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척이나 똑똑한 AI가 등장해 세간의 주목을 한껏 받고 있다.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인 챗지피티(ChatGPT)가 그것이다. 챗지피티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사용자에게 받은 입력을 기반으로 텍스트를 생성한다. 즉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사람과 같은 응답을 생성하도록 도와주는 대화형 인공지능이다. 단순히 정보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시나 에세이 그리고 그동안 프로그램 개발자가 했던 코딩까지도 해 준다.
이런 챗지피티의 등장은 우리에게 인공지능 발전의 경이로움과 지식 획득의 편리성을 선사해 주는 반면, 부정적 측면에 대한 우려와 걱정도 동시에 주고 있다.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실용적인 관점에선 인간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학교와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이것을 어떻게 가치 지향적으로 활용해야 할지는 아직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 많은 교수자나 학생들이 챗지피티의 활용 방식과 범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단편적인 지식 등을 쉽게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선 챗지피티가 유용하다. 그러나 본인만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관점으로 글을 쓰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글에는 객관적 사실 뿐 아니라 지극히 주관적인 체험과 감정, 사상 등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융합하여 나오는 세밀한 표현과 전개는 개인마다 다르게 표출된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지문이 있는 것처럼 글에도 그 사람만이 지닌 고유한 특성이 있다. 이런 개인적 특성을 인공지능이 완벽히 대신하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다소 우려스런 마음과 호기심으로 챗지피티에게 ‘글쓰기에서 챗지피티의 활용 가능성’과 ‘챗지피티의 활용과 글쓰기 능력 저하의 관련성’ 이 두 가지 질문을 던져 보았다. 똑똑하다는 챗지피티가 뭐라고 답변할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놀랍게도 몇 초만에 다음과 같은 답변을 해 왔다.
(질문) 글쓰기에서 챗지피티의 활용 가능성은?
(답변) 아이디어 제공, 문장 구조 개선, 어휘 다양성 높이기, 문맥에 맞는 단어 추천, 자동 요약 등. ChatGPT는 글쓰기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며,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글쓰기의 효율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질문) 챗지피티의 활용과 글쓰기 능력 저하의 관련성은?
(답변) ChatGPT를 사용하면서 인간의 글쓰기 능력이 저하된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ChatGPT는 인간의 창의성이나 상상력과 같은 특징을 갖지 않습니다. 따라서 ChatGPT를 사용해도 인간의 글쓰기 능력이 저하될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ChatGPT를 사용하면서 인간이 직접 글쓰기에 대한 노력을 감소시키는 것은 가능합니다. 따라서 ChatGPT를 사용할 때에는 인간이 여전히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ChatGPT를 보조적인 도구로 활용해야 합니다.
지난 학기에 학생들에게 받았던, 펜으로 꾹꾹 눌러 쓴 정연한 답안만은 못하지만 그런대로 똑똑하기는 하다. 챗지피티의 답변처럼 창의성을 유지하고 글쓰기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잃지 않는다면 아직까진 ‘좋은 글’, ‘창의적인 글’, ‘학술적인 글’의 주체가 우리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편리주의, 적당주의에 빠지며 사색과 노력이라는 인간 고유의 특성을 외면한다면 챗지피티와 같은 인공지능에게 ‘글쓰기’라는 창조적인 작업을 넘겨줘야 할지도 모른다. 빠르게 진화하는 인공지능에게 인간이 종속되지 않고 주체가 되는 기본적인 준비, 이것이 글쓰기에 필요한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