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A 32th 정기전시회

기자명 김지연 기자 (idealist13@skku.edu)

사진작가 구본창 씨는 숨겨져 있는 사물의 히스토리를 발견하는 것이 사진예술이라 말했다. 사진을 통해 표현된 예술, 우리는 그 속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인사캠 금잔디에서 열린 사진 동아리 SAPA의 32번째 정기전시회를 찾았다.

태풍 송다 때문에 야외 전시가 어렵진 않을까 걱정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10일 오후 하늘은 무척이나 맑았다. 금잔디 서편 바위와 이젤 위에 놓인 37개의 액자 유리 위로 맑은 하늘이 그대로 비치고 있었다. 야외 전시로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끈 이번 전시회는 이국적인 풍경 사진에서부터 어린아이의 환하게 웃는 모습까지 다양한 사진들이 전시됐다.

기자의 눈길을 가장 오랫동안 머물게 했던 사진은 SAPA 28기 이충희 씨의 ‘무제’란 제목의 사진이었다. 독특한 모양의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는데 같은 사진 두 장을 대칭시켜 이은 것이 이색적이었다. 마치 어린 시절 미술시간에 했던 데칼코마니를 보는 느낌이었다.

우연히 지나가다 사진을 보게 됐다는 이진희(법3) 군은 "사진에 문외한이지만 전시회를 보는 짧은 시간동안 즐거웠고 조용히 사색할 수 있었다"며 "사진을 보면서 작가의 가치관과 심미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뜻 깊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나간 기억을 불러오는 주문과 같다. 단순히 피사체를 담는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기억까지도 담고 있어 소중한 것이다. 사진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며 우리는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재해석한다. 때로는 그 당시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면이 보이기도 한다. 사진이 보여주는 '숨겨진 사물의 히스토리'는 이런 것이 아닐까.

인사캠 전시회를 놓친 학우라면 15일부터 이틀 간 자과캠 학생회관에서 다시 열리는 이 전시회를 찾아가 볼 것을 추천한다. 당신의 잊혀져가던 기억이 사진을 통해 되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