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수진 기자 (waterjean@skkuw.com)

인터뷰 - 조선대 군사학과 장상국 교수

영화 <아이언맨> 속 주인공은 특별한 슈트를 입고 싸움에 임한다. 이 슈트를 입으면 하늘을 날고, 손바닥만으로 공격하고, 컴퓨터와 연결된 헬멧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 같던 영화 속 전투의 모습은 눈부신 기술 발전과 함께 한 발씩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과연 미래의 전쟁은 어떤 모습으로 이뤄질까. 조선대 군사학과 장상국 교수와 함께 미래 무기로 펼쳐지는 새로운 전투의 세계를 살펴봤다.  

 

미래 전쟁의 양상은 어떻게 변화할까. 
미래에는 ‘전쟁 수행’이라는 개념의 본질이 변화할 것이다. 인명 중시 사상이 확대되고 인구 구조가 변화하는 등 사회 변화에 따라 전쟁의 양상도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육해공의 3차원 영역에서 전투가 벌어졌다면 미래에는 우주 공간과 사이버 영역까지 포함된 5차원 영역으로 전장이 확장될 것이다. 더불어 인간과 사물이 서로 연결된 초연결 전장 환경이 조성돼 전쟁의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미래 전쟁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미래에는 인간의 생명을 중시하는 무기들로 대체되리라 생각한다. 직접 전장에 투입되는 무기는 무인화되거나 AI와 결합한 자율화 무기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무인전차나 군집 드론, 생체형 로봇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무기가 활용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역시 전투효율성과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첨단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개인 전투체계를 개발 중이다. 육군은 워리어플랫폼 사업을 통해 전투원 개인이 하나의 첨단무기체계로 기능할 수 있는 ‘일체형 개인 전투체계’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개인 전투체계가 현실화된다면 뇌와 기계 간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전투원과 사물들이 센서로 연결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게 된다. 착용형 장비를 통해 전장의 모든 위협 요소를 사전에 인지하고 방호할 수 있다. 영화 속 전투 슈트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 주목받는 무기체계는 무엇인가. 
AI 무기가 주목받는 무기체계가 될 것이다. AI에 기반을 둔 전투기의 자율 항법이나 AI 참모 등을 통해 전력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수 있다. 이러한 AI는 무기체계에 자율성을 부여한다. AI의 알고리즘을 통해 무인 무기체계의 자율성을 향상해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무기체계 운용의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다. 사람 없이 운용되는 무인 무기체계는 병역자원이 감소하고 인명이 더욱 중시됨에 따라 개발이 가속화된다. 특히 인간이 위험할 수 있는 3D(Dangerous, Dirty, Difficult) 전투 현장에서 무인 무기체계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 실제로 이라크전에서는 약 8,000대의 지상 무인 무기가 미확인 물체의 식별, 급조 폭발물 제거에 운용됐다. 

무인로봇의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아직까지는 완전한 자율체계가 아닌 자동화 체계로 운용되는 로봇만이 존재한다. 자동화 체계는 사전에 프로그래밍돼 외부의 영향을 최소화한 채 활동하는 체계다. 하지만 미래에는 AI와 결합된 완전히 자율화된 무인 체계가 등장할 수 있다. 이 경우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되는 만큼, 로봇 윤리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인간이 무인로봇을 통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어떤 미래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있는가.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국방으로 나아가려는 우리 군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국방부는 ‘지능형 플랫폼 구축정보화전략계획(ISP)’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AI와 빅데이터 기술로 군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전투 지휘와 훈련, 인력 관리 면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을 지닌다. 더불어 지상군의 자원 소요 분석이나 장병 맞춤형 체력관리 등에도 AI를 적용할 예정이다. 

하루아침에 기존의 무기체계를 새롭게 바꿀 수는 없다. 새로운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획득하는 데는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우리나라는 전차, 함정 등 *플랫폼 전력 위주로 무기체계를 개발 및 운용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재래식 무기를 무인화·자율화하는 등 성능을 개량해 새로 도입되는 첨단무기체계와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상국 교수 제공

 

영화 <아이언맨2>에 등장하는 슈트.
ⓒ영화 <아이언맨2> 스틸컷

 

플랫폼 전력=탄약이나 유류 등의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