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오유진 (5dbwls5@hanmail.net)

| 노벨 평화상 -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금희조 교수

언론과 정치, 둘의 관계를 알아보자
최근 대두된 우리나라 ‘언론중재법’과 이를 둘러싼 논쟁은 정치와 언론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는 창립취지문에서 “언론이 정치 변혁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때론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정치 권력화 되는 역기능을 낳기도 했다”고 말한다. 우리 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금희조 교수는 “언론은 정치를 감시할 책임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공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 교수는 ‘의제 설정 이론’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언론에서 부각한 이슈만을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한 언론의 의제는 정치권의 영향을 받는다”며 “감시와 공생이라는 기능 간 줄타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1 노벨 평화상과 언론과 정치
지난달 8일 발표된 노벨 평화상의 주인공은 필리핀의 언론인 마리아 레사, 러시아의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다. 레사는 2012년 탐사 저널리즘 매체를 설립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정권의 마약 관련 보도에 집중했고 SNS에서의 진실 보도를 위해 헌신했다. 무라토프는 1993년 독립 매체를 창립해 편집장으로 일하며 정치권력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신문의 독립성과 언론인의 권리를 지켰다. 두 언론인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두고 금 교수는 “언론 매체는 많아지는데 언론의 자유는 양적으로 비례하지 않는다”며 “여러 방면에서 언론 자유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지키기 위해 투쟁한 수상자들의 공로가 빛을 발한 듯하다”고 말했다.

언론인의 노벨 평화상 수상, 그 이후
언론인의 마지막 노벨 평화상 수상은 1935년이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이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금 교수는 “정치권력만 언론 자유를 훼손하는 건 아니다”며 “최근에는 필터 버블이나 에코 챔버 현상으로 인한 언론 자유의 위축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이 선별한 결과물에만 노출돼 이념적 거품에 갇히는 필터 버블 현상, 기존에 지닌 관점을 강화하는 정보만을 반복 습득해 확증 편향성을 띠는 에코 챔버 현상이 언론 자유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 교수는 “최근 들어 언론의 알고리즘에 관련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도 이러한 배경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알고리즘으로 인해 클릭 수에 민감해지는 언론계의 현상을 짚었다. 그는 “조회 수를 무시하기 힘든 환경에 처한 언론이 사실관계 확인에 비교적 소홀해지고 있다”며 “언론인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그러한 문제의식을 던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 교수는 “이미 많은 학자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연구를 해나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언론의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탐사 보도와 정치권 감시의 가치가 언론 플랫폼에 충분히 담기기 위한 연구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