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나지윤 기자 (nanana@skkuw.com)

인터뷰- 후후앤컴퍼니 허태범 대표

보이스피싱이라는 창과 맞서는 방패 되고자
항상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경계해야

사람들은 더는 “고객님 당, 당황하셨어요?”와 같은 어눌한 보이스피싱에 당황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계를 높여가는 목표물을 비웃듯 범죄자들은 능수능란하게 자신들을 감췄고 이제 상대방의 말투나 태도만으로는 보이스피싱인지 알 수 없다. ‘후후’는 걸려온 번호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악성 전화번호를 차단해주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서비스다. ‘후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후후앤컴퍼니의 허태범 대표를 만나 보이스피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후후는 어떻게 시작됐는가.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섣불리 받기 꺼려지는 현실이다. 후후는 2013년 8월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발신자의 정보를 알려주고 광고성 전화를 차단해주기 위한 KT 계열사 내의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이후 보이스피싱이 점점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이에 대한 방지책 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수집된 사용자들의 피싱 관련 신고데이터를 이용해 걸려온 전화에 대한 신고 내역을 제공하는 등 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후후의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우선 걸려온 전화번호에 대한 정보를 받기 전에 알려주고 여러 수신 차단 옵션을 통해 악성 전화를 사전에 막는 것이 주된 서비스다. 최근에는 피싱 범죄가 고도화되고 치밀해지면서 악성 앱을 이용해 전화를 가로채는 수법도 생겼다. 관공서나 은행 번호로 걸린 전화를 중간에서 가로채 사기가 아닌 것처럼 속이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전화 가로채기를 탐지해 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실제로 하루 40건 이상의 가로채기가 탐지된다. 이외에도 ‘한국인터넷진흥원’, ‘알약’과 제휴해 문자 메시지에 포함된 URL의 위험도 알려줘 스미싱을 방지하는 기능, 악성 앱 설치 여부를 탐지해주는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피해를 막은 사례가 있다면.
한 이용자가 보이스피싱 신고 이력이 있는 번호로 1분 이상 통화 중이라는 사실을 탐지한 즉시 부산은행에 전달했다. 위험탐지 내용을 전달받은 은행에서 피해자에게 확인한 결과, 실제로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보이스피싱을 받았으며 신분증까지 전달한 상태였다. 다행히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등록하는 등 빠른 조치를 통해 추가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이스피싱 위험에 대한 정보를 금융사와 더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시스템을 연동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찰청과의 업무협약은 어떻게 이뤄졌는가.
경찰에 신고된 전화번호를 활용하면 보이스피싱 피해방지에 더 큰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침 재작년에 보이스피싱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던 대구지방경찰청으로부터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번호를 전달받아 범죄 예방에 있어 유의미한 성과를 이뤘다. 그리고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경찰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경찰본청 및 전국 지방경찰청의 통합데이터를 받아 앱 이용자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또한, 경찰서의 공용 전화번호를 안심번호로 등록해 경찰 사칭 보이스피싱과 구별할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게 됐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 근절에 기여하고 싶다.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어떻게 막아야 할까.
갈수록 다양한 방식으로 치밀하게 공격해오는 범죄자들에 맞서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방패를 만들 수밖에 없다. 기술을 활용한 고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면 더 효과적으로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 솔루션’도 개발돼 있다. ‘성문분석’ 기능을 통해 보이스피싱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학습시키고 보이스피싱범들의 목소리나 말투를 분석해 인공지능이 통화 중 실시간으로 보이스피싱 위험도를 진단해 알려주는 것이다. 아직 개인정보 이슈 때문에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기술들을 이용한다면 범죄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한마디 한다면.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본인도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은행이나 금융감독원 등에서 안내하는 각종 보이스피싱 사례들이나 예방책이 큰 도움이 되지만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후후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 발신자 정보를 꼭 확인하고, 문자 속 URL을 섣불리 누르지 않는 등 항상 보이스피싱을 경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 옆에서 후후도 안전한 통화와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

후후의 보이스피싱 탐지 솔루션 기능. 후후앤컴퍼니 제공
후후의 보이스피싱 탐지 솔루션 기능. ⓒ후후앤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