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자과캠 기숙사 경비원 김영기(64) 씨

기자명 신대업 기자 (tlseodjq@skku.edu)

“여자기숙사에 들어오니 기분이 어때? 좋아?” 첫 만남부터 가벼운 농담으로 기자의 긴장을 누그려뜨려 준 편안한 할아버지, 자과캠 기숙사 경비원으로 있는 김영기 씨를 만났다. 64세라는 나이에 맞지 않는 정정함을 지닌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기숙사생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김 씨는 지난 1976년 12월, 자과캠 터가 잡히기 시작하던 때부터 우리 학교에서 일했으며, 2001년 2월 퇴직했다가 7개월 만에 복직해 현재까지 경비원 일을 하고 있다.

퇴직까지 했던 그가 다시 학교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예전부터 학생들과 친했어요. 학생들과 있으면 즐겁고 재미있어 학교로 돌아오게 됐죠”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쉬지 않고 경비실을 찾는 학생들을 보며 웃음을 잃지 않는 그는 정말로 학생들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64세라는 나이에 경비원 일을 하면 힘들지 않을까. 걱정어린 질문에 그는 “학생들이 잘해줘서 전혀 힘들지 않아요. 학생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일하다보면 힘든 줄을 모르겠어요”라며 “요즘에는 학생들이 먼저 농담을 건네기도 해서 기분이 좋아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학교에서 누구보다도 오랜 기간 일한 만큼 기숙사생들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알고 있었다. “예전에는 전화가 오면 방마다 일일이 연결해줘야 했어요”라며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남학생의 부탁을 받고, 전화를 건 여학생에게 그 학생은 도서관에서 공부중이라는 거짓말을 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기숙사 안으로 술을 몰래 가지고 들어가다 걸린 학생이나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와 문을 열어달라던 학생도 기억에 남죠”라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꺼내며 회상에 잠긴 그는 정말로 우리 학교에 깊은 애정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그는 요즘의 대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운 점이 있다고 한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이 부족한 것 같아요”라며 “너무 취업을 위해 공부에만 매달리는 것 같아요”라고 말을 이었다.

“너무 하나에만 치우치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날이 오게 될 거에요.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학생들이 되길 바랍니다”라며 마지막 당부의 말까지 잊지 않는 김영기 씨. 짧은 시간의 인터뷰였지만 학교와 학생을 생각하고 아끼는 그의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