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준우 기자 (jun@skkuw.com)

비흡연자와 흡연자 모두 고려해야 해
구획표시나 위치 등에서 문제 발견

우리 학교에는 건물 옥상 혹은 외부에 총 38개의 흡연구역이 설치됐다. 비흡연자 학우와 흡연자 학우 모두에게 흡연구역은 뜨거운 감자였다. 이러한 관심 속에 흡연구역은 지속해서 개선돼왔지만, 아직 여러 불편 사항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는 각 캠퍼스의 흡연구역들을 직접 취재해 교내 흡연구역이 가지는 문제점을 점검했다.

흡연구역과 현재 위치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와 동법 시행규칙 제6조 2항 ‘금연구역의 지정기준 및 방법’에 근거해 교내 모든 건물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이에 흡연구역은 야외에 지정돼야 하며 간접흡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 동시에 동법 시행규칙 제6조 4항과 그 별칙에 따라 각 시설의 출입구로부터 10m 이상 떨어진 장소 혹은 건물 옥상에 설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 학교의 흡연구역은 총 38곳으로 지정돼 있다. 먼저, 인사캠의 경우에는 △경영관 2층 앞 정원 내 △국제관 1층 화단 옆 △중앙학술정보관 2층 계단 옆 등 19곳이, 자과캠의 경우에는 △실습동 벤치 △야외 농구장과 주차장 사이 벤치 △제1공학관 23동 뒤편 벤치 등을 포함한 19곳이 지정됐다. 

흡연구역 내 문제점
교내 흡연구역은 앞서 언급한 관련 수칙들을 준수하고 있으나 간접흡연 피해를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했다. 앞서 언급한 별칙에 따르면 간접흡연을 더욱 철저히 예방하기 위해 흡연구역에 구획 표시를 할 것을 권고한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인사캠의 경우 △경영관 지하 3층 외부 △수선관 3층 야외정원 일부 △수선관 5층 야외정원 일부 등에서 구획이 모호하게 설정돼있음을 확인했다. 실제 구획이 설정되지 않은 흡연구역에서는 각 시설의 출입구로부터 10m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자과캠의 경우 일부 흡연구역에는 ‘구름다방’이라는 푯말이 설치돼있었으나 구체적인 구획이 표시된 곳은 없었다. 이에 실제 흡연구역 인근에 있는 제1공학관 중앙이나 야외 농구장 등에서 흡연하는 학우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부 흡연구역은 통행로나 벤치 옆에 위치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김채원(자과계열 21) 학우는 “다른 벤치가 가득 차 흡연구역 근처의 벤치를 이용하려 했는데 담배 냄새로 인해 이용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자과캠의 제2공학관 27동 주차장 앞에 위치한 흡연구역은 통행로 옆에 위치했으나 가림막 설치 등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비해 인사캠의 경우 지난 3월에 경영관 계단을 사용하는 학우들이 호암관 맞은편 흡연구역으로부터 온 담배 연기로 인해 피해를 본다는 소식에 아크릴판으로 만든 간이 벽을 설치한 바 있다. 이외에도 흡연구역의 위치와 운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흡연구역의 위치가 부착된 지도에 구체적인 위치가 표시되지 않아 흡연구역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흡연구역을 바꾸려는 노력
흡연구역은 학우들의 관심 속에서 지속해서 개선돼왔다. 인사캠의 흡연구역은 2018년 설문조사와 학교 내 회의를 거쳐 새롭게 정해졌다. 이에 대해 학생지원팀 정호중 과장은 “당시 유동인구가 많고 금연구역인 경영관 1층에서 흡연하는 학우들이 많았다”며 “이에 대한 민원이 자주 들어와 흡연구역의 설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제52대 총학생회 이루리(인사캠 회장 박동욱, 자과캠 회장 전우중)의 공약의 일환으로 인사캠 내 흡연구역 재정비 및 구획 표시가 이뤄졌다. 한편, 자과캠 흡연구역에 흡연부스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은 흡연구역 위치 이동으로 대체됐다. 이에 대해 정 과장은 “흡연부스가 관리되지 않아 흉물이 되는 등 타교의 선례를 미뤄봤을 때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기에 설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후 흡연구역 개선에 대해 정 과장은 “흡연구역 재선정 자체는 어려운 문제는 아니나 그 과정에서 비흡연자와 흡연자 구성원 간의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획이 표시되지 않은 수선관 3층 야외정원 일부 흡연구역.
사진| 김준우 기자 jun@
구획이 표시된 경제관 옆 정자 내 흡연구역. 사진| 김준우 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