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병섭 녹색대학 총장대행

기자명 지재희 기자 (chihee@skku.edu)

녹색대학(이하:녹대)의 설립배경이나 목적은
무주에 있는 푸른꿈고등학교 설립을 지원하다가 2001년부터 녹대를 창립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녹대의 창립은 우선 대안고등학교 학생들을 수용할 대학이 필요했기에 장원 교수와 함께 시작한 것이다. 이를 비롯해 녹대는 기존 문명의 틀에서 벗어나 새 문명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새 삶의 양식을 찾고자한다. 무엇보다 생태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도 그 안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이론으로 연구하고 구현해 내고자 한다. 또한 대학 교육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기존의 모든 정형화한 제도와 교육 방식에서 탈피하여 대학 차원의 대안 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 그 전형을 보여주고자 한다.

학생들의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며 그 평가는 어떻게 하는지
기존대학에서는 단지 교수들이 가르치고 학생들은 배울 뿐이지만 녹대는 대화, 토론, 발제 등으로 자율적인 수업을 이룬다. 또한 학생들이 흥미 있어하는 과목을 직접 만들어 나가거나 기존 과목을 변화시키며 자체적으로 세미나를 하기도 한다. 녹대는 이러한 맞춤교육을 함으로서 개인의 능력과 개성에 따라 점수를 주고 이것은 변화, 성장의 질적 변화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녹대에서 주는 학점은 지향하는 과목을 모든 이가 이수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일 뿐이다.

생태주의적 교육이념을 어떻게 실천하는지
녹대는 의식주와 문화, 풍류, 풍수 등에 관한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학교에서 강의, 토론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실습할 수 있는 모델로 생태마을인 청미래 마을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안학교 현장에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등이 만연해 생태주의 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진 않다.

재정 악화로 올해 경매에 이르기까지 했는데
녹대의 경매는 지난 4월 은행으로부터 경매신청 통지서를 받으면서 불거져 나왔다. 녹색대학 운영위원회는 경매를 막기 위해 장원 교수에게 하나은행대출 2억원과 연체이자, 경매비용 약 2천만원을 상환케 함으로서 경매의 위기를 넘겼다.

3,4년이 지나 녹대에 자금의 여유가 생기면 장원 교수가 인수한 금액으로 재 매입하고 학생들의 수업은 현 함양캠퍼스에서 계속한다는 조건으로 6인 공동 명의로 돼 있는 녹대를 장원교수에게 넘기기로 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결국 욕심이 많아서 그렇게 된 것 같다. 녹대에서 하고싶은 일이 많았기에 2,000여명의 후원자들과 학교를 고치는 데에만 6억원이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만큼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기존 대학의 문제점은
기존의 대학은 사회에 편입하고 끼어 드는 것이 목표이다. 그런 사회는 엘리트주의, 권위주의, 지배를 양산하고 경쟁적인 인간을 만든다. 또 그 사회의 인간은 편리함, 넉넉함을 추구하고 소비지향적이며 돈의 노예가 되기 쉽다. 대학교육이 이런 큰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녹대 같은 대안대학이 생김으로서 기존대학이 자극을 받으면 대안학교 운동차원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다.

기존 대학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말은
우리는 민족과 나라가 풍전등화 같은 위기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야 하며 그런 사회를 위해서는 지성인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편리와 풍요만을 위해 살려하지 말고 타자를 위해, 인류를 위해 어떻게 희생하고, 섬길지를 생각해야 한다. 학생들은 이기적인 것만 지향하지 말고 그렇게 살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