 진행됐다. 그중 성균관대 대학생 팀(박훈민(경제 19), 이찬주(경제 17), 최지훈(철학 17), 홍혜준(국문 16), 이하 성대 팀)이「국제 혼인외의 자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주제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에 본지에서는 성대 팀을 만나 그간의 대회 준비 과정과 그들이 제안한 법률안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성대 팀이 고안한「국제 혼인외의 자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국제 혼인외의 자에게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동시에 그들의 권리를 증진하고자 만든 법안이다. 이 법률안의 시발점은 홍 학우가 다녀온 편부모 가정을 위한 모금 봉사다. 그는 “이 봉사를 통해 국제 혼인외의 자에 대해 알게 됐고 이는 개인적인 문제를 뛰어넘어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찾다가 뜻을 같이하는 팀원들을 모아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전했다.

법률안은 크게 국적 취득의 문제점 해결과 국제 혼인외의 자의 권리 증진으로 나뉜다. 국적 취득을 위해서는 혼인외의 자에 대해 생부 또는 생모가 자신의 자녀라고 인정하는 절차인 인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인 생부 또는 생모가 이 과정에서 비협조적이거나 그들의 소재가 불분명해 인지 절차를 밟기 어려운 경우가 존재한다. 이에 성대 팀은 혼인외의자특별귀화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 설치를 제안해 국제 혼인외의 자가 인지 과정 외의 국적취득이 가능한 방안을 마련했다. 국제 혼인외의 자가 △사진 △생활비의 송금 내역 △주변인의 진술 등 직간접적으로 친자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위원회에 전달하면 자료들의 사실성을 판단해 국적 취득을 가능하게 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적 취득 과정 속 생부 또는 생모의 협조에 대한 의무를 제정해 더욱 국적 취득이 용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위 과정은 언어와 재정 등의 한계로 국제 혼인외의 자 혼자만의 힘으로 해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성대 팀은 사법 조력에 그치지 않고 각종 상담 및 치료, 사회통합 프로그램 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국제혼인외의자지원센터 설치를 통해 그들의 권리를 증진하고자 했다.

하나의 법률안이 쉽게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이에 성대 팀은 대회 공고 두 달 전부터 대회를 준비하며 꼼꼼하게 완성도를 높여갔다. 이 학우는 “법률안 특성상 가족법뿐만 아니라 국적법, 행정법 등 다양한 부분을 다뤄야 했다”며 “이 과정 속 오류를 줄이기 위해 참고서적과 정부 부처에서 진행한 입법 연구 등 다양한 학술 자료를 참고했다”고 전했다. 완성도 있는 법률안을 위해 박 학우는 “△국제 혼인외의 자의 연령 △부모의 생사여부 △협조 의무를 다할 한국인의 성별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법률안을 고안했다”며 “이를 통해 법률안에 빈틈이 존재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서면으로 진행된 심사에서도 그들의 노력과 재치가 돋보였다. 대면 발표의 부재로 인한 이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사례집을 포함해 흥미를 돋우고 법률안의 효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제출 마감 한 시간 전까지 신중을 가한 끝에 제출한 법률안은 최우수상이라는 결과로 성대 팀에게 돌아왔다. 성대 팀은 “팀원이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내 줬고, 합심이 잘 됐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하며 팀원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덧붙여 성대 팀의 대표인 홍 학우는 “법령경연을 통해 약자를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에 보람을 느끼며, 이 감정을 동기 삼아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히며 앞으로 그들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최우수상 상장을 들고 서 있는 성대 팀 (왼쪽부터 홍혜준(국문 16), 이찬주(경제 17), 박훈민(경제 19)).
최우수상 상장을 들고 서 있는 성대 팀 (왼쪽부터 홍혜준(국문 16), 이찬주(경제 17), 박훈민(경제 19)).
사진 I 이지원 기자 ljw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