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하진 (noterror0404@skkuw.com)

 

체험기- 암호화폐 만들기

암호화폐는 누구나 구매할 수 있다. 나아가 암호화폐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비트코인은 오픈소스, 즉 공개적으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설정해 자유롭게 수정 및 배포가 가능한 코드로 이루어져 있다. 비트코인을 시초로 여러 암호화폐들이 등장해 이제는 개인도 화폐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관련 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한 기자가 암호화폐 만들기에 도전해봤다.


암호화폐를 만들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기자는 ‘컴퓨팅사고와 SW코딩’을 수강한 게 전부인 코딩 문외한이었기 때문이다. 자료 조사를 하면서 처음 마주하는 단어들에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듯했지만 정신을 붙잡고 먼저 코인과 토큰에 대해서 읽기 시작했다. 암호화폐는 크게 코인과 토큰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후자는 이미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빌려 쓴다는 차이점이 있다. 코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기에 기자는 비교적 만들기 쉬운 토큰을 선택했다. 

암호화폐에 관련 활동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계좌 만들기부터 시작해야 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토큰을 만들 계획이었으므로 크롬 확장 프로그램인 ‘메타마스크’를 통해 이더리움 계좌를 신설했다. 이후 테스트 네트워크에 연결해 파우셋(Faucet) 사이트에서 이더리움을 무료로 받았다. 말 그대로 ‘테스트’이기 때문에 무료로 지급해주는 것이고, 금전적인 사용은 불가하다. 이렇게 지급받은 이더리움은 이후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가스 비용, 즉 수수료를 내는 데 쓰인다. 그 후 프로그램 개발을 보조해주는 통합개발환경인 Remix IDE에 ERC20 프로토콜이 적용된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를 입력했다. ERC20 프로토콜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에서의 호환성을 부여하는 표준 규칙이다. 입력한 코드의 마지막 줄에서 토큰의 △상징 △이름 △발행량 △소수점만 바꿔준 채로 컨트랙트를 배포했다. 당시 기자가 마시고 있었던 음료가 바닐라 라테였기 때문에 이름은 Vanilla(VNL) 토큰으로 정했다. 지급받은 테스트용 이더리움으로 가스 비용을 지불하면 스마트 컨트랙트 배포가 완료된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컨트랙트 주소를 계좌에 등록해 연동하는 것까지 완료하면 계좌에 나만의 토큰, VNL이 얌전히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큰 생성은 생각했던 것보다 쉬웠다. 대부분의 자료가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돼 있기 때문이었다. 테스트 네트워크의 존재 또한 신선했다.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도록 일부러 실제 환경과 동일하게 실험용 네트워크를 마련해두고 필요한 암호화폐까지 지급해준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간단한 토큰을 만들었을 뿐이지만 테스트 네트워크와 여러 오픈소스를 통해 암호화폐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할 수 있었음을 깨달았다.

같은 학생의 위치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으로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학교 블록체인 학회 SKKRYPTO의 이동창(시스템 17) 회장은 “암호화폐를 비롯한 블록체인 생태계에 직접 참여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암호화폐를 투기의 관점 대신 기술·관념적인 접근을 통해 바라보면 이 분야가 왜 떠오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noterror0404@skkuw.com메타마스크 계좌 내의 VNL 토큰을 전송하는 모습.
메타마스크 계좌 내의 VNL 토큰을 전송하는 모습.
사진|김하진 기자 noterror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