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현황 및 논쟁

기자명 박진희 기자 (puregirl@skku.edu)

2004년 2월 한·미 공동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배양해 내는데 성공했다. 과학학술지 사이언스가 마련한 특별기자회견에서 연구진은 여성의 난자 및 체세포를 채취해 복제배아를 만들고 장기간 배양을 통해 체세포제공자와 동일한 유전자를 갖는 복제 배아 줄기세포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간의 난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식의 거부반응 없이 △당뇨△관절염△파킨슨병 등 난치병 치료에 신기원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배아줄기세포 복제기술을 통해 인간복제도 가능한 것일까.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의 수정을 통하지 않고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분할해 복제하는 인간복제와는 다르다. 인간복제는 자신과 닮은 개체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배아줄기세포복제는 각종 난치병의 치료를 그 목적으로 한다. 서울대 황우석 석좌 교수는 지난달 1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제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설명하면서 생식용 인간복제가 아닌 치료 목적의 배아복제는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줄기세포 추출 과정에서 상당수의 인간 배아가 희생되기 때문에 비윤리적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줄기세포란 과연 무엇일까.  

줄기세포란 신체 내의 모든 세포나 조직을 만들어 내는 기본 세포로서 그 중 가장 분화가 뛰어난 세포가 바로 배아줄기세포이다. 배아 줄기세포는 수정한지 14일이 안된 배아기의 세포이기 때문에 신체의 어떠한 유형의 세포로도 분화시킬 수 있다. 과학자들은 배아 줄기세포를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인슐린 생산 세포로 분화시키거나 척추부상으로 마비된 환자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 학교 서동상(유전공학) 교수는 “시험관 내에서 원하는 세포를 배양하는 줄기세포 추출 과정에서 수백개의 난자가 소모되며 이 난자를 통해 줄기세포를 얻는 확률 또한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미공동연구팀은 자발적 난자 공여자로부터 총 242개의 정상 난자를 얻었지만 장시간 배양한 결과 이중 한 개의 복제배아줄기세포만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만약 난자를 통해 줄기세포를 얻는 확률이 높아진다면 바로 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병의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일까. 서교수는 “지금의 줄기세포 연구수준은 매우 기초적인 단계로서 분화가 일부 밖에 되지 않는다는 기술상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당뇨병 치료를 위해 인슐린을 생산하는 줄기세포로 분화시켜야 할 경우, 의도와는 다르게 심장 박동에 관련된 세포로 증식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줄기세포연구는 배아복제와 관련한 많은 의문들의 해결점을 찾아낸 동시에 윤리적·기술적으로 많은 과제들을 남겨 놓았다. 그러나 1996년 복제양 돌리의 탄생을 시작으로 10년도 채 걸리지 않아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해냈다는 점 등을 미루어보아 그 발전속도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며 계속해서 인간의 각종 질병 해결을 위한 희망의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윤리적, 종교적 이유에서 반대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에, 앞으로 배아복제에 대한 논란은 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