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 - 서영필 사장 & 김소형, 박주향 학우

기자명 안상준 기자 (mindmovie@skku.edu)

우리들에겐 일반적으로 ‘유명 화장품은 고가품’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혀 있다. 하지만 ‘질 좋은 화장품도 충분히 저렴할 수 있다’는 지론으로 기존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 있다. 미샤를 만들어낸 에이블C&C 서영필 사장(화공84·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 그를 화학공학과 3학년 김소형, 박주향 학우와 함께 만나봤다.

■ 이유 없이 비싼 화장품 시장을 바꿔야 한다
김소형 학우(이하:김):재학시절부터 화장품 분야에 관심이 있었나
서영필 사장(이하:서):대학시절에는 따로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사회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80년대 대학생답게 사회운동에도 적극적이었고, 그 때문에 전공서적보다는 그 이외의 책을 접할 일이 더욱 많았다. 화장품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졸업 이후의 일이다. 모 회사의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여러 생활용품을 접하던 중, 화장품이라는 분야에 가장 큰 관심을 갖게 됐다.   
박주향 학우(이하:박):왜 화장품에 가장 큰 관심을 가졌나
서:연구원의 직책이었기에 당연히 화장품을 이루는 화학적 요소에 많은 관심을 가졌지만 그보다 더 관심이 갔던 것은 화장품의 가격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활을 위해 많은 제품들을 접하게 되는데, 화장품시장은 다른 산업의 제품과는 달리 효용가치에 상관없이 가격을 매길 수 있는 분야였다. 다시 말해, 화장품은 이유 없이 값이 너무 높더라는 말이다. 그래서 내가 직접 질이 좋으면서도 값이 싼 화장품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지금의 미샤를 만들었고, 화장품 시장의 변화를 가져오게 한 시작이다.

■ 고객과의 인터넷 소통을 통해 찾아낸 전략
김:이와 같은 사업전략은 어디서 착안한 것인가
서:흔히 기성세대는 10, 20대의 젊은 층이 고가의 제품을 선호하고 그 가격에서 나오는 멋을 부리는 세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와 같은 생각은 우리사회의 통념에 지나지 않는다. 1998년 인터넷에 직접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면서 젊은 층이 값비싼 명품보다는 실속 있는 저가 제품을 더욱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다른 회사들이 마케팅을 통해 화장품의 값을 올릴 때, 우리는 오히려 ‘솔직, 담백하게 깬다’는 마음으로 기존의 화장품 시장에 반기를 들었다.
박:당시 오프라인보다 먼저 온라인 판매를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서:당시에는 자본력이 약했기에 소비자와 접속할 수 있는 통로가 오프라인에 주어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자본력에 구애를 받지 않는 오프라인을 먼저 택했고, 판매는 물론 고객들과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당시 온라인 고객들이 지금도 미샤의 든든한 후원자들이다.
박:화장품 업계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나
서:화학성분을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이다 보니 화장품은 다른 분야에 비해 실험횟수가 상당히 많아야 한다. 그렇기에 고되고 오랜 실험을 견뎌내려면 체력이 좋아야 한다. 또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일하는 분야와 회사를 위해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면 화장품 시장에서도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 노력을 통해 자신의 천재성을 찾아라
김:뒤를 잇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당부나 조언이 있다면
서:우리 모두는 내부에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 누가 자신의 천재성을 빨리 찾아내느냐에 따라 집단에서 군계일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천재성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의 능력은 비슷비슷하다. 어느 정도 노력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른 것이다. 체력과 인내력 등을 바탕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균인이 되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