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개의 약속으로 만육천 심산인의 믿음에 도전한다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11월. 성균관의 늦가을은 예년과 다름없이 총학생회 선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물론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학우들의 무관심이 심화되고 있는 요즘이지만, 각 선본 측의 선거 유세전과 홍보전은 지나가던 학우들의 발길을 잠시간 멈추게 한다. 예년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한 관심이라 할지라도 전체를 대표할 사람을 선발하는 자리이기에 학우들 또한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성대신문은 학우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고자 지난 22일 자과캠에서 열린 공청회와 24일 인사캠에서 개최된 공청회를 바탕으로 양 선본 ‘희망 Ver.607’(이하:희망), ‘파란 해밀’의 공약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교육부문에서는 내년부터 본격 적용될‘2005학년도 학사제도 개정안’과 관련한 공약이 전체 선거에 있어서 가장 쟁점적인 사안으로 떠올랐다. 양 선본은 공약 자료집과 선거유인물의 상당부분을 2005학사제도 개편과 관련한 공약에 할애하며 각각 개편안에 대해 보완점을 개선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희망 선본 측은 “학사제도 개편은 이미 2002년 여름에 시작돼 35대, 36대 총학에서 큰 틀을 확정지었으나 본격시행을 얼마 남기지 않은 지금까지 많은 학우들이 모르고 있어 당황스러웠다”며 “교육과정 개편안이 우리 학우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모두 검토해보고 당선된 이후에 널리 알려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밝혔다.

파란 해밀 선본 측은 “지금 재수강이 금지되고 학점포기시 D학점 이하만 가능하다는 등의 소문이 돌고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아직 총학이 교무팀과 협의중이며 재수강을 유지하고 학점포기시 철회사실이 기록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무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지난 23일 학사제도 개편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최종논의가 끝났고 큰 이변이 없는 이상 23일 결정된 안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23일 결정된 사안은 졸업학점 하향조정을 05학번부터 적용하고 재수강을 폐지하는 대신 학점포기제를 운영하며 재학중엔 포기한 과목에 대해 W를 표시하지만 졸업시엔 없앤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그리고 교무팀은 다음학기 준비를 위해서라도 내일 열리는 교무위원회에서 이 최종안을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 2002년부터 벌써 2년 넘게 진행한 사업에 대해 발등에 불이 떨어질 정도가 돼서야 의견수렴을 한다는 자세는 이전 총학이나 단대들도 반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도 당선 후 이미 확정돼 있을 개편방침에 당선 총학측이 얼마나 학우들의 의견을 더 반영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교육분야에서 희망 측은 수강학점과 비례해 등록금을 내는 학점별 등록금제의 단계적 도입과 OCU 강의를 20학점 내에서 추가비용을 없애자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파란 해밀 역시 그동안 형식적으로 진행되어온 교수평가제를 실질적으로 학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제도화하고 지난 해밀 총학이 진행했던 대단위 강좌의 해결을 계속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복지 분야의 양캠 공통 사항은 도서관과 식당 개선이다. 도서관의 경우 조도개선과 야간개방, 방음을 위한 깔판설치 등이다. 식당개선의 경우 식당운영위원회를 이용하거나 타대와의 비교를 통해 가격과 서비스, 맛 개선을 약속했다.

그리고 캠퍼스별 공약을 보자면 자과캠의 경우 학생회관 리모델링을 공통 공약으로 내세웠다. 양 선본 모두 많은 학생이 노후화된 학생회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만큼 등록금 협상을 통해 예산을 배정 받겠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파란해밀 선본의 경우 기숙사 확충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기숙사 확충은 세부적으로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전체 기숙사 확충이고 둘째는 여학생을 위한 기숙사 확충이다. 기숙사 전체확충의 경우 인관의 스포츠과학부 학우들을 수성관등 관련시설 증축해 옮기도록 하고 일반 학우들이 인관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여학생 기숙사 확충은 방중에 남녀 학우의 지관 층별 이용을 일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파란 해밀 선본 이종언(기계3) 자과캠 정후보는 “이외에도 자과캠에서는 수원, 경기 지역 학생과의 연대를 통한 체육·문화 교류, 성균인의 날과 따로 자연과학인의 밤, 각종 초청강연을 중점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희망 선본은 양캠 공통으로 학생회관의 24시간 개방을 요구하겠다고 언급했다. 자정부터 새벽 5시 정도까지 공로장학금 형식의 방범원을 2인 1조로 두어 자치 보안을 이루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희망 선본 변태준(신소재3) 자과캠 정후보는 “화재예방 및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철야개방을 금지했다지만 학생들이 안에 있어도 문을 잠가놓는 현 상태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학생의 자치활동을 위한 공간인 만큼 학교에서 제한을 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캠 공약은 셔틀버스 관련사업이 대표적이다. 양 선본 모두 셔틀버스 휴일 운행을 공약으로 정했다. 이에 대해 두 선본 모두 합의를 통해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셔틀버스 관계자는 인력부족과 배차간격에 따른 이용부족으로 부정적이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희망 선본 김수만(경제4) 인사캠 정후보는 “복지·문화와 관련된 정책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는 정수기에 컵을 설치하는 것 같은 일상적인 것부터 공약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내년 등록금 협상 문제는 이번 선거에서도 매우 큰 화두였다. 양 선본 모두 이번 선거에 문화, 복지사업에 관련해 많은 공약을 제시했기에 등록금 인상을 하지 않았을 경우, 그 재원을 어디서 충당할 것인지가 공약의 쟁점이었다.

이와 관련 파란 해밀 선본 조일훈(경영4) 인사캠 정후보는 “작년의 경우에도 문화사업은 등록금이 아니라 총학생회가 직접 영화사를 발로 뛰어다니면서 시사회를 따내오고 타 학교가 경쟁해 쌈싸페를 유치해내며 꾸려왔던 것”이라며 “그렇기에 내년 등록금을 동결시키고도 공약집에서 제시한 문화사업과 복지사업을 모두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파란 해밀 선본이 공약으로 제기한 소액기부운동 또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파란 해밀 선본은 공약집에서 ‘동문 13만이 1인당 1만원씩 한 달에 한 번 학교에 기부하면 등록금 향후 10년간 동결할 수 있다’며 등록금이 아닌 새로운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조 정후보는 “총학생회장이 직접 찾아가서 한 달에 만원씩만 학교에 기부해달라고 부탁하면 이를 거부하는 동문은 없을 것”이라며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올해는 이를 확대시켜 소액기부운동을 정착시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발전협력팀(팀장:오고탁)의 한 관계자는 “소액기부운동은 학교에서도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추진할 정도로 보람 있는 사업이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이기에 참여한 동문이 채 5%도 되지 않을 정도로 미약하다”고 말해 현재 등록금을 대체할 수 있는 재원으로서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희망 선본은 학교의 수익구조사업을 창출할 것을 주장했다. 희망 선본은 공약집에서 ‘학교기업설립법 제정으로 학교 차원의 수익사업이 구체적으로 가능하기에 타 학교의 잘된 사례를 참조, 장기적인 수익사업에 대해 학교 측과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희망 선본 손상훈(텍스타일3) 자과캠 부후보는 “타 대의 특수사례를 반드시 따라하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연대, 건대와 같은 외부수익구조가 잘돼 있는 학교를 참조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여러 군데로 예치돼 있는 등록금을 한 곳의 주 은행에 집중 예치해 은행이자수익을 창출하는 안전한 재테크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는 수익창출방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희망 선본은 대외 사업 분야에 있어 ‘남북 성균관 교류’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2005년 건학 607년에 맞춰 성균관 구성원 6백7명을 고려성균관에 방문하게끔 하겠다는 사업이다. 또한 고려 성균관 직접방문이 안될 시에는 비교적 쉬운 금강산 육로관광을 통해 남북성균관 한마당을 금강산에서 개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희망 선본 박정렬(사학4) 인사캠 정책국장은 “평화와 협력의 장을 여는 뜻깊은 일로 민족 성균관이 자주 통일의 시대를 여는데 앞장설 수 있을 것”이라며 “다소간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성균관 제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나간다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6백7명이나 되는 인원이 개성에 위치해 있는 고려성균관을 방문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일”이라며 “‘금강산 성균관 한마당’역시 남측의 학생들이 금강산까지 가는 일은 실현 가능하나 북측 성균관의 학생들이 금강산까지 온다는 것은 전자와 마찬가지로 불가능한 일”밝혀 사실상 이 공약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 또한 양 선본의 주요한 정책과제였다. 양 본 모두 무너진 기층단위 학생회를 되살리고 학생들의 여론수렴창구를 늘리는 것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았다.

희망 선본은 1/4 이상의 학우들이 모여 치르는 학생총회, 총학생회장단이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는 이동 학생회 서비스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희망 선본 변태준(신소재3) 자과캠 정후보는 “학생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우리가 먼저 찾아가 학생들에게 손을 내미는 학생회를 건설하겠다”며 “학우들 개개인과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능한 많은 학우들의 목소리와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목소리는 파란 해밀 선본 역시 다르지 않다. 파란 해밀 선본은 지금의 현실을 고쳐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파란 해밀 선본 이종언(기계3) 자과캠 정후보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적극 이용해 학우들의 수렴창구를 넓히고 홈페이지에 계속 학우들이 들어올 수 있게끔 동기부여를 할 것”이라며 “설문조사를 다양하게 실시하고 업무에 대한 정확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학우들의 학생회 참여를 불러일으키겠다”고 밝혔다.

박형진, 안상준 기자

rioter@skku.edu, mindmovie@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