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수민 기자 (mini9935@skkuw.com)

안건 상정의 어려움으로 형식적인 논의만 이뤄져

대의원들의 참여도 저조한 상황

이번 학기 인사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와 자과캠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가 개최됐다. 자과캠의 경우 총학생회칙에 따라 확운이 전학대회를 대체했다(본지 1677호 “자과캠 확운, 모든 안건 수월하게 통과” 기사 참조). 한 학기에 한 번 개최되는 전학대회는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의결기구 중 가장 상위 기구다. 하지만 총학생회칙에 따른 각종 제한들과 대의원들의 저조한 참여로 인해 전학대회는 형식적인 행사로 전락한 모양새다. 실제 이번 학기 인사캠 전학대회에서는 90명의 대의원 중 목소리를 낸 대의원은 총학생회장을 제외했을 때 단 두 명에 불과했다. 자과캠 확운도 상황은 비슷하다. 모든 안건들이 만장일치로 의결되면서 속전속결로 막을 내린 것이다. 이에 본지는 자유로운 논의의 장이 되기 어려운 전학대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봤다.

전학대회는 어떤 의결기구인가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전학대회는 *전체학생총회의 위임기구이며, 양 캠퍼스 총학생회의 심의, 의결 및 감사기구이다. 각 캠퍼스의 총학생회장 혹은 부총학생회장이 의장을 맡으며 △단과대 및 독립학부 학생회장단 △과 학생회장단 △동아리연합회 대표단 등이 대의원의 자격으로 참석한다. 전학대회에서는 크게 △보고안건 △인준안건 △논의안건 △기타 건의안건이 논의된다. 보고안건은 총학생회칙과 총학생회 사업의 보고로 구성되며 인준안건은 예산안 및 결산안 심의, 학생회비 배분 등과 같이 인준을 필수로 받아야 하는 안건들을 포함한다. 논의안건의 경우 인준이 필요하나 추가적인 심의가 필요한 안건들로 상정되며, 기타 건의안건은 인준이 필요하지 않은 안건으로 주로 현장에서 발의된다. 

매년 같은 안건들만 되풀이되는 전학대회
이번 학기 개최된 인사캠 전학대회, 자과캠 확운에서는 보고안건 및 총학생회칙 제4장 제25조 ‘전학대회 업무 및 권한’에 따라 매년 필수적으로 논의돼야 하는 안건인 예산안 및 결산안 심의 등이 이뤄졌다. 이밖에 인사캠 전학대회에서는 인준안건과 논의안건이 추가로 상정됐다. 인준안건으로는 ‘글로벌융합학부(이하 글융)의 인사캠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 자격 유권해석’에 대한 안건이, 논의안건으로는 인사캠 총학생회칙 일부 개정에 관한 안건이 논의됐다. 자과캠 확운에서는 추가로 상정된 안건이 없었다. 기타 건의안건의 경우 자과캠에서만 ‘출입문 폐쇄 조치에 따른 불편함’ 안건이 발의됐다. 즉 기타 건의안건 한 가지를 제외하면 학생대표단 구성 논의 및 회계문제 심의에 대한 논의만이 이뤄진 것이다. 


이에 강보라(컬처테크 18) 인사캠 총학생회장은 “전학대회는 총학생회칙에 명시된 업무 및 권한에 따라 다룰 수 있는 논의가 제한적”이라며 “총학생회칙에 맞게 발의안을 준비하는 절차도 까다로워 안건 상정에 대한 참여가 저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학대회 안건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중운에서 안건 심의를 받은 뒤, 확운에서 전학대회 안건 상정 의결을 거치거나 대의원 1/5이상의 연명 승인이 필요하다. 심재용(신소재 16) 자과캠 총학생회장은 “중운에서 의결이 나지 않은 사안들을 확운 안건으로 상정한다”며 “이번 학기 확운은 대부분의 안건들이 중운에서 충분히 의견이 공유돼 추가적인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참여가 저조한 대의원 온라인 진행이 원인?
인사캠 소속 학과 A 회장은 이번 전학대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생활에 대한 참여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며 “단과대 회의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학과를 대표한다는 의식이 낮아진 것 같다”고 이유를 전했다. 대의원들의 낮은 참여율이 까다로운 회칙에 더해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형식적인 안건들이 추가적인 질의 없이 의결되고 있는 실정이며 의결 진행 자체가 어려울 때도 있다. 강 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 중간에 회의실을 이탈하는 대의원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 의결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이를 고려해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도록 진행하게 된다”고 온라인 진행의 한계점을 말했다. 철학과 학생회 Phil_m 박지훈(철학 19) 학생회장도 “온라인 환경이 저조한 참여의 원인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더욱 중요해진 전학대회지만 향후 개선점은
코로나19로 인해 학우와 학교의 소통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소통창구로서 학생대표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인사캠 소속 학과 B 회장은 “대의원들이 자신의 책무에 좀 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의결기구에서 대의원들이 학우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이를 논의할 때 학생대표로서의 의무를 더욱더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회장은 “확운에서 다양한 안건들이 논의되지 못한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낀다”며 “형식적인 부분은 간소화하고, 대의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사캠 전학대회.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사캠 전학대회.

♦전체학생총회=양 캠퍼스 총학생회의 최고 의결기구로 전학대회에서 발의가 있을 시에 소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