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스스로의 의식 제고 역시 필요해

기자명 이혜진 기자 (ophelia@skku.edu)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청년(15∼29세) 실업자는 38만 6천여 명으로 전체실업자의 47.5%의 수준이다. 이 중에서 여성의 실업현황을 살펴보면, 대졸이상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56.6%로 OECD 회원국(평균 78.4%)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최근 5년 간 대학교 졸업자의 성별 취업 현황을 살펴보면 여성의 취업률이 남성보다 10% 가량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학교 역시 지난 2003년 남녀별 취업률은 76.9% 대 67.1%로 여대생의 취업이 9.8%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고정관념 여전히 작용해
이처럼 여대생 구직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남성 구직자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들 수 있다. 우리 학교 인사캠 경력개발센터(센터장 : 김흥수) 한석정 직원은 “우리 학교 여학생의 실력이 남학생보다 결코 낮지 않지만, 기업 채용 리크루팅 등이 들어오는 것을 볼 때 전체 채용 인력에서 암묵적으로 남학생을 선호하는 것은 남성 구직자를 좀 더 높이 평가하는 사회적 인식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이하 : 잡링크)의 홍보실 이인희 팀장은 “기업에서의 여성 구직자 나이제약 이라든지 보조적인 업무로서 채용하고자 하는 인식 등 아직까지  남성을 좀 더 높이 평가하는 사회 인식이 팽배하다”고 말하며 “이와 같은 인식으로 갓 졸업한 여대생들이 자신의 눈높이와 실력에 맞는 직장을 찾지 못한다는 점은 여대생 취업률이 낮게 나타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청년실업’이라는 사회 전반적인 취업불경기에 여대생 구직자에게는 성차별이라는 또 하나의 벽이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여성들의 결혼ㆍ육아 문제는 현재 여성 직장인을 포함해서 여대생을 비롯한 잠재적 여성 취업자들의 큰 걸림돌이 된다. 여성부의 여성인력개발사업 김지연 직원은 “결혼과 육아ㆍ출산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는 문제는 기업들이 여성 구직자를 기피하는 잠재적 원인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각 기업 및 국가에서의 정책적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아직 이러한 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성 스스로의 인식 역시 변화해야
한편 여대생 및 여성 스스로의 인식과 준비부족 역시 여대생 취업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잡링크의 이 팀장은 “직장에서 여성들이 야근 등의 힘든 일은 기피한다든지 취직을 할 때부터 ‘3년 간 일해서 결혼자금 마련하고 그만둔다’는 구직자도 종종 만나는데 이러한 여성들의 의식도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 취업이 어려운 이유”라며 “일에 대한 열정에 있어 여성들 스스로 자신들의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부에서 발표한 <고학력 여성청년층의 취업현황 및 청년실업대책>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직활동에 소극적이며 진로나 취업준비시기에 대해 남성이 여성에 비해 조기에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부의 김 직원은 “여대생들을 보면 진로준비ㆍ취업준비가 남학생보다 늦어지며 진로에 있어서도 일반 사무직을 선호하는 등 직종이 편중돼 있다”며 “대학생, 특히 여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저학년 때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동아리, 아르바이트, 각종 공모전, 인턴십 등 진로탐색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대생 취업문제, 근본적인 해결 중요
이처럼 여대생 취업이 남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사회 내ㆍ외부적인 인식과 육아 등의 현실적 어려움, 그리고 여성들의 인식 때문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잡링크 이 팀장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의 권리향상 및 사회진출이 활발히 이뤄진 시기는 80년대 이후로 30년이 채 안되며 이에 비해 사회활동은 남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은 사회 저변에 깊숙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사회 고정관념이란 것은 서서히 변하게 마련이지만 그 과정에서 여대생을 비롯한 미래의 여성 구직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이들 스스로의 직업에 대한 준비와 열정, 현장에서의 적극성으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할 때 고정관념으로 인한 차별 역시 차츰 자취를 감출 것이다. 또한 여성부 등 정부의 여성 직장인들을 위한 출산ㆍ육아 복지시설의 확충도 여성취업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여대생들의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준비와 진로탐색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여대생 취업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