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백선기(대외협력처장) 교수

기자명 이윤영 기자 (sangkmi000@skku.edu)

우리나라 학자들의 이론이 세계 학술계의 중심에 서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국제 공용어인 영어로 논문이나 저서를 집필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최근 우리 학교 백선기 교수가 기호학에 대한 두 권의 책 「News. Sings and Culture」와 「Television News, Images and Semiotics」을 영어로 출판했다. 이에 백 교수를 만나 세계화 시대에 직면한 국내 학계에 대한 바람과 영어로 책을 펴내는데 있어서의 어려움에 관해 들어봤다.

책소개를 간단히 한다면
두 권의 책 모두 기호학에 대한 책이다. 기호학은 쉽게 말해 의사 소통과 관련된 다양한 체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리가 거의 매일 접하는 신문이나 TV뉴스에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안들의 숨겨진 의미나 이데올로기가 감춰져있다. 예를 들어 한 친구가 나에게 “너 참 잘했다”라고 말했다고 하자. “너 참 잘했다”라는 말속에는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지만‘너 왜 그렇게 못하니’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언론의 보도도 겉으로 나타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 속에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언론 보도속에 숨어있는 이데올로기적 의미를 기호학적 방법으로 연구한 결과가 담긴 책이 「News, Signs and Culture」와 「Television News, Images and Semiotics」이다.

영어로 책을 낸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외국 뿐 아니라 한국에도 기호학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많다. 하지만 외국 학자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를 뿐 아니라 한국 학자들이 독특한 방법으로 연구한 한국의 기호학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영어로 발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기호학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인문사회학 문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우선은 한국에도 기호학적 의미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교수들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려주고 싶었다.

또한 외국의 연구를 단순히 모방하고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학자 나름대로의 독특한 방식으로 기호학을 적용하고 재해석하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어로 된 책을 내는 과정에서나 완성한 후 어려움이 있다면
국내 학자들이 영어로 논문과 책을 쓰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겪는 어려움은 한국사람들의 영어구사에 있어서 고질병이기도 한 콩글리쉬다. 이 때문에 글을 감수할 외국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외국인에게 부탁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그 비용을 감당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감수하는 외국인들이 기호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의도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 해 줄지도 걱정됐다. 뿐만 아니라 완성 후에도 외국인이 쓴 책이라면 잘 읽지만 내국인이 영어로 썼다고 하면 잘 읽지 않는 국내 독자들에 대한 걱정도 있고 전세계적 판로를 확보하는 일도 염려된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영어로 쓰는 논문과 책을 늘려갈 생각이다. 뉴스나 기호학 뿐 아니라 대중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대중문화와 관련된 연구를 바탕으로 영어로 된 책을 내고 싶다.

세계의 많은 기호학자들은 인문학의 관점에서 주로 ‘평갗하는 연구를 한다. 하지만 나는 사회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분석의 방법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혹자는 정통파가 아니라고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한국에 이런 독특한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앞으로는 영어논문이나 저서가 세계 학술계에 더욱 많이 소개되어 한국학자들의 뛰어난 기량과 독특한 한국의 이론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앞으로는 한국 학자들의 이론이 세계적으로 크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